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강의 Life - 함께 참여하는 교사모임 만들기 퍼실리테이션]
- 일시 : 2017년 1월 15일
- 장소 : 한신교회 새가족실
- 대상 : 한신교회 교회학교 교역자
- 주제 : 교사모임을 위한 퍼실리테이션 기법
소통의 어려움을 겪고 있고 좋은 회의를 위한 열망은 비단 기업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과거에는 종교지도자가 월등히 높은 학문적 지식을 가지고 있었고, 참여하는 신도들은 위에서 내려온 결정에 그대로 따르는 형태가 일면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교회 모임이 다양화되어지고 신도들의 특정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역량이 높아져가는 시대에는 변화가 필요하다. 교역자들은 모든 결정의 책임을 자신이 지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전문분야가 아닌 영역에 대해서도 역할을 강요받고 있고, 섣부른 결정에 의해 교회 공동체 전체가 혼란을 겪게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로 인한 사역에 대한 무거운 업무 강도로 인해 보다 본질적인 것에 집중할 힘을 흩어놓기 까지 하는 모습을 통해 우리는 달라져야 할 필요성을 느낀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신학적인 쟁점과 신앙의 순수함을 유지하고 교회로서의 방향을 정하는 일에는 목사와 전도사들이 해야하지만, 교회모임의 운영적 측면과 활동내용에 대한 것은 교회 봉사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만들어가는 모습을 보이도록 하는게 좋을 것이다. 그러나 교역자들은 이렇게 말한다. '신자들은 자발적으로 뭔가를 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결정을 해줘야 하죠', '주중에 세상에서 힘겹게 일을 했는데, 주일에 교회까지와서 일을 하게 하는게 맞을까 싶어요. 교회일은 교역자들 몫이지요' 과연 성도들은 교회에서 누군가에게 지시를 받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더욱 즐거운 일일까?
일반 조직과 기업에서도 대표가 원하는 것은 종업원의 자발적이며 주인의식을 가지고 일을 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주인의식을 종업원에게 기대할 수 있을까? 주인의식을 요구하려면 그들이 주인이 되도록 해줘야 한다. 회사의 지분을 가져 주인이 될 수도 있지만, 내가 하는 일에 대한 주도적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지고, 그 결과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주인일 것이다. 교회 모임에서도 성도들이 의견을 안낸다고 하소연하는 뒷편에는 의견을 내게 하는 제대로된 멍석이 준비되어 있지 않기 때문인 경우를 왕왕 볼 수 있다. 어찌보면 가장 권위적인 조직은 교회조직인지도 모른다. 목사와 전도사도 신이 아니라 하나의 역할을 맡은 사람일 뿐인데, 마치 절대 권력을 가지고 영적 능력을 휘두르는 사람인 것 처럼 신도들을 대할 때면 뭔가 크게 잘못되었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그런 상황에서 목회자의 생각과 다를지 모르는 의견을 내는 것은 크나큰 용기가 필요하거나, 아니면 그 사람 자체가 뭔가 문제가 있는 사람일 경우에 한해서다. 흔히 직분을 맡게 되면 직분자에게 하는 설교로 '맡은 자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라' 라는 설교는 사회에서 통용되는 흔한 말로 '까라면 까' '시키면 시키는대로 해' 와 무엇이 다른지 싶다. 실제로 맡은자에게 충성이라는 성경 고린도전서 4장의 말씀은 직분받은 누군가에게 앞으로 내말 잘들어라. 라며 하는 것이 아니다. 사도바울이 자신을 하나님의 비밀 맡은 자로서 그 맡은 자에게 구할 것은 충성이니깐 충성되이 사역을 감당하겠다는 자기 선언이며, 가슴깊은 곳에 비밀맡은 사도로서의 자부심이 가득한 고백이다. 누군가에게 명령하는 구절이 아니다.
내용에서 잠시 벗어났지만, 그래서 우리 교회모임에는 퍼실리테이션이 필요하다. 참여한 한 사람 한사람을 귀하게 여기며, 그들의 한마디 한마디를 소중하게 듣고.. 함께 좋은 교회를 만들어가게끔 하는 기법이 바로 퍼실리테이션이다. 이렇게 될 경우 교회 교역자들의 어깨에 짊어진 짐은 훨씬 가벼워 질것이며, 교회를 만들어가는 것은 한두명의 소수 개인이 아니라, 하나님의 성도들 모두가 될 것이다.
교회의 미래를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곳이라면 바로 교회학교(주일학교) 부서일 것이다. 그 부서의 교역자로 섬기는 사역자들은 남다른 사명감과 헌신이 있을 것이라고 본다. 그 모임을 더욱 잘 운영하기 위해 마련한 워크샵 시간에 우리는 좋은 소통과 회의를 위한 방법들을 나누고 오랜시간동안 현재 일어난 문제들에 대해 토론하며 문제에 대한 좋은 해결점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한번의 워크샵으로 끝나는 것은 아닐 것이다. 지속적으로 좋은 모임을 위한 노력과 나와 다른 의견을 지닌 사람들에 대한 인정과 관심들이 긍정적 교회 모임을 만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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