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강의 life - 일반고 혁신 워크샵]
- 일시 : 2019년 12월 17일
- 장소 : 현대호텔 목포
- 대상 : 고등학교 교감
- 주제 : 일반고 혁신 워크샵
이번 워크샵에서는 Random Word 라고 하는 도구를 사용하여 아이디어를 도출하였다.
사전 미팅을 할 때 이 방법을 사용하는 의도와 목적을 다르게 생각하는 퍼실리테이터들이 있었다. 물론 개념과 원리를 모른다고 하더라도 최종 결과물을 도출하는데는 어려움이 없을 수도 있으나, 이 도구가 지닌 매력을 좀더 자세히 알고 있다면 퍼실리테이션을 진행할 때 도움이 될 수 있을 듯 하여 이기회에 다뤄보고자 한다.
퍼실리테이터 중에는 random word 를 본주제에 들어가기 전에 하는 연습게임 정도로 생각하는 분이 있었다. 본격적인 아이디어를 내기 전에 가볍고 간단한 주제를 가지고 빠르게 가감없이 생각을 내놓는 훈련을 한다는 의미이다. 이것은 브레인스토밍의 원리인 비판금지와 질보다 양이라는 원칙을 잘 담아낸 해석일 수 있다. 하지만 random word 는 그에 그치지 않고 좀더 인지과학적인 측면의 접근이 있다. 우리의 뇌는 한가지 주제에 대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단어군들을 가지고 있다.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으나 인류 전체를 보면 크게 다르지 않은 단어그룹을 생각해낸다. 예를 들어, 요리 라는 주제에 대해 계란 후라이, 백종원, 양파썰기, 쉐프, 라면 등등의 이야기를 할 수 있으나, 갑자기 화성탐사, 공룡, 소크라테스 등의 단어로는 연결되지 않는다. 뇌의 측면에서 연구자들은 이를 '신경가소성' 이라고 하고 이러한 심리적 흐름을 '휴리스틱' 이라고 표현한다.
이런 휴리스틱은 주제 자체에 대한 개개인의 한정된 범위의 생각 때문에 그 나름의 벽을 만들어 더이상 확장되는 것을 제한한다. 하지만 전혀 다른 영역의 생각을 가지고와 배치를 시키면 두뇌는 이것들을 연결시키려고 애쓰는 가운데 생각지도 못한 아이디어를 내놓게 된다. 예를 들어보자. 바퀴를 떠올리면 자동차 바퀴, 둥근 것, 수레, 등등을 생각하고, 신발을 떠올리면 발, 평발, 에어쿠션, 농구화 를 생각한다. 그러나 바퀴와 신발을 함께 생각하게 되면 바퀴달린 신발, 인라인스케이트나 힐리스 등의 바퀴신발의 아이디어가 자연스럽게 나온다. 이 과정은 큰 에너지가 들지 않고 이종의 사물을 가깝게 놓아두는 것만으로도 우리 뇌가 가지고 있는 완성충동을 이용해 융합적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다.
Random word 도 마찬가지의 원리가 작용한다. 말도 안될 정도의 주제와는 멀어보이는 내용에 대해 적다가 그 나온 내용을 주제와 연결시키려고 하면 갇혀진 생각으로 부터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는 기폭제가 된다. 회의 아이디어가 진전이 없고 뭔가 돌파구가 필요할 때 이 방법을 써보기를 바란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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