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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의 삼디 Life] Anet A8 사지말아야 할 10가지 / 사면 좋은 10가지 이유

[김성민의 삼디 Life - Anet A8 사지말아야 할 10가지 / 사면 좋은 10가지 이유]


지난번 올렸던 취미생활자를 위한 3D 프린터 구입가이드 글에 대한 많은 댓글 중 '안쎙'님께서 이 주제에 대한 의견을 주셔서 써보게 되었다. 아마도 내가 그 글에서 했던 이말을 증명해 보라는 뜻이 아니었을까 싶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나는 A8 을 사서는 안되는 이유 10가지도 넘게 들 수가 있다. 반대로, A8을 사면 좋은 이유도 10가지 이상 말할 수 있겠다. 

(http://bookledge.tistory.com/898 내용 中)


사실 대략 퉁쳐서 저렇게 얼버부리고 넘어가기는 쉽지만 구체적으로 조목조목 이야기를 한다는 것은 매우 조심스럽다. 칭찬 일색이라면 무슨 문제가 있겠는가. 그러나 한 기업의 특정 제품에 대해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을 가지고 이러쿵 저러쿵 단점을 늘어놓다보면 그 제품에 애정을 가지고 계신 분과 해당 기업에게 상처를 주게 될 수도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근데 좀더 솔직해지자면 괜한 트집 잡히고 싶지 않아서 주저했던 것 같다. 인터넷 상에서 나의 생각을 가지고 글을 쓰다보니 반드시 그 글을 좋아하는 사람만큼 싫어하는 사람이 생기는 경험을 하게 되었다. 만약 싫어하는 사람을 한명도 만들지 않으려고 한다면 방법은 간단했다. 글을 안쓰면 된다. 아니면 글을 무채색으로 쓰면 된다. 어느 누구도 뭐라하지 않을 글..  그래서 이 주제의 글도 쓸지 말지 고민에 있다가, 최근에 계속해서 취미생활자 중 A8을 구매하려고 하는 분들이 늘어나는 것을 보고 뭔가 정리된 정보를 준다는 점에서는 의미있는 작업이 될 듯 하여 쓰기로 결심하였다. 그런거 있잖은가... 비밀에 대한 보장도 공공의 이익이나 알권리를 위해서는 허용된다거나 하는 그런거..  

들어가기 앞서 사변이 길었다.  이제 Anet A8 을 사지 말아야 할 10가지, 사면 좋은 10가지 이유를 시작해보겠다. 





<Anet A8 사지 말아야 할 10가지 이유>



1) 부품 불량, 저가부품


어린시절 어른들이 내게 말해준 인생의 중요한 원칙 하나가 있는데 그건 "세상에 공짜란 없다" 이다. 싼 것은 싼 이유가 있는 것이다. 반대로 비싼 것도 그 이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 Anet A8은 땅파서 만드냐 라는 소리가 있을 정도로 가격이 저렴하다. 그 가격을 맞추기 위해 여러가지를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고 판단된다. 그 중에 기본 부품들의 품질이 그리 좋지 않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이미 인터넷 카페 등에 올라온 A8 구입자들의 무수한 증언들이 있지만 나의 경우만 하더라도 개별 부품들의 품질면에서 문제를 겪었었다. 가장 크게 놀란 것은 배송이 된 것을 꺼내놓고 하나씩 살펴보는데 히팅 베드에 연결된 선이 물려져 있어야 하는 곳에서 손쉽게 쑥 빠져버리는 거였다. 130W 라고 하는 가장 높은 전력을 소모하는 부분의 전기 장치가 저렇게 느슨하게 되어 있다는 것을 보면 얼마나 품질검사가 제대로 안되어 출고가 되었는가를 쉽게 예상할 수 있었다.

 간신히 조립을 마치고 출력을 시작한지 15분. 만들어지는 출력물을 보면서 드디어 나도 3D 프린터를 갖게 되었다는 기쁨에 젖어 있는 그 순간 파워가 이유없이 나가 버렸다. 어딘가 타는 냄새도 없었고 특별히 사전 증후가 없었는데 벌어진 일이라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그 후로 해당 파워 smps 는 다시는 돌아오지 않았다. 

 여차저차 하여 이제는 제대로 출력을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이렇게 2개월 정도 지났을 즈음부터 이상하게도 벨트 장력이 점점 약해지는 것이었다. 장력 조절 장치가 있었지만 무용지물, 그리고 x 축 방향으로 스텝이 한군데 건너뛴다는 느낌이 들어 계속 관찰하고 수동으로 움직여보면서 알게 된 것은 위 사진과 같이 벨트 내의 철심이 끊어진 것이었다. 어떻게 철심이 끊어져서 벨트가 늘어날까 황당했다. 


이것은 내가 경험했던 것일 뿐 A8 구입자들의 많은 수가 단지 '뽑기 운' 이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빈번하게 이런 부품들의 불량, 혹은 누락된 파츠, 혹은 깨진 물건을 받아서 고생을 하고 있다. 


 

2) 조립의 시간


나는 공대를 나오고 이런저런 기계에 흥미가 있긴 하지만 볼트 조이고 조립하고 하는 것을 평소 거의 해본적이 없다고 볼 수 있다. 아이들 장난감에 건전지 갈아줄 때 십자드라이버로 풀르고 하는 정도가 다이다. 통계적 수치로 맞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생각하기에 이런 작업에 있어선 대한민국 평균정도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런 내가 A8 을 구입하게 된 것이다. 



  애초에 나는 A8 을 건너띄고 AM8로 바로 넘어왔다. 여기서 AM8 이라고 하는것은 Anet A8 metal frame 이라고 하여 프레임을 A8 구성품인 아크릴 대신 알루미늄 프로파일을 이용해 튼튼하게 보강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AM8 이 기본 A8에 비해 조립이 보다 수월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기에 쉽겠구나 하고 생각을 했는데 왠걸.. 프레임 조립과 이후 A8 부품들을 넣어 완성하는데 8시간 넘게 걸렸다. 만약 AM8 업그레이드를 위한 부품 출력에 신경을 쓴 시간까지 모두 포함한다면 20시간 정도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순수 조립의 시간만 따져도 8시간이니 절대 쉽지 않았던 것이다. 

 인터넷에서 동영상이나 글을 읽다보면 누군가 사용설명서도 안보고 4시간 정도면 조립한다는데 그런 사람은 정말로 능력자라는 생각이 든다. 조립메뉴얼 파일과 동영상을 앞뒤로 돌려가면서 보는데만 대략 2시간은 걸리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AM8 이 그랬으니 A8 은 오죽 할까 하는 생각이다.  A8 의 매끄러운 검은색 아크릴 속살을 보기 위해 스티커를 제거하는데 정말 힘들었다는 사람들의 글이 많은 걸로 봐서, A8 구입을 고려하는 사람들은 인내심 가지고 조립할 각오를 하여야 할 것이다. 



3) 아크릴 안정성


A8 은 아크릴 몸체를 가지고 있다.  메탈 프레임으로 업그레이드를 한 나의 경우는 해당사항이 없지만 A8 조립 후 초기 출력품질이 나쁜 이유 중 하나는 아크릴로 만들어진 몸체 그 자체에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나보다 일정도 전에 A8 을 샀던 지인이 있다. 그는 페이스북에 자신이 중국산 저가 프린터를 구매했노라고 글을 올렸고, 조립 후 사용기도 쓰겠다고 했었는데 한참 동안 감감 무소식이었다. 내가 A8 을 사게 되어서야 그 분이 생각나서 연락을 해 조립 후 어떤거 출력하시느냐고 물어보니 레벨링 때문에 골치를 썩히다 그냥 방치해둔채로 있다는 말을 듣게 되었다. 

프루사 타입의 레벨링은 그리 어려운게 아니다. (참조: https://youtu.be/GLRI3z6NxZo).  그냥 베드 네곳의 나사만 높이 간격 맞춰 돌려만 주면 끝나는 아주 간단한 작업이다. 적어도 내가 경험하기는 그랬다. 그리고 이렇게 맞춰주면 왠만해선 레벨링이 틀어지는 일도 없다. 레벨링의 어려움 때문에 오토레벨링을 찾는 사람이 많은데 나는 노즐부의 무게도 줄이고 전기적 복잡성도 낮추는 수동레벨링 방식이 훨씬 좋다고 생각한다. 근데 그건 내가 메탈 프레임만을 경험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다. 

알고보니 아크릴 프레임에서는 조금만 프린터가 움직여도 아크릴로 결합된 부위의 각도가 미세하게 틀어지고 이로 인해 레벨링이 수시로 틀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나의 페이스북 지인도 이 부분 때문에 레벨링에 곤혹을 치뤘지 않았나 예상해 본다. 특히 출력을 하고 나서 출력물을 베드에서 떼어내는 과정에 힘이 들어가는데 이때도 아크릴 프레임이라면 레벨링이 틀어지가 쉬울 것이다. 


그리고 진동이나 충격에 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러다보니 속도를 높여서 출력을 하거나 가속도가 높거나 하면 심각한 진동에 좋은 출력 품질을 얻을 수 없게 된다. 

A8 상품 소개 글에 있는 사진들은 30mm/s 이하의 속도로 아주 천천히 출력을 했거나 아니면 다른 좋은 프린터에서 출력한 것을 함께 찍은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60~80 mm/s 혹은 그 이상에서는 아크릴 프레임에서 그렇게 고르게 이쁜 결이 절대 나올 수 없다. 



4) 안전문제


 모든 장치의 기본은 '안전' 이라고 생각한다.  아무리 좋은 성능을 발휘해도 안전하지 않다면, 그리고 그것이 사람의 생명이나 재산에 영향을 미친다면 절대 좋은 것이라 말할 수 없다. 그런 면에서 이 중국산 저가 프린터는 상당히 조심스럽다. 앞서 초기 불량품으로 베드의 전선연결이 쑥 빠진 사례를 말했는데, 간신히 빠지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출력중에 문제가 발생할 수가 있다. 이것은 이미 A8 사용자들 사이에서는 알려진 유명한 내용인데, 베드가 y 축 방향으로 왔다갔다 하는 Prusa 타입의 경우 베드와 연결된 부위는 지속적으로 힘을 받게 된다. 처음에는 어느정도 물려있고 연결되어 있더라도 한번 출력에 수천번을 왔다갔다 하는 통에 연결부위는 어느덧 느슨해지게 되고 접촉이 불량한 상태가 된다. 

이러면 그 부위가 강한 저항의 역할을 하여 전류는 증가하고 고열이 발생해 타버리는 것이다. 이런 사진과 같이 말이다. 


(구글 anet a8 burn 검색 사진 中)


높은 전류 흐름이 보드에 까지 영향을 미치기도 하고, 심각할 경우에는 프린터 전체의 전소로 이어질 위험도 내포되어 있다.  외국 사례에는 간혹 다 타버린 보드나 프린터의 사진을 볼 수 있는데 다행히도 국내에서는 그 정도로 심각한 경우는 발생하지 않은 듯 하다. 

그래서, 이 화재발생을 방지하기 위해 Mosfet 등을 장착하는 방법이 구입후 반드시 해주어야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5) 기본셋팅 불량 - 장력스프링


A8 을 구입하려는 사람 중 많은 경우가 나처럼 처음 3D 프린터에 입문하려는 사람이다. 그러다보니 처음에 공급자가 해둔 셋팅 상태는 모두 맞다고 생각하며 조립하고 출력을 진행한다. 문제가 생겨도 프린터 제조사가 배송하면서 기본으로 해둔 셋팅에 손을 대는 것에는 주저할 수 밖에 없다. 아니 그쪽으로는 전혀 생각도 못한다.  내게는 장력 스프링의 경우가 그랬다. 



장력 스프링이란 익스트루더 뭉치안에 있는 위 사진의 파란색 화살표의 부분이다. 

처음 3D 프린터를 경험하는 사람중 그 누가 저 스프링이 조절해야 하는 대상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조립 설명서나 동영상 어디에도 저것을 조절해야 한다는 말은 없었다. 그냥 저 뭉치 그대로를 끼우고 나사를 돌리는 것만 있을 뿐이다.  그런데 이것 때문에 압출부족/불량이 날 수 있다는 것을 한참을 지나서 삽질을 하고 나서야 알 수가 있었다. 



위 사진에서 중간에 레이어가 부분적으로 빠진 듯 한 곳이 모두 압출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아서 발생한 것이다.  

결론은 위 익스트루더 사진에서 빨간색 화살표가 가르키는 너트를 돌려서 스프링을 압축시켜줘야 한다는 것이다.  출력에 가장 기본적인 사항인 압출과 관련된 중요 파트의 기본 셋팅이 제대로 안되어 있다는 것은 큰 실수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메뉴얼에 언급이라도 해줬더라면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6) 불편함 - 전원코드 연결


A8 은 SMPS 로 연결되는 파워가 다음 사진과 같이 선의 피복을 벗겨서 볼트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보기만 해도 얼마나 위태롭고 불안해 보이는가. 



그 자리에 가만히 놓아두고 쓰면 괜찮을지 모르나 간혹 프린터를 가지고 이동해야 하는 내게 있어서는 이 부분이 크게 문제가 되었다. 선이 어딘가 걸려 당겨지면 쉽게 빠지거나 끊어질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빠진 선이 옆의 선으로 가서 닿기라도 하면 아찔해진다.  아마도 건물 두꺼비집이 나가고 모든 불이 꺼질 것이다. 


그래서 A8 유저들은 스스로 나서 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아래와 같은 업그레이드 부품과 방법을 싱기버스에 공유하고 있다.  선을 빼서 프린터와 별도로 가지고 다니다가 사용할 때 꼽아서 쓸 수 있는 방식이다.  그리고 파워도 쉽게 껐다가 켰다가 할 수 있게 말이다. 



이렇게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으면 프린터의 전원을 꺼야 할때마다 매번 전원플러그를 뽑아야 하고, 다시 켜려면 꼽아야 한다. 얼마나 불편한 일인가.  애초에 위 사진과 같은 업그레이드 형태가 기본으로 주어졌어야 하지 않았을까.  이런 불편함과 위태로움이 싫다면 A8 구매를 심각히 재고해 봐야 할 것이다. 



7) 전용보드 - 확장불가능


취미 생활자로서 프린터를 어느정도 사용하다보면 조금씩 정보도 얻게 되고 기계에 대해 알아가게 된다. 그러면 예전에는 보이지 않았던게 보이고, 자신의 프린터의 성능이나 출력품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러면 문제가 발생했을 때 스스로 찾아 해결도 해보고 프린터의 셋팅을 효과적으로 바꾸려 시도하기도 한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A8 은 뭔가 해보려고 할 때 일체형 전용 보드라고 하는 부분 때문에 제약이 된다. 



위 사진은 업그레이드 되었다고 하는 보드이다. 그런데 과연 업그레이드 보드가 맞나 싶다. 물론 왼쪽 초록색 부분의 파워와 베드 연결 부분을 끼우는 타입이 아니라 돌려서 조이는 타입으로 바뀐 것은 긍정적이다. 그런데 다른곳에서는 더 안좋아진게 아닌가 싶은 부분도 있다. 



위 사진의 2개의 Anet A8 보드 중 어느것이 최신것인줄 알겠는가?  답은 아래쪽이다. 아래쪽의 Bed 연결 어댑터를 보면 알 수가 있다. 그런데 화살표의 위치를 보면 달라져 있다. 그 부분의 장치는 모터드라이버의 전압 조절 장치이다. 이것을 조절하여 모터의 출력을 달리 할 수가 있다. 예를 들어 모터가 열이 많이 나거나 혹은 힘이 딸린다거나 하는 느낌이 들 때 이것을 조절하여 바꿀 수 있는 부품이다. 그런데 업그레이드 보드에는 없다. Z 축에 하나 살아 남아 있긴 하지만 Z 축의 모터를 컨트롤 해줄일은 그리 없어 보이기에 실제로 익스트루더 모터의 압출 힘등을 바꿔보려고 할 때 아무것도 해줄 수 있는게 없다.  아마도 초보자들이 함부로 건드릴 수도 없게끔 배려를 해준 것인지도 모른다. 괜히 만졌다가 오히려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는 장치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게 다가 아니다. 모터드라이버와 보드가 일체형이기 때문에 소음을 획기적으로 잡을 수 있다고 하는 TMC2100 등의 모터드라이버 업그레이드가 근본적으로 불가능하다.  새 모터드라이버를 구입하더라도 꼽을 수 있는 단지가 없기 때문이다. 만약 모터 드라이버를 바꾸고자 한다면 이 보드는 포기해야 한다.  미세한 전압 조정이 불가능하고 다른 드라이버를 쓸 수 없다는 점.  갓 입문한 사람은 못느끼겠지만 조금만 써보다 보면 이것은 분명한 단점이라고 느끼게 될 것이다.



8) 불안한 외관 - 보드 전선 노출


A8 판매 사이트에 나와 있는 사진들은 선 정리를 가장 최상으로 해놓은 상태에서 소비자가 좋은 프린터라고 느낄 수 있는 최적의 각도에서 찍은 사진이다.  그런데 막상 구입을 해서 조립을 해보면 그런 삘이 나오질 않는다. 



(Anet A8 판매 사이트의 사진 中)


선이 덕지덕지 아슬아슬하게 연결이 되어있게 된다. 게다가 그 보드가 그냥 밖으로 노출되어 있어서 조립을 다 해놓고 나서도 우리가 흔히 접하는 전자 제품을 샀을 때의 느낌이 아니다.  케이스 안에 산뜻하게 들어가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겠는가 말이다.  



9) 챔버가 없음 - ABS 출력 어려움


이것은 비단 A8 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Prusa type 이라면 모두가 공유하고 있을 문제, 챔버 없음이다.   Anet 사의 홈페이지에 들어가 A8 의 스펙 리스트를 확인해보면 프린트 할 수 있는 필라멘트로 PLA 뿐만 아니라 ABS, HIPS 등도 나열되어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두줄 아래 추천 필라멘트를 PLA 라고 한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대부분의 a8 판매 쇼핑몰에서는 이 부분이 제대로 기입되어 있지 않았다.  물론 아이들이 있는 집안에서 쓸 때에는 PLA 를 쓰는게 맞다고 본다. 그러나 취미생활을 하다가 조금 색다른 도전을 해보고자 할 때 ABS나 다른 필라를 찾게 된다. 예를 들어 훈증과 같은 방식을 써서 표면을 아주 광택나는 피규어를 만들어보고자 할 때, PLA 는 온도가 50도만 넘어도 흐물흐물 무너져 내리기 때문에 여름철 차량안에 둘 생각으로 열에 강한 것을 출력하고자 할 때, 재료의 특성이 brittle 하지 않고 좀더 연성이 있는 것을 출력하려고 할 때 등

PLA 를 벗어나 새로운 필라를 접할 때 좌절하게 되는 것이 챔버가 없다는 것의 한계이다. 특히 처음부터 ABS 를 출력하고자 하는 사람은 빈번하게 층간 갈라짐과 하단부가 수축하며 휘어져서 안착 불량, 이로인해 노즐이 출력물을 쳐서 탈조 혹은 출력물 이탈 등이 발생한다.  온도 보온이 안되는 환경에서는 ABS 가 수축이 잘 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그리고 ABS는 안착 문제 때문에 베드 온도를 100도 가량, 노즐 온도는 230도 이상을 올려서 출력을 해줘야 하는데 A8 의 기본 smps 로는 이 온도를 만들기 무척이나 힘들다는 사용자 평이 있다. 시간도 10분이 훌쩍 넘게 걸리고 어떤 경우는 아얘 온도가 80도 이상으로는 올라가지 않는 상황도 벌어진다.  노즐의 경우는 marlin 으로 펌웨어를 업데이트 했을 경우 안전 장치가 작동하여 temperature halt 에러가 발생하기도 한다.  에러가 안나게 만들 수도 있지만 입문자가 한참을 삽질한 후에야 가능할 것이다. 



10) 업그레이드를 위한 재료 및 시간 소모


앞선 많은 문제들은 업그레이드를 통해서 해결이 가능하다.  당장 thingiverse 사이트에 들어가 anet a8 mod 라고 검색을 해보면 수많은 업그레이드 파트들이 공유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A8 업그레이드 부품


문제는 업그레이드를 해주기 위해 엄청난 시간을 쏟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업그레이드가 안되어 있는 기본 A8 의 경우는 정말 금손과 능력자가 아닌 다음에야 처음의 출력물이 제대로 나올리가 없다. 그런 상태에서 업그레이드 출력물 자체를 뽑는게 불가능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프레임 보강을 위해 사람들이 가장 많이 출력하는 다음의 부품을 예로 들어보겠다.



출력시간이란 조건에 따라 고무줄처럼 늘었다 줄었다 할 수 있지만 위와 같이 지지대로 어느정도의 받쳐주는 힘이 있게 뽑으려 외벽을 2mm, infill 40% 정도 하고 출력속도는 60mm/s 정도.. 0.2mm의 층간 높이로 했을 때 약 10시간 정도가 걸린다. 필라멘트는 90g 정도로  1kg 당 2만원 정도 필라를 사용했을 때 약 2천원정도 소모된다.  그것도 한번에 되었다고 생각했을 때이다. 

이런 업그레이드 출력물이 한둘이 아니다.  밖으로 노출되어 있는 보드를 넣기 위해 케이스를 출력해주고, 와블을 잡기 위한 파트를 출력하고, 보강을 위해 앞뒤 프레임 지지대를 만들고, 뭔가 있어보이기 위해 케이블 체인을 출력해주고...  거진 한달간은 이런 저런 업그레이드 부품을 출력해주느라 시간과 비용을 쓰게 된다. 

만약 당장 자신이 디자인한 무언가를 출력할 목적으로 3D 프린터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은 절대 사서는 안되는 프린터라고 생각한다. 



이상 A8 을 사지 말아야 할 10가지 마친다.  그런데, 글을 읽다가 누군가는 아마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저 이유들 때문에 나는 A8을 샀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  위에 단점으로 지적한 것은 고스란히 장점으로 전환될 수 있다고 본다. 그것이 앞으로 이야기할 사면 좋은 10가지 이유가 되겠다.



<Anet A8 사면 좋은 10가지 이유>


1) 10만원대에 3D 프린터를 경험할 수 있음


A8 의 최대 장점은 아무래도 가격일 것이다. A8을 알기전에 나는 3D 프린터가 가격이 낮아졌어도 50만원 이상은 줘야 살 수 있는 거로 생각을 했었다. 실제로 완성형 프린터의 가격은 아주 작은 모델의 경우도 30만원이 훌쩍 넘어간다. 용돈받는 가장에게는 진입장벽이 너무 높았던 것이다. 그런데 A8을 작년에 13만 8천원이라는 가격에다가 카카오뱅크 카드 캐쉬백 6천원 할인받아 13만 2천원에 샀으니 말 다했다고 본다. 올해 들어서 그만한 가격은 나오지 않지만 한 사이트를 통해서는 그래도 16만원 정도에 A8을 구입할 수가 있다고 들었다. 이만한 가격대면 3D 프린터라는 것을 처음으로 경험하기에는 만만한 가격이 되지 않을까 싶다.



2) 220x220 이라는 넓은 베드 사이즈 와 히팅베드


베드 사이즈는 출력물을 얼마나 크게 뽑을 수 있는지를 결정한다. 완성형 프린터의 경우 가격도 가격이지만 어느정도 예산을 가지고 선택을 하려면 100만원 넘는 것이 아닌다음에야 대부분 베드 사이즈가 크기 않다. 학생들의 교육용으로는 모를까 좀더 다채로운 크기의 출력을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아쉬울 수 있는데, A8은 집에서 쓸 다양한 생활용품이나 조금 큰 피규어를 뽑기에도 적당한 베드 사이즈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히팅베드이기 때문에 향후 챔버를 제작하게 되면 ABS 등과 같은 다른 필라멘트의 출력도 가능하다. 



3) 직접 조립하며 3D 프린터의 구성요소를 앎


조립 하는데 시간이 걸리지만 하나씩 부품을 만지고 조이고 하는 중에 자연스럽게 3D 프린터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는지를 알게 된다. 



이것은 완성형 프린터를 구입해서는 알기  어려운 경험이다.  위 사진은 배송이 되고 나서 부품을 확인하는 과정의 모습이다. A8을 받기 전에 인터넷의 다양한 자료를 보면서 미리 공부를 조금 했었는데, 처음에 오게 되면 저렇게 전기적으로 연결해서 불량 부품이 있지 않은가를 확인해보면 좋다는 말에 따라 한것이다. 그냥 라벨에 써있는 것대로 꼽고 나서 플러그 연결을 했더니 한눈에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수 있게 되었다. 메뉴에서 X 의 값을 높이니 X 모터가 돌아가고 end stop 을 작동시키니 모터가 멈추고 하는 등 눈앞에서 3D 프린터가 별것 아니라는 자신감을 준 것이다. 아하! 그냥 모터 돌려서 위치 잡고, 익스투르더로 필라멘트 녹여서 밀어내는 장치구나! 라는 게 그때 내가 얻은 3D 프린터의 개념이었다.  최근, 30분 정도 안에 쉽게 조립해서 출력할 수 있는 반조립의 저렴한 3D 프린터가 나오고 있지만  완전한 diy 키트 방식인 A8이 이런 점 때문에 보다 매력이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4) 훤히 다 들여다 보이는 body


이것은 비단 A8 뿐만 아니라 프루사 타입은 공통으로 지니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챔버가 없다는 단점이 곧  장점이 된다.  조립이 끝나고 출력을 걸면 모터에 벨트가 걸려서 움직이는게 다 보인다.  복잡할게 하나도 없어 보인다. 모터가 회전하면 그 회전이 벨트의 직선운동으로 바뀌고 X 모터가 돌면 X 축으로 왔다갔다, Y 모터가 회전하면 Y 축 벨트에 연결된 베드가 이리저리 움직인다. 그게 그대로 보인다.

또한 챔버와 같이 주변에 가리고 있는 것이 없기 때문에 출력되고 있는 것을 사방에서 사진 찍기도 좋다.  출력이 끝났을 때 챔버의 문을 열고 좁은 공간안으로 손을 집어 넣어 출력물을 떼는 그런 불편도 없다. 그냥 밖에 다 나와 있으니 몸 전체를 밀착시켜 떼어내면 되는 것이다. 



5) 불량에 대처하며 3D 프린터의 동작원리를 앎


 A8 은 정말 골치를 썩힌다. 뭐 하냐 그냥 되질 않는다. 완성품이나 누군가 잘 조립해준 것을 구입했다면 절대 그럴일은 없을 테지만 A8은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챙겨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온갖 불량에 시달린다.



안착 불량, 탈조, 와블, 링잉, 출력 중단, 압출불량 ....    노즐 온도와 속도에 따라 출력 표면의 광택이 달라지는 것도 경험하고, 슬라이서가 레이어 내에서 어떤 순서로 출력을 계획하는지에 따라 표면 품질이 바뀌는 걸 경험하였다.  이전에 AM8 로 프레임 업그레이드를 위해 파츠들을 Zortrax 라고 하는 250만원 상당의 이름있는 프린터를 이용했는데 거기서는 그런것 전혀 모르고도 다 잘 되었다. 속도도 알아서 최적으로 설정되어 있어서 건드릴 수도 없었고, 온도조건도 만질 수 없었다. 가속도 저크가 무엇인지 신경 쓸 필요도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수많은 불량 앞에 해결을 위해 자료를 찾다 보니  3D 프린터의 동작 원리가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이제 A8 이 아닌 다른 프린터를 사용하는 유저가 올려놓은 불량을 보게 되면 80% 정도는 내가 이미 경험해보았던 것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이다. 

불량에 대해 정면 승부를 걸어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배움에 있어서 A8 만한 것은 없다는 생각이다. 



6) 전세계의 수많은 사용기


 아무리 좋은 기기라고 해도 고장이 날 수 있다. 그래서 삼성도 LG도 A/S 센터를 운영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완성형 프린터의 경우는 직접 기사가 찾아와 무상 A/S 를 해주기 때문에 안심이지만  DIY 조립형 프린터는 문제가 생겼을 때 직접 해결에 나서야 한다. 그런데 그때 어디에도 도움을 얻을 수 없다면 얼마나 막막할까.  

 A8은 수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깡패 같은 가격때문인지 전세계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이 많다. 또 그들이 가만히 있는게 아니라 자신이 겪은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고 해결책을 올려 놓고 영상을 찍고 그런다. 그래서  왠만한 문제에 대해서는 이미 해결방법이 인터넷을 통해 공개가 되어 있다. 



A8 을 구입하기 전에 나 역시 단순한 검색어 하나만으로 유튜브에 나오는 수많은 A8 리뷰를 보면서 앞으로 조립하게 될 프린터에 대한 예비 지식을 습득할수 있었다. 또한 조립 이후에도 문제가 발생하는 그때그때마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서 찾아보고 해결할 수 있었다.   만약 A8 보다 더 싸게 이제 막 나온 DIY 프린터가 있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 프린터를 추천하기를 주저 할 것이다. 왜냐하면 사용자 층이 많지 않고 정보가 공유되지 않은 프린터라면 문제가 생겼을 때 도움 얻기가 힘들 수 있다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사용자 층이 넓고, 인터넷에 많은 정보가 공유되어 있다는 점. 충분히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7) 업그레이드의 기쁨


 앞서 단점으로 말했던 업그레이드의 필요성.  그런데 이것 또한 장점이 된다. 프린터 보강 파트를 출력해서 달면 프레임이 강해져 출력이 점점 안정적이 되고 그것은 고스란히 출력 품질로 이어지는 걸 보게 된다.  팬 덕트를 이것저것 교체해가며 overhang 이나 bridge 테스트등의 성능이 좋아지는 것을 tuning 의 체험도 하고,  모터 댐퍼를 달거나 TMC2100 등의 모터 드라이버를 교체했을 때 놀라운 정숙성을 경험키도 한다.  소소하게는 필라멘트 가이드 라던가, 베드 조절 나사를 만들어 편리함을 얻기도 하며 기존 리니어 베어링을 Igus drylin 으로 교체했을 때도 뭔가 점점 내 프린터가 진화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큐브 출력 before and after)


즉, 이런 과정은  게임속 캐릭터가 점차 레벨업을 하듯이 능력이 높아지는 경험이다. 


소설 어린왕자에 나오는 여우는 어린왕자에게 비밀 하나를 말해주겠다며 이런 말을 한다. 

“네 장미가 너에게 그토록 중요한 것은 네가 장미에게 들인 시간 때문이야”


3D 프린터도 그랬다. 더 비싼 완성형 델타 프린터도 가지고 있지만 내 손으로 하나씩 업그레이드를 해주고 조건을 잡아준 나의 AM8을 더 아끼는 마음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8) 자작 능력 배양


 이렇게 경험을 하게 되면 3D 프린터가 만만하게 보인다.  완성형 프린터를 구입한 '소비자' 일 경우는 전혀 안했을 생각까지 한다.  바로  '자작'이다.  이미 각 부품들을 교체해보았고, 실제 파츠를 출력해서 구입한 알루미늄을 이용해 메탈프레임으로 바꾸어보기도 했다. 프린터에서 모터가 차지하는 역할, 노즐과 쿨링에 따른 출력 상태의 변화, 보우덴과 직결의 차이, 펌웨어 configuration.h 파일의 수정 방법, 슬라이서 프로그램 별 출력 품질의 변화 등등 이 모두가 완성형 프린터였다면 얻을 수 없었던 지식이다. 

 그리고 나니 그 다음 단계로 자작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뭐 어려울게 있겠는가?  corexy 방식이나 zortrax, 얼티 방식 등의 새로운 것은 좀더 공부를 해야겠지만, 적어도 프루사 타입 만큼은 지금 당장이라도 프레임 구입하고 알리에서 보드와 모터, 팬, 히팅베드, 노즐 등을 사서 출력해 조립만 하면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물론 아직 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던지는 말이기에 실제는 새로운 난관을 겪게 될지 모른다. 아마도 분명히 간단하진 않을 것이다.  그러나 3D 프린터를 하나도 알지 못했던 사람이 자작을 하겠다는 용기를 얻게 되다니, 그거 대단하지 않은가. 



9)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줌


  완성형 프린터를 구입한 사람은  '소비자' 이다. 소비자는 생산자에게 질문하고 솔루션을 얻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A8 와 같이 부품 하나하나가 모두 따로 있는 DIY 제품을 가지고 프린터를 완성한 사람은 거의 '생산자'에 가깝다. 따라서 스스로 답을 낼 수가 있다.

 앞선 과정을 통해 프린터에 대해 하나도 알지 못했던 왕초보가 하나씩 알아가고, 나와 같은 불량과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보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 일면 호혜의 정신이기도 하겠지만, 내가 알고 있는 것을 그냥 썩히긴 싫고  조금은 아는척도 하고 싶은 그런 마음에서 일것이다.  그래서 시간이 될때 카페에 들어가서 내가 아는 불량에 대한 질문이 나오면 나의 경험 내에서 간단하게나마 답을 달려고 해왔다.  그리고 내가 겪었던 왕초보의 좌충우돌기를 글로도 정리하게 되었다.  

 사실 나는 안다. 내가 쓰는 글이 장황하고 길긴 하지만 그리 새로운 내용은 없다는 것을.. 이미 나보다 훨씬 더 많이 알고 있는 고수분들이 계시고 그 분들은 오래전에 이미 이런 문제를 다 겪었다는 것을...   

 하지만 하나의 역할이지 않을까 싶다. 아주 기초적인 수준에서 아는 것이지만 그것을 공유하고 나누어 누군가에게 조금의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가치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   아마도 이 글도 그런 역할을 해주길 바라는 마음에서 정리해보는 것이지 싶다. 

 하여튼, 정리해보자면 다른 프린터가 아니라 A8 이었기에 내가 이만큼 배우고 알게 된 것 아닐까 .. 그리고 누군가에게 조금의 도움이라도 줄 수 있는 미약하나마 지식을 갖게된게 A8을 구입한 결실이라고 생각한다.



10) ???


10번째 사면 좋은 이유는 비워두도록 하겠다.  만약 글을 읽으면서 내가 미처 적지 못했던 좋은 점을 알고 있다면 댓글로 남겨주길 기대한다.  나도 배울 수 있고, 댓글을 읽는 또 다른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지 않겠는가...  



이상.. 끝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