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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경영/독서 휴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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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의 독서휴식] 숨 EXHALATION - 테드 창 [김성민의 독서휴식 - 숨]“그 무엇도 과거를 지울 수는 없습니다. 다만 회개가 있고, 속죄가 있고, 용서가 있습니다. 단지 그뿐이지만, 그것으로 충분합니다.” "제가 요즘 테드 창의 숨 이라는 단편집을 읽고 있는데 어떤건 SF같지 않은 것도 있던데 어떻게 보시나요?" SF소설 평론가와의 만남 때 내가 했던 질문이다. 그러자 "테드 창은 2000년대를 대표하는 SF 작가입니다. 과학분야 노벨상에 해당하는 휴고상을 네번이나 수상한 데다 내놓는 작품마다 SF의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SF 영화는 좋아하지만 사실 소설로 읽은 적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테드 창의 첫 단편집인 '당신 인생의 이야기'를 읽을 때도 느꼈지만 이 사람은 천재다. 이 책 첫 단편인 '상인과 연금술사'를 보면..
[김성민의 독서휴식]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 류시화 [김성민의 독서휴식 -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관계가 공허해지는 것은 서로를 모르기 때문이 아니라 안다고 착각하기 때문이다. p.209 책 겉표지 띠지에 있는 사람은 락커 박완규씨가 아닌가? 그렇다 나는 류시화 라는 시인의 얼굴을 처음 본 것이다. 이름은 많이 들어봤던 시인이지만 '류시화' 라는 이름만 들었을때 느껴지는 선이 고운 남자라는 이미지는 전혀 없었다. 첫번째 에피소드에 나오듯이 '장발을 한 낯선 자가 여름인데도 검은색 바바리코트를 입고 자신들의 신성한 터전을 광인처럼 중얼거리며 어슬렁거리는' 그런 모습이 류시화 시인이었다. 어쩌면 의도한 것일까? 그의 이름과 나타난 외모사이의 차이를 바라보는 나의 느낌과 시선을 고스란히 에세이의 내용으로 가져왔다. 책 제목인 '좋은지 나쁜지 누가 아는가'..
[김성민의 독서휴식] 1984 - 조지오웰 [김성민의 독서휴식 - 조지오웰 1984] “과거를 지배하는 자는 미래를 지배한다. 현재를 지배하는 자는 과거를 지배한다” 라고 당의 슬로건은 말한다. p.48 조지오웰의 동물농장에 이어 1984를 읽게 되었다. 그래서인지 1984에 나오는 배경이 돼지들에게 지배받는 농물농장의 세계와 매우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도 작가는 두 소설에서 모두 전체주의 독재에 대한 경계심을 이야기하고자 했던게 아닌가 싶다. 그런데, 가볍게 우화와 풍자적으로 읽었던 동물농장에 비해 1984는 책의 마지막을 읽고 나서 뭐라 말할 수 없는 찝찝함이 밀려온다. 보통 헐리우드 영화에서는 독재를 항거한 비밀조직이 혁명을 일으켜 해피엔딩의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게 일반적이었는데 이 책은 그러지 않아서일 것 같다. 마치 영화 메트..
[김성민의 독서휴식] 싯다르타 - 헤르만 헤세 [김성민의 독서휴식 - 싯다르타] 난 이렇게 믿기 시작하였네. 알려고 하는 의지와 배움보다 더 사악한 앎의 적은 없다고 말이야 p.35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과 참으로 안다는 것은 다르다. 수많은 육아서를 탐독해서 아이키우는 법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그러나 그가 진정 자신의 아이를 낳아 키워보지 않는 한 참으로 아는 것은 아닐 것이다. 깨달음의 여정에 오른 이 책의 주인공 싯다르타도 이와 같은 사실을 알게 된 것이 아닐까? 싯다르타를 읽기 전에 나는 이 책의 주인공이 석가모니 고타마 싯다르타인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막연히 석가모니가 깨달음을 얻기까지의 이야기를 소설적 요소를 가미해 만든 내용인줄 알았더니 동시대의 다른 인물이 주인공이었다. 이 주인공은 처..
걸리버 여행기 - 조나단 스위프트 [김성민의 독서휴식 - 걸리버 여행기] 왜 이 책을 신성모독적이라 평가했는가?왜 이 책을 금서로 취급하고 저자에게 야유를 퍼부었는가?왜 이 책을 마음대로 삭제하여 아동용 도서로 왜곡했는가?왜 이 책의 4부를 누구도 읽어선 안되는 딱지를 붙였는가? 책 표지에 적혀 있는 문구들은 출판사 마케팅의 목적으로 자극적인 표현인 경우가 많고 심하면 책 내용과 다르거나 상반된 경우도 있다. 그래서 독서활동 초기에는 책 표지의 글만 보고 혹해서 책을 구입했다가 실망을 한적도 많았다. 그러나 걸리버여행기 무삭제 완역본이라고 하는 이 책의 표지 문구는 전혀 과장이 아니었다. 어린시절 재밌게만 읽었던 동화가 이처럼 파격적인 내용이었다니 책을 끝까지 읽어보지 않았다면 믿지 못했을 것이다. 걸리버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듯이 소인..
[김성민의 독서휴식] 어린왕자 - 생텍쥐페리 [김성민의 독서휴식 - 어린왕자] “비밀 하나를 알려 줄게. 아주 간단한 건데.마음으로 봐야 잘 보인다는 거야. 정말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거든.” 여러분은 어린왕자를 읽어보셨나요? 아마도 살면서 한번쯤은 코끼리를 집어삼킨 보아뱀에 대한 내용이나 '네가 4시에 온다면 3시부터 행복해질꺼야' 라는 이야기를 들어보셨을 겁니다. 어린시절 마냥 동화책으로만 읽었던 어린왕자를 어른이 되어 다시 읽어보면 어떨까요? 실제로 주변에 어린왕자를 매년마다 한번씩 읽는다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저는 그때 그 사람을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어린왕자를 매년마다 본다고? 그럴 만한 책인가? 최근 몇달에 걸쳐서 어린왕자를 오디오북으로 그리고 책으로 네 차례정도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러고 나니 매년마다 다시 본다는 그 사람의 ..
[김성민의 독서휴식] 이반일리치의 죽음 - 톨스토이 [김성민의 독서휴식 - 이반일리치의 죽음] "사회적인 관점에서 볼 때 나는 산에오르고 있었어. 근데 사실은 정확히 그만큼 내 발아래에서 삶은 멀어져가고 있었던 거야." p.108 인생의 의미를 치열하게 고민했던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 그의 후기작품들은 이렇게 죽음에 대한 내용이 많았다. 이 작품은 45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죽음을 맞이한 법조인 이반일리치의 장례식 장면으로 부터 시작한다. 각자의 삶의 자리에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이반일리치의 부고 소식이 전해지고 귀찮은 듯 찾아간 장례식장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마음에서는 죽은자의 애도의 모습은 보이질 않는다. 그저 남들이 하는 것처럼 풀죽인 얼굴에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라는 영혼 없는 멘트를 날릴 뿐이다. 죽은 이반일리치의 직장동료였던 표트르..
[김성민의 독서휴식]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 채사장 [김성민의 독서휴식 - 우리는 언젠가 만난다] "질문은 숙제가 아니라 열쇠다. 적합하고 정확한 질문은 진리의 빗장을 풀고 우리를 세계의 비밀 안으로 들어서게 한다." p.229 우리는 저마다의 인생관 역사관 세계관 등을 갖는다. 여기서 관(觀)이라고 하는 것은 세상을 바라보는 틀 혹은 창문으로 이해 될 것이다. 이런 저마다 가지고 있는 다른 관점들은 질문으로 부터 나오는 것이 아닐까? 컵에 물이 반이 차있는 것을 보고 누군가는 "왜 컵에 물이 반 밖에 없을까?" 라며 원래 물은 전체가 가득 차있어야 하는데 왜 없어졌는지에 대해 탐구한다. 언뜻 그의 생각이 질문을 야기시켰다고도 볼 수 있지만 무심코 나온 그 질문이 이전에는 없던 전제를 떠올리게 한 원인일 수 있다. 다른 이는 "왜 컵에 물이 반이나 담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