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독서경영 - 부자들의 생각법]
"그래서 얼마나 버셨어요?" p.243
정통경제학에서는 소비와 선택에 있어서 사람은 이성적인 판단을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심리학자로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다니엘카너먼은 사람들의 선택은 다양한 심리적 요인에 의하여 달라질 수 있음을 주장하며 행동경제학이라는 분야를 열었다. 이 책은 다니엘카너먼을 비롯한 여러 행동경제학 관련 서적에 나오는 수 많은 예시들을 독자의 입맛에 맞게 풀어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저자인 하노 벡은 한 때 독일 최고의 언론인상을 받을 정도로 경제분야의 유명 기자였으나 한번의 커다란 주식투자의 실패로 불명예를 얻는다. 이 후로 저자는 사람들이 투자에 실수를 하는 이유에 대해 파헤치다가 행동경제학적 관점에서 자신의 실수를 이해하고 이 책을 써내게 되었다.
책의 원제는 'Geld Denkt Night' 라는 독일어로 되어 있는데 그 뜻을 해석해보면 '돈은 생각하지 않는다' 라는 말이다. 이것이 우리나라에서 번역출판이 되면서 '부자들의 생각법' 이라고 바뀌었는데, 독서모임에서 이 책을 함께 보았던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제목은 '미끼'였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 책에는 부자들의 생각법은 나오지 않는다. 적어도 한 두명정도의 부자라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 생각을 기술한 내용이 나오지 않을까 했는데 전혀 없다. 저자가 생각하기에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심리적인 이런저런 요인들을 배제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생각의 바탕위에 쓰여졌기 때문이다.
여러 행동경제학을 설명하는 심리실험이 나오는데 그중 재미나고 대표적인 것 하나를 이곳에서 소개하고자 한다.
마을 주민 600명이 전염병에 걸렸다고 가정해보자. 두 가지 치료법이 있는데 당신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A 치료법을 쓰면 200명을 구할 수 있다.
B 치료법을 쓰면 600명 모두 구할 확률이 3분의 1이고 아무도 구하지 못할 확률이 3분의2이다.
당신은 어떤 치료법을 사용하겠는가? 먼저 정하고 나서 다음문제로 넘어가보자
그리고 두번째 질문이 이어진다.
마을 주민 600명이 전염병에 걸렸다고 가정해보자. 두 가지 치료법이 있는데 당신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C 치료법을 쓰면 400명이 죽는다.
D 치료법을 쓰면 아무도 죽지 않을 확률이 3분의 1이고 600명이 다 죽을 확률이 3분의2이다.
이번에는 어떤 치료법을 사용하겠는가?
자, 어떤 선택을 하였는가?
여러번의 실험을 통해서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A와 D 를 선택한다고 한다.
사실 첫번째 제시한 질문과 두번째 질문은 전통적 경제학의 관점에서는 정확히 같은 말이기 때문에 동일한 선택을 해야만 된다. 즉 A 를 선택한 사람은 C 를 선택하고, B 를 선택하겠다고 한 사람은 D 를 선택해야만 논리상 말이 된다. 왜냐하면 그렇게 짝지어진게 정확히 같은 말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이상하게도 살릴 수 있다는 말에는 안정적인 A 를 선택하고, 죽을 수 있다는 말에는 확실히 죽는 경우보다 확률상 죽지 않을 수도 있는 D라는 '모험'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 글을 쓰는 나도 예외는 아니었다. 사람들은 이익에 대해서 말할 때보다 손실에 대해 말할 때 더욱 모험적이고 적극적으로 변한다고 한다. 예를 들면 '이 화장품을 사용하면 피부가 좋아질 것입니다' 보다는 '이 화장품을 사용하지 않는다면 피부노화를 막을 수 없게 될 것입니다' 라는 말이 화장품에 눈길을 한번은 더 가게 만들 수 있다는 말이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손실회피심리' '매몰비용 오류' '정박효과' '사후가정사고' '사후확증편향' 등 다양한 심리적 오류에 따른 잘못된 투자 결정을 일으키는 내용들로 책이 구성이 되어 있어서 심각한 심리학책을 읽는다기 보다는 재미난 퀴즈를 풀어가는 느낌으로 책을 보게 된다.
행동경제학 관련 책을 몇권 본 사람이라면 이미 어디선가 보았던 사례들이 많이 나오고 있음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처음 행동경제학을 접하는 독자들이 읽기 쉽게 썼다는 점이 이 책의 장점이며 그런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책 속의 명언>
- 자신의 약점과 실수를 아는 사람만이 변할 수 있다. p.14
=> 모든 자기계발과 창의성에 있어서 핵심이 되는 말이 아닐 수 없다. 변화는 자기인식에서 부터 시작한다. 자기 자신의 불완전함을 인식하는 사람은 변화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자신이 완벽하고 더이상 변할 필요가 없다고 인식하는 사람이야 말로 가장 고집불통의 변화가 어려운 사람일 것이다. 창의력도 마찬가지다. 스스로 창의적이라고 말하며, 이것이 창의력이다 라고 말하는 사람이 가장 창의성에 막혀 있는 사람일 가능성이 크다. 내가 생각하는 창의력이 전부가 아닐 수 있음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놓는 사람은 더 나은 생각을 받아들일 수 있게 된다. 돈관리도 그렇고 인간관계도 마찬가지가 아니겠는가. - 챠트 분석을 둘러싼 논쟁은 ‘미래는 정해져 있는가?’ 라는 철학적 질문으로까지 이어진다. p.55
=> 동전던지기를 해서 앞면이 나오면 100원을 받고 뒷면이 나오면 100원을 뺏기는 게임을 한다. 그리고 그 진행사항을 그래프로 표시하면 어떤 경향과 추이가 형성된다. 실제 시뮬레이션을 해보니 다음과 같은 양상을 띄었다.
앞면은 +1 이고 뒷면이 나오면 -1로 표시했다. 그랬더니 뒷면이 연속으로 8번이 나오는 상황도 발생했다. 완벽하게 하락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세번 오르락내리락 하고, 크게 한번 올랐다 떨어지고 나서는 급격히 하락한다고 판단할 수도 있으나 알다시피 동전던지기는 순전 우연의 산물이다. 저자는 우연을 우연으로 보지 않고 논리를 끌어오는 우리의 심리적 오류를 집어주면서 챠트를 가지고 하는 기술적분석을 비판하고 있다. 만일 챠트분석이 맞다면 미래는 정해져 있다는 운명론과 연결이 된다는 뜻인데, 동전한개속에서 의미있는(?) 추세를 보이는 걸 봐서 우리는 너무 챠트를 맹신하고 있었던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 전문가가 미국의 모기지론 사태가 일어날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말하면 나는 항상 반문한다. "그래서 얼마나 버셨어요?" - 사후 확증편향 오류를 잠재우기 p.243
=> 무슨 일만 일어나면 '내 이럴 줄 알았어' 하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똑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바닥에 위험한 물건이 놓여 있어서 누군가 부딪혀서 다쳤을 때, "안 치우고 있더라니, 내 이럴 줄 알았지!" 라고 말하는 사람이다. 그러나 실은 알았다고 착각하고 있을 뿐이지 전혀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알고 있었다면 왜 나서서 치우지 않았겠는가? 누군가 위험물에 부딪혀 다칠 줄 알면서도 안치웠다는 것은 해를 끼치려고 노린것인가? 마찬가지로 투자에 있어서도 "이게 뜰 줄 알았어" 라고 자신의 예지력을 과신하는 사람에게 물어봐야 하는 말이 "그래서 얼마나 버셨나요?" 라는 말이다. 이것은 실제로 안 그랬음에도 사건 이후에 자신을 과대평가하며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착각하는 사후 확증편향의 오류를 잠재우기 위한 방법이다. 자산관리사가 여러분에게 와서 투자하라고 현란한 논리를 펴며 유혹할 때 꼭 이 말을 해보길 바란다. "그래서 얼마나 버셨어요?"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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