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독서경영 - 크로스]
내가 찍는데도, 나의 진짜 모습이 아니라
‘가장 왜곡된 모습’을 담아낸다는 점에서
셀카는 ‘삶의 기록’이 아니라 ‘욕망의 기록’이다. p.127
한 독서토론 모임의 진행을 부탁 받고 선정된 도서로서 읽게 된 책이다. 책은 전화번호부 같은 책이 있고, 논문과 같은 책이 있다. 논문과 같은 책은 기승전결이 있고 책 전체를 관통하는 논리 전개가 있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지 전체 윤곽을 가늠하고 이해를 할 수 있는 책이라고 한다면, 전화번호부 같은 책은 굳이 처음부터 본다는게 의미가 없을 정도로 각 챕터별로 색다른 주제들로 엮인 책을 말한다. 이 책은 전화번호부와 같은 책의 대표적 형태를 따른다. 저자는 21세기를 의미하는 21가지의 주제에 관하여 저마다 생각하는 내용을 거침없이 풀어내가고 있다. 각 주제별로 2명의 저자가 자신의 생각을 적었기 때문에 모두 24가지 칼럼을 읽는다고 생각하면 될 것이다. 이런 형태의 책에서는 가장 관심이 가져지는 주제를 별도로 뽑아서 읽어보고 흥미가 있으면 나머지를 계속 읽어가는 방식의 독서법을 사용하면 좋을 것이다.
대한민국 최고의 입담꾼 중 손안에 드는 두명이 만났다. 한 사람은 미학, 철학, 정치, 문화 할 것 없이 다방면에서 시대적 담론들을 거침없이 이야기해왔던 논객이고, 다른 한명은 과학분야에 저명한 교수이며 천재과학자이고 베스트셀러 저자이기도 하며, 두번째 분 역시 입담에 있어서는 그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 분이다. 이런 두 명이 만나서 나온 책이니 읽히는 글맛은 이미 예상할 만한다.
21가지 주제를 하나씩 풀어나가면서 두명의 저자는 미래사회와 인간의 욕망이라는 관점을 가지고 현상을 바라보았던 것 같다. 마이너리티 리포트에서 나오는 미래를 예지하는 능력이 책 후반의 위키피디아와 구글의 빅데이타와 연결이 되면서 예지라는게 결코 머나먼 별의 이야기를 하고 있지 않다는 느낌을 준다. 스타벅스와 셀카, 생수를 이야기하면서 인간의 욕망이 빚어낸 사회 문화 현상들에 대한 이야기로 이끌어 간다.
전혀 걸릴것이 없이 술술 풀어내가는 두 저자의 글을 읽는 것 만으로 그동안 생각지 못했던 주제에 대해 다른 관점의 생각을 갖게 되는 시간이 될 것이다. 간접경험을 통해 자기 성장을 독서의 목적으로 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인문학적이며 과학적인 상식들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이 책에서 아쉬웠던 점은 각 주제에 대해서 두명의 저자가 토론이나 토의의 과정을 거쳐 나온 글이 아니라는 점이다. 몇몇 주제에 대해서는 두명의 저자가 동일한 사례와 내용을 써놓아 중복된 느낌도 있고, 각자의 공간에서 따로 작성한 칼럼들을 하나로 모아놓은 책이기에 과학과 철학의 경계선상에서 무엇가 새로운 촉발이 있길 책에서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아마도 그런 새로운 촉발의 과정은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스스로 해나가야 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책 속의 명언>
이 거대한 우주 앞에서 ‘인간의 과학적 탐구’란 기껏해야 ‘장님 코끼리 만지기’에 불과하겠지만, 코끼리를 만진 장님들이 만나 소통한다면 제대로 된 코끼리를 못 그려낼 것도 없지 않은가! p.11
=> 머릿말에 나오는 이 비유 때문에 나는 이 책이 두명의 저자의 대담과 주제에 대한 고민과 토론을 통해 나온 책으로 오해를 하며 읽어가게 되었다. 결국 이 책은 저자 2명이 따로 자신이 생각하는 코끼리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다행인것은 두명모두 자신의 분야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영역에 까지 어느정도의 배경지식이 있어서 보통사람보다는 폭넓은 식견에서 각 주제들을 풀어내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 이 말에서처럼 장님이 코끼리를 제대로 그려내고자 한다면, 반드시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소통의 문화가 전제가 되어 있어야 할 것이다. 각자가 따로 자신이 말하는 것만 옳다고 여기는 문화에서는 여전히 코끼리는 그려낼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인간이 하루에 먹는 물 소비량은 약 2리터, 1년이면 730리터, 70년이면 5만 1100리터. 평생 먹을 물을 프랑스 고급 생수 ‘에비앙’으로 채우려면 7700만원, ‘제주 삼다수’로 채우려면 2100만원 정도가 든다. 그러나 수돗물로 채운다면 단돈 1만6380원. p.187
=> 영화 써니에서 친구들끼리 얘기하는 장면이 떠오른다. 한 친구가 "야~ 우리 미래에는 물도 막 돈주고 사먹고 하는 날이 오지 않겠니?" 라고 하니, 옆에 있던 다른 친구가 "이~ 미친뇬~"
10여년 전만해도 물을 돈주고 사먹는다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던 우리인데, 이제는 물을 죽은물과 살아 있는 물로 구분해서 '생수'를 사먹게 되었다. 지금은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지만 미래에는 당연한 것이 되어버릴 것이 또 뭐가 있을까? 그 지점에 미리 가서 준비하고 있는 사람에게 기회가 만들어지지 않을까 싶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정보를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정보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조직하는 것이다. p.48
=> 이 책에서 23andme 라고 하는 특별한 검사를 진행하는 회사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그 회사는 구글에서 투자하고 있는 회사로 미래 엄청난 수익을 낼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 검사는 너무나 간단하다. 현재 23andme.com 에 들어가서 $99를 결재하면 작은 상자가 집으로 배달이 되고 그 상자의 킷트에 침을 뱉여서 다시 보내면 8주안에 자신의 DNA 를 분석하고 예상 질병등을 모두 진단한 결과를 보내오는 방식이다. 간단한 침 한방울로 검사가 이뤄지는 것도 놀랍지만, 이렇게 개인별로 얻어진 DNA 데이타가 구글에 쌓이게 된다면 나중에 그것을 이용해서 어떤일을 하게 될지 생각하다보면 슬슬 구글이 무서워지기도 한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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