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지의 삼디 Life - 쿨링의 중요성]
최근 나는 노즐셋 e3d V6 의 direct 하우징을 변경하였다.
아마도 그 이후부터였던 걸로 기억한다.
출력물에 하나둘씩 문제가 생기기 시작하는 것이었다.
대표적인 결과물이 그루트의 뒷머리였다.
가지런히 올라가야 할 뒷머리가 뻗쳐서는 볼성사나운 출력물이 나왔다.
나는 그 이유를 쿨링에 있다고 생각했다.
여기 증거가 있다.
오른쪽 하단이 찌그러져 있는 것을 보게 되는데
출력물 방향을 180도 돌려서 출력하면 반대편에 같은 형태가 발생한다.
정확히 쿨링이 되고 있는 곳에서 노즐 기준으로 반대편이 저렇게 되는 것이었다.
출력 상황을 관찰을 해보니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건 비단 오버행 영역에서만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었다.
동일한 레이어에서 평면으로 출력을 진행하는데 쿨링 덕트의 반대편의 형태가 제대로 굳지 않아서 들려 올라오는 상황이었다.
오버행 구간에서는 이 부분 때문에 지저분하게 찌그러진 결과를 냈던것이다.
즉, 쿨링 문제라고 나는 확신하였다.
나름 좀더 컴팩트하고 좋아보이는 하우징으로 교체를 했는데
하우징을 바꾸는 과정에서 쿨링 덕트를 기존에 내가 사용하던 mistral 2.0 형태를 사용하지 못하고, 해당 하우징과 함께 들어 있는 덕트를 장착하여야만 하였다.
이 덕트 장착 위치를 나중에 확인을 해보니깐 정확히 중간도 아니고 노즐 중심으로 부터도 너무 떨어져 있는 것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안되겠다 싶어 Fusion360 을 이용해서 맨땅헤딩하면서 덕트를 디자인해 보았다.
기능은 익스트루젼 정도 밖에 알지 못하는 내게는 정말 어려운 작업이어서 처음에는 허접한 덕트하나 만드는데 3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다.
나중에는 좀더 손에 익기도 하고 좀더 맞춤형으로 하는 기능들을 익혀서 90도 꺾인 방향의 양방향에서 불어주는 형태로 만드는 실력이 되기도 했다. 다음 사진은 최종 디자인이다.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기존 mistral 방식과... 나름 괜찮을 것 같은 방식을 섞어서 주먹구구로 만들었던 것들인데 결론적으로는 모두 실패했다. ㅠㅠ
그 많은 시간을 들여서 쿨링 덕트를 바꾸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베이비그루트의 뒷머리 뻗침은 해결되지 않는 것이었다. 흔한 말로 멘붕의 순간이었다.
이걸 어쩌지? 팬을 양방향으로 2개 달아서 쿨링을 해줘야 한단 말인가?
그럼 익스트루더 쪽이 너무 복잡해지는데?
이런저런 온갖 생각을 다하게 되었다.
그러던 중 모든 문제는 현장에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그냥 출력 결과물만 보는 것이 아니라 출력 상황을 계속 해서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러니깐 뭔가 다른 것을 보게 되었다.
기존에는 첫레이어 올리고 나서 두번째 레이어가 시작될 때 팬이 돌기 시작하면
안정화 되기 전까지 처음 10~20초 정도 거친 팬도는 소리가 났었는데
그 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팬이 안도는 것은 아니었다. 분명히 도는데
처음에 '시리리리리링~~' 하면서 최고속도로 회전할 때 거친 마찰음이 나지 않는 것이었다. 뭔가 부드러워진것처럼 조용히 팬이 돌아간다.
그래서 Tune 에 들어가 fan speed 를 보니 255 로 최고 값이 설정된건 맞았다.
손가락으로 돌아가는 팬을 건드려 보았다.
살짝만 압력을 줬는데 그냥 멈춰 버렸다.
"이게 이렇게 쉽게 멈춰졌던가? "
그때 나는 직감했다. 아... 팬이 맛이갔구나...
그래서 아무리 팬덕트를 여러차례 수정해가면서 끼워넣고 해도 안되는 거였구나.
그동안 헛짓을 한거라는 허탈함이 몰려왔다.
그래도 어차피 살거라면 마지막으로 한번 팬에 기름칠이라도 쳐보자 싶었다.
그래서 스티커로 붙어 있는 부분을 떼고 가운데 구멍사이로 보이는 베어링 부위라고 여겨지는 곳에 자전거 체인 기름으로 사두었던 윤활제를 치익~하고 뿌려보았다.
그리고 전원을 연결하고 팬을 돌려보았다.
'휘이이이잉~~'
팬소리가 다르다. 아니 나오는 바람의 세기가 다르다.
팬 돌아가는 쪽에 손가락을 가져다 대어본다. 손톱이 갈린다. 잘 멈춰지지 않는다.
그만큼 세게 돌고 있다는 것이다.
유레카!!!
이렇게 조치한 팬을 다시 프린터에 장착하고 뒷머리 뻗침 그루트의 동일한 Gcode 를 이용해 출력해보았다.
결과는 다음과 같다.
<왼쪽이 조치 이전 / 오른쪽이 팬 기름칠 이후>
늘 삽질을 하면서 느끼지만
원인을 지레짐작하고 덤벼들다보면 엄한데 시간을 쏟게 되는 것 같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의 팬덕트 만들기를 통해서 Fusion360 의 기능들을 더 깊이 알 수 있는 시간이 되어서 그다시 시간 낭비라는 생각은 안든다.
삽질도 쌓이다 보면 실력이 되는게 아닐까? ㅎㅎ
이번 그루트 뒷머리 뻗침 불량을 통해서는 쿨링의 중요성을 새삼 다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고 본다.
모두들 즐거운 프린팅 생활 되시길 ....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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