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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삼디강좌

[김성민의 삼디 Life]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큐브출력을 위해서

[김성민의 삼디 Life - 세상에서 가장 완벽한 큐브]


오늘은 초보자들이 많이 고민하는 3D 프린터 출력물의 Quality 에 대한 부분을 생각해보겠다. 



처음 Anet A8 을 알루미늄 프로파일 몸체로 업그레이드 한 AM8 로 조립하였을 때만 해도 첫 출력물이 꽤 만족할만큼 나와서 놀라왔다. 

저렴한 중국산 프린터로 그정도 만든 것만으로도 스스로 대견하게 생각할 수 있었다. 

그러나, 자꾸만 더 좋은 출력물을 뽑아내는 사람들을 보면서 비교가 되고 

그 때문인지 처음 만족감있게 보았던 내 출력물이 상대적으로 오징어처럼 보여져 뭔가 조치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늘 그렇지만 비교라는 것은 현실의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고 자꾸만 이상을 찾아 몸부림치게 하는 동력원이 된다. 비교 인생은 자신 스스로의 진정한 가치를 외면하고 외부로만 눈을 돌리게 하는 소모전이 될 수가 있으나, 한편으론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개선하는 쪽으로 나아갈 수도 있겠다. 사람은 절대적 가치로 구분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기 때문에 비교하는 것 자체는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행위이지만, 3D 프린터 출력물은 객관적 기준을 가지고 있기에 충분히 개선의 대상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이런저런 고민들을 하면서 처음에는 카페게시판에 문의글을 올려봤지만 실제적이고 종합적인 판단이 필요한 문제에 사진 한두장만의 질문으로는 근본적으로 올바른 답변을 기대하기가 어려웠다.  그것은 답변자의 역량이 부족해서 그렇다기 보다는 커뮤니케이션 방식에서 벌어지는 한계라고 생각되었다. 

결국, 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스로 검색하며 찾아보고, 직접 실험을 통해서 내 3D 프린터의 문제의 근본원인을 찾아내는 수밖에는 없었다. 



애초에 3D 프린터의 동작원리나 방식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실험을 시작했기에 지금 생각하면 한참을 삽질만 했던 것 같다. 좀더 체계적으로 실험을 했었으면 저렇게 많은 큐브를 만들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지만 왕초보에 입장에서는 저런 삽질의 시간이 반드시 필요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생각하며 스스로 위로하고 있다. 


지금부터 3D 프린터 출력물의 퀄리티를 높이기 위한 나 자신의 몸부림을 기록해보고자 한다. 

미리 이야기를 하자면 나의 경험이 모두에게 적용되어 동일한 Quality 개선을 얻게 해주리라고는 장담할 수가 없다. 다만, 이러한 부분도 고려해서 조치를 취해보면 어떨까 하는 참조 정도로 보는게 좋을 듯 싶다. 왜냐하면 여기에 기록하는 내용은 나의 시각에서 본 3D 프린터의 출력 개선이고 오직 내 프린터 하나에서만의 경험일 뿐이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프린터 종류도 방식도 천차만별이고, 그 프린터들에 들어가는 부품과 출력 해상도 목적 등도 다 다를 것이기에 전혀 다른 방식의 해결안이 나올 수도 있겠다. 


출력 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크게 2가지로 나뉠 수 있다. 

하나는 소프트웨어적인 문제

둘째는 하드웨어적인 문제이다. 


사실 아직 나는 소프트웨어적으로 최적화하는 조건을 찾지 못한 것 같다. 

그러나 경향성에 대해서는 말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적어본다. 


1. 소프트웨어의 문제


1) 속도 

  

  프린터 속도는 출력품질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주된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이것은 프린터 몸체가 갖는 능력치가 한계를 결정한다고 할 수 있다.  Youtube 에 올라온 프린트 장면에는 FDM 방식에서 속도 400mm/s 로 움직이며 출력하는 모습도 간간히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출력의 프린터는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3개의 수직으로 움직이는 축에 의해 프린터 출력이 이뤄지는 델타방식은 x,y,z 모터로 움직여지는 프루사나 얼티메이커 방식보다는 좀더 빠른 출력이 가능하다고들 한다. 


나는  60mm/s 가 기본적인 출력 속도라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 이에 나는 AM8 로 업그레이드 했다는 자신감에 80mm/s 속도라는  아주 소심한 욕심이 냈다.  지금도 낯시간에 출력하는 기본 프린팅 속도는 80mm/s로 진행을 하고 있다. 일반적인 출력물에서는 이 속도도 그리 나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만약 자신의 하드웨어가 아크릴로 되어 있고 진동보강이 전혀 되지 않은 상태라면 높은 속도는 곧바로 몸체 진동으로 이어지고 이것은 곧 출력물의 품질과 직결되게 된다. 따라서 속도가 낮으면 낮을 수록 품질은 올라간다는 말은 거의 진리처럼 여겨진다고 할 수 있다. 



2) 가속도/Jerk


 처음에는 속도만 신경을 쓰지만 자꾸만 ringing 이라는 모서리 근처에 웨이브가 형성되는 문제가 나타나서 이를 해결하려고 찾다보니 가속도와 Jerk 를 손대게 되었다. 



예전에 불량 삽질기 라는 포스팅 글에서 올렸던 내용인데, 그 당시에는 지식이 부족하여 Slicer 버전에 따라서 ringing 현상이 다르다 라고 이야기를 했었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드는 생각은 그건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물론 Slicer 의 종류에 따라서 노즐이 이동하는 방식을 다르게 하기도 하지만 그 당시 고급 옵션들을 전혀 모르고 기본 속도와 온도 정도만 맞춰서 출력을 했었던 터라 내부에서 가속도나 Jerk 값이 달랐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왜냐하면 위에 보이는 rining 의 간격이 달라지는 것은 그 뒤로 있던 실험을 통해 가속도 값에 따라 얼마든지 바뀔 수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표면 ringing 현상을 해결하려고 하는 시점에서 한가지 잘못된 가정을 하였었다.  내가 큐브 출력중에 멈추어 단면을 보았을 때 모서리가 무척이나 튀어나와 있는 형태를 보았는데, 이것이 곧 Ringing 현상과 동일하다고 본 것이다. 그렇게 생각했던 나는 모서리 튀어나온것과 Ringing 을 동일한 기준으로 해결하려고 했었다. 



다른 글들을 찾다보니 가속도와 Jerk 값을 낮추라는 제안이 있었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해보았다. 

아래사진은 내가 처음 Jerk 값에 대해 변화를 주었을 때의 결과이다.




Jerk 값에 변화를 주었으니 아주 드라마틱한 결과를 얻게 되면 나는 앞으로 그 값으로 출력만 하면 되는 거였다. 

그러나 나의 기대처럼 결과가 나와주지 않았다. 

jerk 값을 낮게 준 결과물이 내 눈에는 훨씬 더 튀어보이고 ringing 도 별로 개선되어 보이지 않았던 것이다.  내가 5mm/s 와 15mm/s jerk 값을 바꿔서 체크해놓은게 아닌가 할 정도로 결과가 예상과는 정반대로 나왔다. 오히려 15mm/s 의 Jerk 값이 더 나아보이기도 하였다. 


그래서 다시 출력을 해보았다. 이번에는 확실히 차이를 보기 위해 Jerk 0 값도 넣었다. 물론 이렇게 저크를 0으로 하는 것은 출력시간을 거의 배 이상 걸리게 하는 실제로는 적용하고 싶지 않은 수치였다. 


결과가 나왔을 때 아까전에 내가 했던 실험이 잘못된게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눈으로 보면서 모서리 튀어나온 순으로 나열을 하고 바닥에 적어놓은 Jerk 값을 보았을 때 예상과는 전혀 반대였던 것이다. 


하긴 그 실험을 할 당시에도 Jerk 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고 있지 못했던 것 같다. 그냥 낮추면 좋아질 것이라는 인터넷 의견들이 있어서 해보았을 뿐이다.  직접 해보고 그렇게 나온 이유를 되짚어보니 당연한 결과였다. 


Jerk 는 설정해놓은 속도변화 이상에서만 가속도가 적용이 되고 그 아래에서는 가속도 없이 속도 변화를 하게 하는 설정치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이 부분이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렇기 때문에 Jerk 값이  0이라면 모서리에서 방향이 바뀔 때 가속도가 적용이 되어서 모서리에서의 순간 속도는 0이 된다. 물론 이 가속도 값에 맞춰 노즐의 Extruder 모터가 연동되어 움직이기는 하지만 멈춰져 있는 곳이 다른 곳보다 더 압출이 되는 순간이 발생하고 그것은 모서리가 튀어나오는 결과를 내게 된다. 

~라고 판단을 내렸다. 실제로 슬라이서가 이 부분을 어떻게 조절을 하고 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지금 나의 실력으로서는 확인키 어렵다고 본다. 하지만 Excel 을 이용해서 Gcode 의 G1 명령의 위치값을 일부 아래와 같이 그려보니 모서리에서 별도의 Extruder 값의 변화를 주진 않는 것으로 보였다. 아마도 설정된 Acc. 와  Jerk 값을 가지고 보드 단에서 펌웨어로 처리되는게 아닐까 추측만 해보았다.






정리해보자면 jerk 값이 작아지면 모서리 튀어나오는게 더 심해지는 것은 애초에 당연한 결과였던 것이다. 


가속도는 어떨까? 속도가 빨리 변할 때와 천천히 변할때 어떨때 Ringing 이 덜 나타날까? 가속도가 낮으면 개선이 될 거라는 말과는 달리 가속도가 낮으면 Ringing 의 간격은 더 길어지지만 보다 또렷이 보였다. 

반면에 가속도가 높으면 속도가 순간적으로 변화해서 그런지 ringing의 또렷함은 줄어들고 그 폭도 좁았다. 물론 간격은 좀더 좁아져서 많이 나타나기는 하였다. 


그리고 Ringing 은 속도에 따라서 영향을 받는 값이었다. 동일한 가속도 Jerk 값이더라고 하더라도 낮은 속도에서는 Rining 현상이 덜한 양상을 띄었다. 


3) Bed 온도 변화


Bed 온도에 대한 부분은 일전에 왕초보 불량 삽질기에 정리를 했었기에 간략히 결과만 공유하고자 한다. (http://bookledge.tistory.com/854)




그 당시 나는 유리베드로 바꾸고 안착을 위해 온도를 기존보다 높여 60도로 출력을 하였을 때였다. 상온에서 마스킹테이프에 딱풀칠 해서 진행할 때에는 전혀 보지 못했던 물결모양의 출력면이 형성되는 것이었다. 그 당시 원인을 모르다가 octoprint 를 설치하고 온도 변화곡선을 눈으로 보게 되면서 이것이 베드 온도에 기인한 문제가 아닐까 의심을 하고 Marlin 의 configuration.h 안에 PID 제어 설정이 있는 것을 알고 바꾸어주니 물결 형성이 없어짐을 확인하게 되었다. 

혹시 온도제어가 꺼졌다 켜졌다 하는 반복된 물결을 나타내고 있다면 하드웨어적 문제인 Z축 TM 스크류(전산볼트)의 비대칭에 의해 기인한 와블과 유사한 형태의 불량이 나타난다.  PID 제어는 펌웨어에서 간단히 조직할 수 있게 기능을 넣어놨기에 한번 시도해볼만 하다. 



앞서 속도를 낮추면 퀄리티가 올라간다는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속도를 낮춘다는 것은 빠른 출력시간을 포기해야 한다는 말과도 같다.  빨리 출력할 마음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다지 문제되지 않는 부분이겠지만, 조금이라도 급하게 결과를 보고 싶어하는 사람에게는 양보할 수 없는 지점이 속도가 될 것이다. 

출력시간도 크게 늦추지 않으면서 품질을 어느정도 좋게 하는 방법 한가지를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다. 



위는 내가 사용하는 Cura 3.1.0 의 설정 화면이다. 보통은 Print Speed 만 나와 있는데 설정값에 들어가서 체크를 해주면 원하는 항목을 보이게 띄울 수 있다. Cura 뿐만 아니라 Slic3r 를 비롯해 다른 슬라이서들도 모두들 고급 설정에 각 구조별 속도를 조절할 수 있게 되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Outer Wall Speed' 라고 되어 있는 외벽 출력속도이다. 예로 든 화면에서도 기본 Print 속도와 infill 속도 등은 모두 40mm/s 인데 외벽만 20 mm/s 로 되어 있다. 이 값은 얼마든지 더 낮게 바꿀 수가 있다. 다른 출력은 그대로 두고 외벽만 낮추더라도 겉으로 보는 출력품질이 어느정도 올라가는걸 경험할 수 있었다. 외벽만 속도를 낮춘것이기 때문에 출력 시간도 그렇게 많이 증가하지 않게 된다. 

물론, 내부의 형태가 외벽까지 영향을 줘서 기본 속도 전체를 낮췄을때와는 다를 수 있겠으나 나의 경험속에서는 크게 구분될 정도는 아니었다고 본다. 




2. 하드웨어의 문제


명필은 붓을 탓하지 않는다지만 3D 프린터 스스로가 장인정신을 가지고 단련된 존재가 아니기에 갖가지 요소가 모두 결과에 영향을 미친다. 


대충 떠오르는 것만 나열을 해보자면 다음과 같은 것들이 하드웨어적으로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다고 본다. 


- 조립의 불균형

- 몸체 재질의 한계

- 약한 벨트 장력

- 강한 벨트 장력

- 바닥 진동

- 베어링 유격

- 볼트 결합 유격

- 볼트 풀림

- Z 연마봉 휨

- Z 전산볼트 휨

- 모터-전산볼트 연결 커플링 센터링 불량

- 유도 전류에 의한 신호불안정

- 압출불량 (필라멘트, 풀리, 기어톱니, 모터, 모터드라이브, 장력스프링, 재료변화, 노즐막힘, 노즐손상, 베드간격)

- 안착 

- 노즐사이로 새는 필라


이 외에도 내가 알 수 없는 곳에서 영향을 미치는 수많은 요소가 있을 것으로 본다. 대략 출력 품질이 저하되었을 때 혹은 불량이라고 여겨졌을 때 가장 먼저 확인해봐야 할 것들이 위에 있는 것들이라고 정도로 말 할 수 있겠다. 


평소에는 잘 되다가 갑자기 뭔가 문제가 되고 틀어져 버리는 현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1) 볼트 풀림


3D 프린터는 모터의 회전을 이용해서 출력이 이루어지는 장치이다. 모든 회전하는 물체는 진동을 하게되는데 이런 진동은 크고 작은 문제들을 야기시킨다.  극단적으로는 아주 단단하게 고정된 물체라고 하더라도 엿가락처럼 휘어버리는 일도 벌어질 수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건축에서 타코마 다리의 붕괴가 그런 현상을 여실히 보여준다. 



아마 유튜브 등에서 영상으로 보면 더욱 실감나게 진동의 힘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발생하는 진동이 내 프린터의 공진 주파수와 같아지는 순간 이루 말할 수 없는 큰 진동으로 변해버릴 가능성도 있다. 극단적인 경우에 그럴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우에 프린터 전체가 휘거나 그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소소한 틀어짐등이 발생할 수 있다. 



위 사진에 나온 큐브는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현상이다. 다행히 금방 원인을 파악해서 조치를 취할 수 있었다. 문제는 노즐 쪽의 히트블럭과 익스트루더를 고정하는 나사와 볼트가 아주 느슨하게 풀어져 있었던 것이다. 조립할 때는 제대로 조여놨었다고 기억하는데 어느날 그렇게 헐렁하게 풀려 있던 것을 보게 된 것이다. 



여기서 한가지 주의할 점은 사진의 앞쪽에 있는 볼트가 아닌 나사목에 있는 너트를 너무 힘을 주어 돌리면 노즐목이 부러져 버린다는 사실이다. 

당연히 조립은 세게 조여줘야 하지 싶어 돌리다보면 초보자들이 가장 많이 망연자실함을 경험하는 지점이기도 하다. 주의해야 한다. 


하여튼, 선조들이 기계를 대할 때 명언을 하셨던 것처럼 "딱고 조이고 기름치자" 라는게 정말 옳은 말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 가끔식은 손으로 나사 등을 건드려보면서 풀리지 않았는지 점검해주는 습관을 들여도 좋을 듯 싶다. 



2) 필라 새어나옴




위 사진과 같이 필라가 노즐과 히터블럭 주변의 틈으로 새어나오는 경험을 해보았다.  조립의 어떠함에 따라 전혀 문제를 경험하지 않는 사람도 있으나 대부분은 조금씩 새어나오는 필라멘트에 적지 않게 당황한 경험이 있었을 것이다. 나는 처음에 뭔가 조금 나온 것을 보았을 때 굳어져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계속 그 면적이 넓어졌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은 고체로 굳은게 보이는게 아니라 녹아져 나온 플라멘트가 히터블럭의 열에 의해 다시 액체처럼 간신히 매달려 있었던 것이다. 

이것을 조치하지 않고 가만히 내버려 두면 장시간 출력을 해야하는 경우 프린팅 도중 새어나온 필라멘트가 녹아져 출력물에 떨어지는 일이 벌어진다. 그냥 떨어지는 걸로 끝나는게 아니라 떨어져서 굳고, 그 굳은 자리는 다른 곳보다 높이가 높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탈조가 발생한다거나 아무리 못해서 형편없는 출력 품질을 내보이게 된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분해를 해서 테프론테이프를 감고나서 다시 조립하는 것이다. 아래 사진은 내가 좀 과하다 싶을 정도로 감아 놓은 노즐의 모습이다. 



압출불량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노즐을 수차례 분해했다가 다시 조립하는 과정이 있었는데, 그때 얻은 Tip 하나 공유하자면 다음과 같다. 


일단 노즐에서 필라 샘을 경험하게 되면 절대 식은 상태에서는 노즐 분해가 안된다. 물론 힘으로 하면 될 수도 있겠으나 노즐목이 부러질 수도 있고 해서 추천하지 않는다. 단지 히터블럭의 온도를 프린팅 온도 정도로 올리고 분해하면 매우 간단히 풀러진다.  당연하다. 필라가 노즐 나사 틈으로 새었다는 것은 이미 그 틈 사이에 필라가 가득하다는 것이고 이게 식었을 때는 나사가 풀릴 간격이 거의 없는 상태가 된다. 온도를 올리면 반대로 빙판위를 달리는 스케이트와 같이 사이에 있는 필라가 윤활유같은 역할을 하면서 풀리는 걸 돕는다. 


조심하자. 장갑 안끼고 하다보면 히터블럭에 손가락 화상을 입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립을 할 때에도 테프론 테잎만 의존하지 말고 온도를 올리도록 하자. 

온도 안 올리고 열심히 테프론 감고 조립을 해서 안심했는데, 출력을 걸으니 필라멘트가 줄줄 새는 경험을 했었다.  

식었을 때 잘 조여진것 같아도 온도가 올라간 상태에서는 물체의 팽창 때문인지 유격이 달라지는가 보다. 히터블럭과 노즐목, 그리고 황동으로 만든 노즐의 열팽창률이 저마다 같지 않을테니깐 그럴 것이다. 자세히 계산은 해보지 않았지만 실제 노즐에서 필라멘트가 새는 것은 온도가 올라간 상태에서 벌어지는 일이니 조립시도 제대로 그 환경에서 조여지는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나의 경우는 온도를 올리니 보다 쉽게 조립이 되었고, 그렇게 조였을 때에는 그 이후로 필라멘트가 새는일은 없었다. 



3) 바닥 표면


출력 품질 중에 쉽게 잡을 수 있는 것이 바닥면이 아닐까 한다. 

먼저 다음 사진을 보자. 



바닥면의 필라멘트가 실처럼 형태가 다 보이는 상황이다. 이런 모양이 나오면 그것이 배드가 어떤 종류이냐에 상관없이 노즐과 배드 간격이 너무 멀기 때문이다. 

그저 배드 레벨링을 다시 하면 쉽게 잡힐 수 있다. 

아마 평소에 잘 나오다가 어느순간 저렇게 나오면서 배드에서 떨어져 나간다거나 하는 불량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배드-노즐 간격이 달라져 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왜 간격이 달라지는지는 아직 이유를 모르겠다. 만약 프린터가 있는 위치를 이동시켰을 때에는 그때 틀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보이지만, 그런게 아니라 방금전 출력까지는 잘 되었는데 이번 출력에서 저렇게 나올때가 간혹 있었다. 의심하기로는 베드에 달라붙은 출력물을 때려고 이리저리 힘을 주다가 뭔가가 틀어진게 아닐까 생각하기만 할 뿐이다.  이런 것을 방지해주기 위해 오토레벨링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빈도수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그 결정은 미뤄두기로 하였다. 

언젠가 또 마음이 바뀔지 모르지만 당분간은 수동으로 레벨링을 계속할 생각이다. 그 이유로는 수동 레벨링의 손맛을 익혔기 때문이다. 현재 쓰는 배드는 안착이 잘되기 때문에 A4 보다는 조금 두꺼운 명함으로 하고 있는데, 명함과 노즐이 긁히는 느낌의 어떠함을 손이 아주 미묘하게 감지를 하게 되었다. 이제는 눈감고도 노즐이 종이에 긁히는 떨림정도만 가지고도 매우 정확히 레벨링을 할 수 있을거라 자부한다. 

또한 오토레벨링을 장착한 분들의 고충을 들으니 조금 편할 수 있다는 기대에 무리해서 오토레벨링 센서를 부착할건 아니라는 판단이 들었다. 먼저는 센서를 부착하려면 별도의 파트를 출력해 부착해야 하고 센서도 달아야 한다. 노즐 뭉치의 크기가 커지게 되고 무게가 많진 않더라도 더 나가게 되는데 이는 출력품질에 마이너스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그리고 노즐을 장착하게 출력면적도 그만큼 줄어든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사실 이 부분은 레벨링 위치 설정을 조정한다던가 해서 소프트웨어적으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출력 공간이 줄어든다는 분들이 계셨기에 그런가보다 하고 생각한다) 끝으로는 센서의 감도가 그리 믿을 만한게 못되는 경우도 있어서이다.  어떤 분이 오토레벨링 센서를 달았다가 노즐이 베드 표면을 긁는 일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글도 올린걸 읽어보았다. (물론 초기 셋팅 문제일 거라 생각되지만 말이다) 그리고 마그네틱이나 인덕턴스 방식으로 작동하는 센서의 경우에는 유리베드등에는 사용이 안되고, 유명한 BL touch 라는 센서는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주저되기도 한다. 

이런 저런 이유로 현재는 수동레벨링으로 하고 있고, 만족하고 있다. 


베드-노즐 간격을 잘 맞췄을 때에 베드에 따라 바닥표면이 달라지게 된다. 



왼쪽 사진은 내가 처음 사용했던 알루미늄 히팅베드위에 다이소에서 산 1000원짜리 마스킹 테이프위에 딱풀칠을 하고 출력한 표면이다.  3D 프린터 출력물은 의례히 그렇게 나오는 걸로만 생각했던 시기이다. 그러다가 유리베드를 쓰고 나서 거울과 같은 표면이 나올 수 있는 걸 알게 되었다. 

오른쪽은 유리베드를 사용하고 딱풀과도 안녕을 고했던 시기이다. 

그러나 유리베드만으로는 안착이 늘상 잘 되는게 아니었다. 물론 온도를 더 높이면 좋아진다고 하지만 라면물 끓이는 것도 아닌데 60도~70도 이상에서 계속 베드를 가열하며 출력한다는게 왠지 꺼려지기만 했다. 딱풀은 상온에서도 가열없이 잘 되었는데... 하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오른쪽 사진을 자세히 보면 왼쪽 상단과 오른쪽 하단의 면이 다른 곳과 다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부분이 안착이 제대로 안되어 들뜬 부분이다. 이 들뜬 영역이 넓거나 출력 중 힘을 받아 점점 커지게 되면 5시간 출력하다가 마지막 30분 남겨놓고 떨어져 나가버리기도 한다. 



너무 아까와서 나머지 부분만 다시 출력해서 목공용 접착제로 붙여보았다.  ㅠㅠ


어느 순간 떨어져 버리는 출력물에 스트레스를 받아 이리저리 찾아보다가 만난것이 이른바 서른님베드 라고 하는 ST-Bed 이다. 



왼쪽 사진은 서른님 베드를 이용해서 첫 출력을 한 큐브인데 처음이다보니 배드-노즐 간격과 첫레이어 조건등의 설정이 맞질 않아 떼어낼때 아래가 뜯겨버리는 일이 벌어졌었다. 기존에 사용하셨던 많은 분들의 리뷰에서도 이야기 되듯 이 베드는 안착보다 탈착을 걱정해야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현재는 안착의 스트레스 없이 잘 사용하고 있다. 


유리나 서른님 베드 모두 오른쪽 사진과 같이 아주 매끄러운 면을 선사할 것이다. (내가 써본건 이게 다이기 때문에 더 나은게 있을진 모르겠다. 일단 돈 더 쓰기 싫고, 바닥면에 대해서는 이정도에서 만족하려고 한다.)



4) Z 방향 불균형 

 

실은 이 부분의 내용을 이야기하려고 지금 포스팅의 글을 쓰기 시작했다. 

그런데 제대로 전달하기가 어려움을 고백해야만 하겠다. 



이유는 일반적인 수준에서는 크게 문제시 되지 않는 부분이기 때문이다. (개선 전 위 사진)

순전 나의 욕심에서 나온 시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중국산 저가 프린터로 이 정도면 되지 뭐가 더 필요할까 싶은 마음도 솔직히 든다.  하지만 큰 비용이 들지 않는다면 조금은 더 개선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몇가지 업그레이드를 해보고자 했다. 

결과는 아주 미묘한 차이라는 것을 먼저 언급하도록 하겠다. 



유격을 조금이나마 줄여보기 위해 기존에 조립시 장착해놓은 Thingiverse에서 출력한 플라스틱 베어링 대신 Igus 정품 drylin 플라스틱 베어링으로 교체해보기도 했었다. 그러나 베어링 교체후 유의차가 없었다.  


노즐 압출 문제도 함께 겪고 있던 터라 압출만 해결되면 출력품질 개선이 될 것으로 기대한적도 있지만 그런 기대는 여지없이 깨져버렸다. 


필라멘트 직경 오차때문인가 싶어서 머리짜내어 계산까지 해보니 그 이유는 될 수가 없었다. (http://bookledge.tistory.com/862)


그렇게까지 하니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2가지 밖에는 없었다. 

그리고 그 두가지는 작게나마 개선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첫째는, Z 축 연마봉과 전산볼트를 다시 조립한 것이다. 

둘째는, TL-smoother 라고 하는 장치를 달아준 것이다. 




전산볼트를 연결할 때 Z축 스텝모터와 연결되어 있는 Coupling 조인트도 교체해주었다. 기존에 장착되어 있던 것은 축이 한쪽으로 치우쳐질 가능성이 있는 것이었는데 변경한 것은 센터링이 저절로 되는 구조였다. 이는 Koog 님께서 제안해주신걸 따랐는데, 그 외에도 동일한 의견을 주신 분이 계셔서 실행해 보게 되었다. 


그러나, 솔직히 커플러 바꾼 것이 개선에 영향을 준 것인지는 정확치 않다. 모터부터 해서 전체를 다 빼어내서 닦고 기름친후에 재 장착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 이후 개선이 이루어진 것은 분명하다. 


그리고 TL-smoother 라고 하는 정류 장치를 X와 Y축 모터에 연결했다. 


이걸 장착한 이후에도 아주 미묘하게나마 좋아진 '느낌같은 느낌'이 있었다. 

그러나 이 제품의 설명란에 나와 있는 내용처럼 표면이 획기적으로 좋아지거나 그러진 않았다.  TL-smoother 제품은 델타방식의 프린팅에서 salmon skin 이라고 하는 독특한 패턴이 나타나는걸 방지해주는 기능은 있지만 직교방식의 프린터에서는 효과가 없는 것 같다. 나는 rining 현상도 개선될까 기대했지만 그건 아니었다. 

다만 모터가 움직이면서 발생하는 유도전류가 보드로 흘러가며 충돌하면서 발생하는 신호에 의한 오차등은 잡아주지 않을까 생각되었다. 

실제로 프린터 코드를 뽑은 상태에서도 X축 히터블럭이나 Y축 베드를 움직이는 것만으로도 LCD 에 불이 들어오는 경험을 하게 되는데 유도전류의 영향이지 않은가 싶다. 

TL-smoother 를 장착하고 한번 플러그 뽑은 상태에서 X축과 Y축을 손으로 움직여보았다. 불이 안들어오겠지 생각했는데, 들어온다. ㅡ.ㅡ;

그런데 불 들어오는 지속시간이 좀 달랐다. 불이 빨리 꺼진다고 할까. 어쨋든 시간을 재어본것은 아니지만 느낌이 그랬다. 


혹시 사용해보고 싶으신 분을 위해 한가지 유의사항을 적어본다. 

연결 케이블이 같이 들어 있었다. 연결전 확인해보니 양쪽 플러그가 뒤집어 있는듯 싶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X, Y 축이 반대로 움직였다. 

이럴 때 간단히 선을 뒤집어 끼우면 된다고들 하는데 나는 한번 알아도 볼겸 해서 펌웨어 수정으로 해결을 하였다.  Marlin 펌웨어의 configuration.h 의 아래 invert 값을 기존과 반대로 해주기만 하면 되었다. 나의 경우는 false 로 되어 있었는데 이를 true 로 바꿔주니 정상으로 동작하였다. 







E. 아직도 가야할 길 





한동안 신경을 건드렸던 레이어간 울퉁불퉁함이 상당히 개선되었음을 보았다. 

그러나 사진에 나온 큐브의 하단에 보다시피 ringing 현상은 여전하다. 출력시에 가속도 값을 평소의 400/100이 아닌 800으로 올려서 했기 때문에 더 심하게 나온듯 싶다. 

게다가 상단의 수직라인은 많이 개선되었지만 

아래쪽은 X 자 패턴의 위치에 따라 굴곡이 많이 발생하고 있다. 

이는 가속도 Jerk 등을 좀더 공부하며 실험을 해봐야 잡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은데, 글쎄... 이제 큐브는 그만 뽑고 싶은 마음이다. 



어쨋든, 지금까지 미묘하게나마 개선을 하려고 하는 과정에서 3D 프린터에 대해 조금이나마 더 공부할 수 있었던것이 수확이라면 수확이 아닐까 생각한다. 

여전히 안개속에 모르는 것들 투성이긴 하지만 호기심을 가지고 파고들면 배울 수 있는 것이구나 하는 자신감도 갖게 되었다. 

앞으로는 이런 실험보다는 출력의 기쁨을 즐기면서 프린팅 생활을 하고 싶다.  

그럴려면 뭘 배워야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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