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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삼디강좌

[김성민의 삼디 Life] 다른 사람의 설정값을 쓰면 안되는 6가지 이유 (2부)

[김성민의 삼디 Life - 다른 사람의 설정값을 쓰면 안되는 6가지 이유 2부]


1부 글에 대해 카페에서 많은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그 중에 2부 내용을 예측해주신 분이 계셨는데 

제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언급해주셨던것을 통해 새롭게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센서에 대한 부분이었습니다. 



위 사진은 현재 상온에서 정지중인 프린터의 노즐과 베드 온도를 나타내는 그래프입니다. 

Tool 이라고 표현된 노즐의 온도는 24.9도 / bed 온도는 26.1 도를 나타내고 있는데, 1.2도라는 온도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같은 공간에 있는데도 서로 다른 온도를 나타내보이고 있다는 것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thermistor 에 따라 온도 정확도가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너무 미세한 차이라서 대세에 영향이 없지 않을까 싶기도 했는데, 댓글로 남겨주신 분의 의견으로는 PID 의 제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언급을 해주셨습니다. 

어쨋든 1부 Hardware 편에서 말씀드리고자 했던 것은 각자 가지고 있는 프린터, 그리고 부품들이 같지 않을 수 있어.. 설정값을 그냥 가져와서는 안된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오늘은 2부 내용으로 나머지 5가지 이유를 정리해보겠습니다. 

자! 시작하겠습니다. 



2. 조립상태가 다르다. 


같은 브랜드의 동일 기종 프린터를 사용하는 사람의 설정값을 가져다 쓰면 되지 않겠느냐는 말에 '쉽지않다' 라고 말씀 드린 이유는 조립상태가 다르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국내의 한 3D 프린터 제조업체 대표님은 이런 말씀을 하셨다.

 "3D 프린터는 조립의 미학이다"

그냥 조립설명서나 동영상 따라하면 조립이 되겠지.. 하고 생각했다가는 큰코다친다는 말이었다. 나는 그 말에 크게 동감한다

처음 3D 프린터를 구입해서 수많은 삽질을 했는데, 그 중에 절반정도는 제대로 된 조립을 알아가는 과정이 아니었나 싶다. 

아마 이 과정을 겪으셨던 분은 이 내용이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생각되실텐데, 이글에서는 내가 경험했던 것 중에 일부를 나열해보도록 하겠다. 실제로는 더 많은 부분에서 조립에 의한 차이를 보일거라 생각한다


1) 노즐조립


노즐은 FDM 3D 프린터의 결과물인 필라멘트가 통과하는 길목이자, 적층의 모양을 결정해주기에 가장 중요한 부품이 아닐까 싶다. 특히 지난시간에 언급했던 온도에 의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부위이기도 하다.  다 같을 것이라고 생각되는 노즐은 조립품의 경우 상당히 다른 경향을 보인다.  반조립품의 경우에도 사용하다보면 노즐을 교체하게 되는데 교체해서 조립할 때 어떻게 했는지에 따라 압출이 전혀 달라지기도 한다.  



일단은 눈으로 보이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위 사진의 상단 2개를 비교해보면 노즐이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인터넷 쇼핑몰에서 동일한 0.4mm 노즐을 구입하더라도 직경이나 뾰족함, 구멍주변의 평탄면의 면적 등이 다를 수 있다. 

하단은 노즐목이 서로 다른 모습을 보이는데, 왼쪽은 테프론 테이프로 감아 놓은 상태이고, 오른쪽은 나사로 스페이서를 형성했지만 필라멘트가 나사산 사이틈으로 해서 새어나오는 모습이다. 

이와 같이 눈에 드러나는 차이가 있을 수 있으나 더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차이이다. 



설명을 위해 노즐 조립 상태를 한번 그려보았다.  혹자는 1번처럼 조립이 되어 있지 않으면 잘못된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2번처럼 조립을 진행하였다.  1번과 2번의 차이는 노즐과 노즐목 중에 어느것부터 히터블럭에 조립하는지에 따라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1 처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노즐부터 조립해야한다. 먼저 노즐을 히터블럭에 끝까지 돌려서 밀착시키고 그 다음에 노즐목을 돌려서 사이의 간격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나는 이 방법이 어려웠다. 왜냐하면 노즐목은 가뜩이나 너무 힘을 주면 부러지기 쉬운 상태인데다 둥근 노즐목을 잡고 힘을 주어 끝까지 돌릴만한 도구가 우리집에는 없기 때문이다. 나는 반대로 노즐목을 히터블럭에 절반 조금넘게 조립해놓고 노즐을 그 다음에 넣어 돌리며 밀착을 시키는 방식을 사용하였다. 노즐 자체가 6각으로 되어 있어서 돌리기는 그리 어렵지 않았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1이나 2 모두 괜찮다고 여겨진다. 1의 방법이 옳다고 하는 분은 온도에 대한 문제나 나사산 사이로 새는 것에 대한 우려를 표하지만 지난시간 알아본바와 같이 온도는 어차피 차이가 나게 되어 있다. 이것을 경험과 실험에 의해 나의 프린터에 맞는 최적 온도를 찾는게 필요하지 굳이 노즐목의 나사산을 뭉개면서까지 1번 형태로 만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필라새는 문제는 테프론 테이프 몇번 감아서 조립해주면 해결될 문제이니 그것도 이유가 될 수 없다. 

문제는 3번과 4번 형태로 조립이 되어 있는 경우이다. 이 경우에는 그대로 출력이 진행될 때에는 그다지 문제가 안될수도 있다. 그런데 리트랙션이 들어가면 양상이 달라진다. 리트랙션이 되면 노즐과 노즐목 사이의 간격에 녹은 필라가 채워져 있다가 리트랙션이 진행될 때 방해를 하는 역할을 한다. 정상적으로 1,2 번과 동일한 리트랙션 값으로 해도 잘 안될 수 있다는 말이다. 게다가 리트랙션에 의해 그 공간에 공기가 들어가게 되면 출력물 상태가 안좋아지고,  온도조건이 다른 필라멘트로 자주 교체하게 되면 사이 공간에 남아 있는 필라에 의해 압출불량등의 각종 불량을 경험하게도 된다.

아무런 변화도 없는데 어느날 갑자기 압출불량이 발생했다 하면 위와 같은 원인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또 하나 노즐에 있어서 조립의 변수는 노즐목의 조립과 관련이 있다. 이는 특히 내가 사용하는 Anet A8 기종과 같은 형태의 익스트루더 장착방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 아래 사진을 참고하길 바란다. 



대충 보더라도 노즐목의 길이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 것이다. 오른쪽 사진에는 노즐목이 상단의 하우징 위쪽으로 솟아올라와 있는 모습까지 보인다.  이를 모식도로 그려보면 다음과 같다. 



그 어느 조립 메뉴얼과 동영상에도 이것을 어디까지 집어넣어 조립하라는 설명이 없다. 그러다 보니 조립하는 사람의 느낌과 각자의 판단에 따라 저마다 다르게 조립이 되어진다. 

이것이 어떤 영향을 미치겠는가?  그아래 하늘색은 출력 중 보통 200도가 넘는 온도로 달궈져 있다. 그리고 그 열은 공기중으로 전파되고, 노즐쪽을 통해 이동하며 또 노즐목을 타고 올라온다. 노즐목을 타고 올라오는 과정에서 주변으로 열을 빼앗기면서 식는 과정이 있는데, 위와 같이 노즐목의 길이가 다르면 어떻게 될까? 상단에는 보통 익스트루더 쿨링 팬이 달려 있기 때문에 냉각이 이루어지게 되는데, 분명 열전달 측면에서 두개의 열상태는 달라지게 될 것이다.  열 상태가 다르다는 것은 그 안에 있는 필라의 녹은 영역 범위가 달라지고 이는 압출 / 속도 / 설정온도 등등에 차이를 보이게 된다. 


동일한 모델의 프린터에 같은 노즐을 사용해서 조립하더라도 이와 같은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았다. 이는 그저 조립의 상태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출력 조건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측면에서 우리가 다른 사람과 출력 조건을 공유하는 것을 한번 재고해봐야 하는 이유가 된다고 할 수 있다. 



2) 장력이 다르다.


FDM 방식의 3D 프린터는 모터 회전에 의해 공간상의 특정 위치에 필라멘트를 녹여 압출을 시키는 방식이다.  앞서 필라멘트의 녹는 성질을 이용하기 때문에 열 측면에서 보는것이 중요하다는 강조를 반복했다면 이번에는 구동부의 중요한 측면을 언급하고자 한다. 구동부라고 하면 움직이는 모든 부분을 말한다. 특히 모터가 움직이고 이에 따라 노즐이 왔다갔다 하게 만드는 모든 부품에 해당한다.  이중 출력과 관련되면서 조립에 의해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이 각종 장력 부분이다. 



처음 3D 프린터를 입문하여 불량을 겪으면 카페의 선배들로부터 "벨트 장력을 높이세요" 라는 말을 듣곤 한다. 그러나 문제는 어느정도 높여야 제대로 된 셋팅인가 하는 점이다. 물론 정밀한 주파수 측정법을 통해 튕겼을 때 음정을 측정한다거나, 고가의 텐션 측정기를 사용해서 기준을 언급하는 내용도 찾아 볼 수 있지만 상당히 비현실적인 접근이다. 내가 처음 고민했던 지점이 그것이다. "도대체 얼마가 적당한 장력인거야?"


계속 출력을 해보고 문제를 조치해가면서 이제는 내 나름대로의 감을 익히게 되었지만 처음 입문자에게는 적당히 텐션을 높이라는 말 처럼 종잡을 수 없는 말도 없을 것이다. 그러다보니 조립품을 사용하는 모든 취미생활자들의 프린터의 텐션은 제각각이다.  그런데 다행히도 너무 느슨해서 출렁출렁 하는 경우만 제외한다면 텐션 자체가 조금 다르더라도 출력물에 차이는 많지 않은 것 같다. 문제는 텐션의 정도에 따라 모터에 가해지는 부하가 아닐까 싶다. 모터 부하는 발열과 관련이 있고 속도와 가속도에도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결과적으로는 조립자체를 잘 해야겠지만, 서로의 프린터의 조립상태가 다르기 때문에 출력 조건을 그대로 받아서 사용한다는 데에는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내가 강조하고자 하는 것은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라 불량이 나왔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를 염두에 두고 하는 말이다.  대부분 다른 사람의 셋팅된 설정값을 받아서 해보고자 하는 경우에는 불량이나 문제가 발생했을 때인 경우가 많은데, 근본적으로 차이가 나는 부분을 해결하지 않고 조건만 가져와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관점에서 이야기 하는 것이다. 


벨트와 비슷한 영향을 미치는 것이 풀리로 이동하는 프린터의 경우 풀리의 조립 상태이다. 최근에 알게 된 사실은 풀리를 고정시켜주는 너트가 편심이라는 사실이다. 



처음에 저걸 봤을 때는 불량인가 싶었다. 알고보니 풀리가 프로파일에 밀착되는 정도를 위의 너트의 방향으로 조정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중국산 저가 프린터의 경우 위의 편심 너트의 자세한 사용과 셋팅방법에 대해 메뉴얼에 기재가 안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처음 조립을 하는 사람은 풀리의 밀착 정도를 우연에 의해 맡겨버리는 상황이 오게 되는데, 만약 풀리가 밀착이 약하면 유격이 발생하여 흔들림이 생기고, 만약 너무 밀착이 강하게 되었을 때에는 움직일 때 부하가 세어져서 벨트장력과 마찬가지로 모터 움직임을 어렵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한다. 


마지막으로 장력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익스트루더의 스프링 장력이다. 

이와 관련해서 자세한 내용은  '압출불량을 해결하다' 라는 아래 포스팅을 참조하길 바란다. 

http://bookledge.tistory.com/869?category=718609


나는 A8 유저이지만 A8 메뉴얼이나 조립동영상 그 어디에도 이 스프링에 대해 언급하는 부분을 본적이 없다. 그러다 보니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기존에 설정되어 있는 그대로를 쓰는데, 이렇게 되면 압출에 문제가 생긴다. 장력스프링이 약해서 발생한 문제를 슬라이서의 압출량이나 펌웨어의 스텝값으로 아무리 잡아보려고 해도 조치되지 않는다. 그래서 나의 경우는 한참을 삽질했던 적이 있다.  문제를 해결하고자 할 때 근본적인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교훈을 얻을 수 있었다. 



3) 그 밖의 조립의 문제


노즐목에 테프론을 얼마의 길이로 꼽았는지, 연마봉의 평행이 얼마나 잘 맞았는지, Z 커플링에 스크류의 센터링을 제대로 결합했는지 등등 수없이 많은 조립의 이슈가 있을 수 있다.  이런 문제를 그대로 놔둔채로 다른 사람의 설정값을 가져오는 것은 문제해결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럼, 이제 이렇게 말하는 사람이 나올 수 있다. 

"나는 하드웨어 조립에 대해서는 경험이 많아서 조립만큼은 어떤 문제도 없이 완벽히 했다. 그러면 다른 사람의 설정값을 가져다 써도 되는거 아닌가?" 


당장 그렇다 라는 답변을 듣기를 기대했겠지만 일단은 다음에 나오는 부분까지 확인한 다음에 생각해보자고 말하고 싶다. . 



3. 펌웨어가 다르다. 


말 그대로 펌웨어가 다를 수 있다. 만일 같은 펌웨어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펌웨어의 설정값이 다를 수 있다. 

나는 A8 을 구입해서 한달정도 사용하다가 순정 펌웨어에서 Skynet3D 라는 펌웨어로 교체를 했다. 그리고 나서 두어달 지나 다시 marlin 1.1.8 버전으로 바꾸었다가 중간에 klipper 로 잠시 두차례 기웃거렸다가 현재 marlin bug fix 1.x.x 를 쓰고 있다. 

내가 현재 쓰고 있는 조건을 그대로 이제 갓 조립해서 순정으로 쓰고 있는 사람에게 주었을 때 도움이 될까?  나는 그 점에 대해 부정적이다. 

하드웨어 자체의 차이나 조립에 있어서의 이슈도 있겠지만 펌웨어와 펌웨어 셋팅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1) configuration.h 항목 설정


일단 이야기를 계속하기에 앞서 내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펌웨어의 configuration.h 값 중 일부를 가져와보았다. 



상단의 두개는 각각 노즐과 베드의 히팅 PID 제어 값이 들어 있다.  처음 skynet3d 를 설치했을 때에는 PID 셋팅이 적용 안되어 있어 베드 온도가 5~7도 가량 출렁였고, 이에 따른 와블이 발생했던적이 있다.  (아래 링크 '불량삽질기' 다섯번째 내용을 참고하길 바란다.)

http://bookledge.tistory.com/854


그 이후 나는 내가 쓰는 출력온도에서의 PID 값을 얻어내어 안정적으로 셋팅해 쓰고 있다. (PID tuning을 하고자 하는 분은 이 링크 참조 : https://reprap.org/wiki/PID_Tuning)


또한 아래 두개는 노즐의 움직임에 대한 여러가지 설정이 들어 있다. 이 값은 전적으로 내 프린터에 맞게 셋팅한 것으로 다른 프린터와는 전혀 맞지 않을 수 있음을 먼저 언급을 하고자 한다. 예를 들어 나의 경우 default Acceleration 값을 1500으로 주었는데, Acceleration 셋팅값이 400 이나 3000 정도로 되어 있는 프린터에는 나의 슬라이서 설정값이 맞지 않을 수가 있다는 말이다.  저크, 가속도, 최대속도 등은 하드웨어의 강성과 조립상태에 맞춰 오랜 프린팅 경험이 있는 사람은 자신에게 최적화된 설정을 해놓는다. 그리고 그 설정에 맞춰 슬라이싱 프로그램의 출력 조건을 셋팅한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펌웨어 단에서 설정이 다르다면 과연 그 슬라이싱 조건이 맞을 수 있겠는가. 

좀더 구체적인 예로는 Step per unit 설정값을 들 수 있다. 이 중 Extruder 의 step 값은 초기에 스텝 튜닝을 필요로 하는데, 이 튜닝을 하지 않고도 슬라이서의 압출량 조절로 커버할 수가 있다. 나는 펌웨어의 스텝값으로 99를 설정해놓았고, 슬라이서에서 첫 레이어의 flow 를 96으로 해두었다. 그러면 100을 기준으로 해서 나의 압출량은 두개의 곱인 95라고 볼 수 있다.  여기 압출에 문제가 있는 사람에게 initial flow 96으로 설정된 내 조건값이 과연 도움이 될까? 그럴 수 없다. 만약 step 값 조정이 제대로 안되어 있어서 발생한 문제라면.. 이 사람은 어쩌면 110정도의 flow 값이 필요할지도 모르는 것이다. 



2) firmware 버전


같은 firmware 인 경우에도 버전에 따라 기능이 달라질 수 있다. 

최근 나는 marlin bug fix 1.x.x 버전을 다운받아 사용하고 있다. 기존에 1.1.8과 달라지 점이 몇가지 있는데 그중 하나가 linear advance 라는 기능이다. 

큐브를 출력하다보면 모퉁이가 불룩하게 튀어나오거나 하는 등의 문제를 잡을 수 있다고 하는 기능이어서 사용해보려고 벼르고 있다가 이번에 개선이 되었다고 하여 적용하고 있다.  Linear advance 기능은 모터의 움직임에 따라 압출량을 자동으로 조절해감으로써 모퉁이에 필라가 쌓이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한다. 즉 압출의 방식이 달라지게 되는 것이다.  서로 슬라이서의 조건값이 같더라도 압출은 다르게 될 수 있다는 뜻이다. 


3) 펌웨어 종류


Klipper 라는 펌웨어로 바꾸어 사용해 보았다. 두차례정도 시도를 해보았는데 현재 나는 marlin 으로 복귀하였다. Klipper 는 낮은 처리 속도의 아두이노기반의 보드에 프린터를 맡기지 않고, 높은 처리속도의 라즈베리파이가 직접 모터를 컨트롤 하게 하는 방식이다. 보통 32비트의 값비싼 보드를 사지 않고도 빠르고 부드러운 모터 컨트롤을 얻을 수 있는 방식이라 소개되고 있다.  처음에 klipper 를 설치했을 때 무척 마음에 들었다. 여러 사람들이 말하는 바와 같이 움직임 자체가 무척이나 부드러워졌다는 느낌을 받았고, 기존에는 통신상의 보틀넥에 의해 표면불량이 발생하던 문제도 해결이 되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어느 순간 압출에 문제가 생겼다. 이유는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marlin 에서 진행했던 동일한 gcode 로 해보면 '틱~틱~' 하는 소리와 함께 익스트루더가 제대로 밀어내지 못하는 것이었다. 당연히 출력물은 푸석푸석해질 수 밖에 없었다. 온도가 낮은가 싶어 올려보아도 해결이 안되고 여러가지 다른 설정을 다 보았는데도, 안되는 것이었다. 다른 것은 전혀 만지지 않고 펌웨어만 다시 marlin 으로 원복시킨 다음에 문제가 있었던 같은 gcode 로 출력을 해보니 이제 더 이상 압출불량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것은 Klipper 가 나쁜 펌웨어라는 말을 하고자 함이 아니다. 아무리 좋은 설정값의 gcode 를 가지고 있어도 이처럼 펌웨어 내부의 설정에 의해 압출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더라는 것이다. 이것이 단지 klipper 만 그럴까?   아닐 것이다. 프린팅 결과에 문제가 있는가?  그러면 펌웨어의 값도 의심해보라. 어쩌면 거기에 해답이 있을 수도 있으니 말이다. 



이제 '다른 사람의 설정값을 쓰면 안되는 이유' 세번째 여정을 마쳤다. 

왠지 이제는 화를 내며 돌을 던지는 사람이 나올 것만 같다. 

"자!  프린터도 같고, 조립도 잘했고, 펌웨어 설정값도 같아... 이제 됐지?  설정값을 써도 되는거지?" 


미안하지만, 아직 멀었다.  우리에겐 앞으로 3가지나 더 이유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4. 필라멘트가 다르다. 


두말할 나위 없다. 필라멘트가 달라지면 모든게 바뀐다. 

먼저는 온도조건이 달라진다.  

나는 필라멘트가 바뀔 때마다 처음에 한번은 온도 tower 를 만들어 대략적인 온도 범위를 확인해본다.  온도 tower 만드는 방법과 온도 범위에 따른 결과차이는 아래 영상을 참조하길 바란다. 

https://youtu.be/Co0Le0pYTzw


필라가 바뀌면 해당 필라의 적정 출력 온도는 달라진다. 

이유는 필라멘트 제조공장 사장님이 잘알지 싶다. 

위키피디아에 나와 있는 내용만으로 보자면 PLA 란 Polylatic Acid 의 준말로서

이를 만들기 위해 latic acid, lactide를 비롯 폴리머로 만들기 위한 금속첨가제와 추가 첨가물로 응축과 융합 과정을 거쳐서 나온다고 한다. (뭔말인지 하나도 모르겠다. ㅠㅠ)



그냥 뭐 복잡하다는 것이고, 여러가지 물질이 들어가서 만들어진다는 뜻이라 여겨진다. 이때 비결정질로 이루어진 PLA 는 물처럼 100도라고 하는 정확한 끓는 점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유리처럼 녹는 점의 범위가 상당히 넓다고 한다. 물질의 화학구조 자체가 그렇기도 하거니와 만들어지는 과정에 들어가는 첨가제에 따라서도 차이가 발생한다고 한다.  그래서 제조사가 어떤 공법으로 PLA 를 만들었는지에 따라 다르고, 제조 관리를 어떻게 했는지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심지어는 같은 회사에서 나온 다른 색깔의 필라멘트가 온도조건이 달라지기도 한다니깐 막연히 같은 PLA 라서 같겠거니 생각하다가는 망하기 십상이다. (색깔을 내는 첨가제 성분이 다르다나..)


그래서 필라멘트 마다 권장 온도조건이 다르다. 


만약 바뀐 필라에도 불구하고 기존 조건을 그대로 쓰면 어떻게 될까? 

별일 없을 수도 있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다양한 불량을 만날 수 있다. 

설명의 편의상 권장온도 레인지에서 가장 높은 한계점을 상한, 낮은 한계점을 하한이라고 해두자. (제조사가 제시하는 것이 아닌, temp. tower 를 통해 내 프린터의 센서 온도값으로 출력한 결과의 상한과 하한을 의미한다)

불량의 첫째는 압출불량이다.  만약 기존 온도조건이 새로 바뀐 필라멘트의 상한 혹은 하한에 가까울 때에는 제대로 녹지 않아서든 너무 녹아서든 압출불량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때는 '틱~ 틱~' 거리면서 제대로 익스트루더가 필라멘트를 밀어내지 못하고 결과적으로 출력물이 푸석해지는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둘째는 층간 결합력의 약화이다.  출력은 다 되었고 겉으로 보기에도 정상적으로 나온 것 같으나 바뀐 필라멘트의 온도 하한선에 가까울 경우에는 층간 결합력이 극히 약할 수가 있다. 이때는 해당 필라멘트에서는 온도 조건을 좀더 올려주어야 한다. 

셋째는 표면 불량이다.  앞서 소개한 영상에도 나와 있지만 필라멘트는 온도조건에 따라 표면 양상이 다르게 나타난다. 만약 온도가 상한에 가까울 경우에는 쿨링이 약할 때 층이 무너져 흘러내리는 모습을 볼 수가 있고, 하한에 가까울 경우에는 표면이 불투명한 결과를 보인다. 특히 녹은 필라멘트는 유체의 흐름을 띄기 때문에 속도와 가속도를 가지고 빨리 움직이는 노즐에 의해 표면 주름의 양상이 달라질 수가 있다. 특히 꺾이는 부분에서는 온도가 너무 높을 때 이 영향을 더 받게 된다. 

넷째는 거미줄이다. 동일한 리트랙션 값인데도 흘러 내리는 특성이 달라지기 때문에 상한에서는 거미줄이 더 많이 생길 수 있다. 

다섯째는 쿨링 부족이다. 이는 뽀족한 부분일 경우 특히 잘 나타날 수 있는데, 결국 해당 필라멘트에서 온도조건이 상한에 가깝다는 뜻이 될 것이다. 


최근 카페에서 필라를 바꾸었더니 문제가 발생하였다며 새로 바꾼 필라가 안좋다는 내용의 글을 본적이 있다.  샘플 필라는 정상이었는데, 새로 구입한게 엉망으로 나온다는 내용이었다. 이 경우 바꾼 필라 자체의 문제일 수도 있지만, 어쩌면 새로 바꾼 필라에 대해 이전 조건으로 그대로 진행한 문제일 수도 있다고 여겨진다. 필라를 바꾸면 조건을 변경해야 한다. 온도조건, 리트랙션 조건은 기본이다.  



5. 출력하는 환경이 다르다.  


현재 내 프린터는 아파트 앞 베란다에 위치해 있다. 

어떻게 하면 층간소음과 혹시 모를 미세먼지 등으로 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하다가 고육지책으로 마련한 장소이다.  

 


이 장소는 지난 12월 부터 옮겨져서 가끔 영상을 찍기 위해 방으로 이동할 때 외에는 늘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지난 겨울 나는 경험했다. 베란다 온도가 펌웨어 최저 셋팅값인 5도 미만으로 떨어져서 프린터가 작동을 안하는 경험을 말이다. 
현재 26도 정도 되는 온도를 가리키고 있지만 한여름이 되면 35도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어떤 변화가 있을까? 

5도에서의 출력과 35도에서의 출력은 같을 수 있을까? 

절대 그럴 수 없다. 

내가 아는 선에서만 한번 비교해보았다. (습도나 광량이나 밀폐상태인지, 챔버가 있는지, 챔버내 온도 조절이 가능한지 등등 변수는 너무나 많지만 일단 온도에 대해서만 알아본다)



해당 온도 구간에서 긍정적인 측면에는 빨간색 별 표시를 해보았다. 

겨울철에는 베드 안착과 수축때문에 골치를 썩어서 날씨가 따뜻해지면 되겠지 싶었는데, 더운 날씨에는 지난 포스팅에서 이야기한 열교환 문제로 인하여 불리한 점이 있게 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어느정도 출력 조건을 바꾸면서 적응이 가능한 부분이다. 

문제는 이렇게 환경에 따라 다른 출력상황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적용해보려고 한다는 데에 있다.  내가 겨울철에 셋팅한 값을 그대로 여름철에 적용하는게 불합리하게 보이는 만큼, 해당 프린터가 어떤 환경에 있는지 모르는 출력 조건을 다른 사람으로 부터 받아 그대로 적용한다는 것은 상식적이라 할 수 없다.  오히려 우리는 의심해야 한다.  그리고 내 환경에 따라 조건을 바꿔서 진행할 수 있어야 하겠다. 


자. 이제 마지막 단계를 앞두고 있다. 

그럴 가능성은 극히 적겠지만, 누군가가 "나는 동일한 프린터의 조립도 잘했고, 펌웨어나 사용하는 필라도 같다. 게다가 챔버를 구성해서 온도도 안정적이고 내가 조건을 공유하고자 하는 사람도 같은 환경이다.  이제는 설정 조건을 공유해서 써도 되는거지?"  라고 질문한다면,

나는 이것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라고 말하겠다. 

너무 비관적이라고 나무래도 어쩔 수 없다.  진실을 바라보자는 뜻이니깐 말이다. 



6. 출력하고자 하는 모델링이 다르다.  


이제 모든 구성이 다 같으니깐 나와 같은 프린터를 쓰는 사람의 조건을 받아서 쓰겠어. 라는 사람도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 출력하고자 하는 모델링의 차이이다. 

먼저 다음 출력물을 보자. 


<출처 : OC 카페 스코펫소님의 초미니 출력물 사진 중>


위 출력물은 SLA 나 DLP 등으로 출력한것이 아니라 우리가 지금까지 이야기한 FDM 방식의 프린터로 출력한 것이라고 한다.  엄청나게 작은 노즐을 사용했는지 싶었는데, 놀랍게도 0.4mm 노즐을 사용한 결과라고 한다.  어떻게 하면 이런 출력물을 만들 수 있을까? 수백만원짜리 프린터와 최고급 노즐을 이용해야만 할까?  물론 어느정도 하드웨어적인 안정성을 가져야 가져야 하겠지만 핵심은 속도에 있었다. 

스코펫소님은 이 출력물을 할 때 10mm/s 이상을 넘겨 진행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이상으로 하면 출력물이 제대로 형성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또 다른 사례를 들어보겠다. 



위 출력물은 일전에 한번 공유했었던 6cm 크기의 작은 에펠탑이다. 혹시 못보신 분들을 위해서 '작은 에펠탑 출력을 위한 5가지 Tip' 이라는 글의 링크를 공유하니 참고하길 바란다. 

http://bookledge.tistory.com/905


나는 위의 에펠탑을 80mm/s 의 속도로 출력하였다. 출력속도를 전혀 줄이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면 다른 출력물과 완전히 동일한 조건으로 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앞선 링크글을 읽어보신 분이라면 알겠지만 나는 3가지를 변경했다.  이동속도, 리트랙션거리, Horizontal Expansion .


이외에도 나는 출력을 할 때마다 조건을 바꾼다. 출력물의 형태에 따라 어떤 것은 layer height 를 올리고, 어떤 것은 온도를 낮추고, 경우에 따라서는 infill 의 양을 늘이기도 줄이기도 한다.  외벽의 두께를 조정하는 것은 늘상 있는 일이다. 


그래서 누군가 슬라이서의 설정값을 export 해서 보내줄 수 없느냐는 요청을 하면 매우 난감할 수 밖에 없다.  왜냐하면 매번 나는 다른 조건을 사용해서 출력을 하기 때문이다. 물론 표준적인 출력물의 경우 평균적으로 사용하는 조건은 있다. 하지만 그런 것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모델링을 불러와 형태를 보고 그에 맞춰 어떻게든 나름 가장 최적이라고 생각하는 형태로 조건을 바꾼다.  그것이 출력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서든, 필라를 적게 쓰고자 하는 목적에서든.. 아니면 출력물을 보다 매끄럽게 만들기 위해서든 매번 달라진다고 보면 된다. 

물론 이런 나의 편집증적인 완벽주의를 다른 사람들에게 강요할 생각이나 의도는 전혀 없다. 

다만, 내가 아는 것은 출력을 오래했던 선배님들, 고수님들은 대부분 나와 같이 출력물에 따라 매번 조건을 바꿔가면서 출력한다는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 분들의 조건을 받아보았자 크게 의미는 없다. 어차피 내가 출력하고자 하는 것과 다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는 위에 언급한 스코펫소님의 초미니 출력물에 사용한 출력조건을 받아서 쓴다고 해보자. 출력될때까지 답답해서 쓸 수야 있겠는가?


결론적으로 모델링이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출력조건으로 할 수 가 없다. 



마무리


지금까지 다른 사람의 설정값을 쓰면 안되는 6가지 이유를 생각해보았다. 

사실 지금껏 안되는 이유를 말했지만 현실적으로 갓 프린터 세상에 입문한 사람으로서 다른 사람의 설정을 전혀 보지 않고 맨땅에 헤딩식으로 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어느정도 참고를 하고 나서 조금씩 나의 상황에 맞춰 바꿔 가는게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따라서, 이번 포스팅 글은 제목대로 '다른 사람의 설정값을 쓰면 안되는 이유' 라고 생각하기 보다는 '다른 사람의 설정값을 쓰려고 할 때 고려해서 나의 상황에 맞춰 최적화 할 요소' 정도로 생각하는게 맞을 것이다.  또한, 내게 출력상의 문제나 출력물의 상태에서 오는 불량등의 문제가 생겼을 때 단순히 질문을 남기고 올라온 답변을 그대로 따라하기 보다는 여기 언급한 6가지 상황을 염두에 두면서 능동적으로 사고하며 적용을 해보는걸 추천하는 바이다. (실제로 답변하는 사람들은 당신의 프린터의 상태나,  조립의 차이, 환경의 차이, 필라멘트나, 모델링의 변수를 알지 못한다.)  반대로 말하자면, 질문의 글을 올릴 때는 자신의 프린터 종류, 출력환경, 펌웨어 버전, 슬라이서 버전, 필라 종류 등 기본적인 정보와 프린터 사진이나 불량 사진 하나 정도는 올리면서 질문하길 바란다. 그런 내용 없이 잘 안된다는 한두줄 글만으로는 절대 당신이 처한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을 것이다. 


아무쪼록 이렇게 긴 글을 읽어준 열정적인 독자분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즐거운 프린팅 생활이 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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