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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경영/창의력의 재발견

[김성민의 창의칼럼] 창의성을 촉진하는 제약

[김성민의 창의칼럼 - 창의성을 촉진하는 제약]


  새해가 되어 무엇인가 새롭게 시작해보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다. 내 서재를 둘러보다가 보니 문득 책장이 꽉 차있어서 더 이상 정리가 안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옷장도 마찬가지였다. 거의 입지 않지만 언젠가 입겠지 싶어서 걸어놓은 옷들 때문에 정작 입을 수 있고 입어야 하는 옷들이 가리워져 있다. 옷장의 제약, 책장의 제약을 경험하게 된 것이다. 이런 제약을 만나게 되면 사람은 선택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선택은 크게 두가지. 첫째로는 그냥 현재의 모습 그대로 안주해버리는 것이다. '좀 정신없긴 하지만 그런데로 괜찮아!' 대부분의 경우에 내가 가져왔던 태도이다. 두번째로는 무언가 변화하고자 몸부림 치는 것이다. '도저히 더이상 참을 수 없어!'  나는 새해를 다른 모습으로 시작해보겠다는 마음과 함께 후자를 선택하였다. 팔 수 있는 책은 팔고 지인들에게 책을 나누어 주었다. 옷장에 있는 입을 수는 있지만 내가 입지 않는 옷, 2년동안 한번도 걸쳐보지 않았던 옷들을 꺼내어 집에서 20분정도 떨어져 있는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을 하였다. 변화가 일어난 것이다. 


  창의성에 있어서도 제약은 매우 중요하게 작용한다. 창의력 전문가인 앤드류 라제기는 그의 책 '리들'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시간, 비용, 인력 등과 같은 자원에 제약을 받지 않을 경우, 창의성을 발휘하고자 하는 동기는 그 풍족함에 파묻혀 사라지게 된다. p.163



  나 역시 책장이 여유롭고 옷장이 컸더라면 기증을 하고 판매를 한다는 생각은 전혀 해보지 못했을 것이다. 제약의 상황은 평범한 일상에 자극제가 된다. 제약은 일상에서의 일탈을 촉구하기 때문이다.  일상과 통념에서 살짝 틀어진 상태… 그러면서도 본질의 기능을 요구한다면 우리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법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게 된다.  이렇게 누군가 떠밀어서 내딛는 상황 그것이 창의성의 방아쇠를 당긴다. 이것이 제로백 3.5초의 아우디 R8 을 온라인에서 홍보해야했던 팀에 주어진 제약상황이었을 것이다. 



  부족한 예산을 가지고 제대로된 홍보를 해야하는 상황을 맞이한 볼보 마케팅 홍보 팀은 2가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었을 것이다.  이 예산으로는 불가능하다며 들어눕거나 새로운 가능한 방법을 찾아내고자 몸부림 치거나. 그들은 후자를 선택했고 유튜브의 5초 광고 skip 기능을 이용해서 새로 개발된 Audi R8의 제로백이 5초도 걸리지 않음을 대대적으로 광고하였다고 한다. 게다가 광고를 시청한 사람이 skip 을 누르면 광고비를 내지 않아도 되는 부가적인 장점도 있었다. 본질을 찾으려고 하는 몸부림이 새로운 생각의 촉진재가 되었던 것이다. 




  만약 '부족한 예산' 이라는 제약상황이 없었다면 이런 생각을 해낼 수 있었을까? 나는 그점에서는 회의적이다. 인간의 변화에 대한 의지는 위기속에서 피어나는 꽃과 같다고 보기 때문이다. 만약 나의 집이 100평정도 되었다고 한다면 책장과 옷장을 들여놓는 '채움'이라는 일반적인 방법을 택했을 지 모른다. 그러나 제약은 내게 '버림' 이라는 대안을 떠올리게 하였고, 그 빈공간을 통해 내가 무엇에 보다 집중해야 할지를 생각하게끔 해주었다. 

  새해에는 더욱 많은 제약들이 다가올 것이다. 미국 트럼프 정부의 보호주의가 기업의 경영환경을 어렵게 만들 것이고, 제 4차산업혁명이라는 변화는 기존의 방식에 제약을 던져줄 것이다. 이럴 때 우리는 창의성의 방아쇠를 당기어 성장의 기회로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글 중에서 소개한 아우디 광고에 대한 영상)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