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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프린팅/삼디생활

[김성민의 삼디 Life] 3D 프린터로 아이들과 놀기

[김성민의 삼디 Life - 3D 프린터로 아이들과 놀기]


제목은 3D 프린터로 아이들과 놀기 라고 적어놓고

실제로는 아빠의 장난감 놀이...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아빠들의 장난감 3D 프린터 활용에 대한 이야기를 몇차례 해볼까 합니다. 




실제로 3D 프린터를 조립하기 전부터 의문은 있었습니다.

과연 이걸 만들어놓는다고 해서 뭐에 쓸 것이냐 하는 의심이었죠.


한때 3D 프린터가 미래 제조업을 다 바꾸고

개인이 생산의 주체가 되는 제조의 민주화가 펼쳐질 것이다 라는 

전망도 있었지만

아직 그런 수준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 3D 프린터를 저가의 조립식이긴 하지만 하나를 만들어놓은 시점에서

직접 사용하며 느껴보니 그 가능성과 한계에 대해 보다 직접적으로 알 수 있게 되는 것 같습니다. 


생각해보면 집에 있는 일반 2D 잉크젯 프린터의 경우도

회사 일에 필요한 문서를 급하게 집에서 출력하거나

아이가 학교에서 뭔가 과제를 할게 있어 사진 뽑아와야 한다거나 할 때

그런 아주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잘 사용되지 않습니다. 

아이들 키우다보니 칭찬스티커 나무 만들어 출력해 붙여놓는다고 사용했지

대부분은 그런 특별한 이벤트를 만나기 전에는 먼지가 소복히 쌓인채 한구석에 잠들어 있을 때가 대부분입니다.


3D 프린터라고 해서 뭐가 다르진 않을거라 생각했는데

예상이 맞았습니다. 

처음에 조립하고 싱기버스 사이트에서 이런 저런 것을 호기심에 내려받아 출력해보지만 

이내 곧 소재가 떨어져 버립니다.

내가 직접 디자인을 잘 한다면 마음에 떠오른 것을 

바로바로 모델링해서 뽑아 낼지 모르겠으나 

발 손인 제게는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 하는 의문은 

호기심에 중저가 프린터를 조립하거나 구입한 사람들에게 한가지 숙제가 아닐까 합니다.


이렇게 글로 남겨보는 이유는 저의 활용을 공유하고

또 저는 몰랐던 다른 분들의 프린팅 생활을 댓글이나 글로써 소통해보고자 함입니다. 

아무쪼록 이 글을 보시고 제가 찾지 못한 활용안이 있다면 꼭 글 남겨주시길 바랍니다. 



1. 캐릭터


주말이 되면 아이들이 제게 달려와 이렇게 외칩니다.


"아빠, 메가거북왕 뽑아줘~"

"나는 메가리자몽~"


포켓몬에 문외한인 아빠는 처음에 그게 뭔지 몰랐답니다. 

아니, 알았다고 해도 대부분 외국에 터전을 잡고 있는 모델링 파일 공유사이트에 들어가서 '메가리자몽' 이라고 한글로 검색해 찾을리는 만무했습니다. 

근데 아이들이 간절히 원하니깐 방법을 찾게 되더군요. 

여기선 그 방법을 한번 공유해보도록 하겠습니다. 


3D 프린터를 조립하기 전에 

동네 무한상상실에서 업그레이드 파츠를 출력하며

간간히 아이들을 위한 장난감을 출력해서 줬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아이들 머리속에는 3D 프린터는 원하는 걸 뭐든 뽑아낼 수 있는 기계라는 지식이 자리잡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3D 프린터를 조립했을 때에도 그전에 출력해줬던게 있어서인지 자기가 좋아하는 포켓몬 캐릭터들을 외치며 출력해달라는 거였습니다. 


일단 시작단계에서는 대중적인 것부터 해서 프린팅했습니다. 



딸이 좋아하는 캐릭터인 라이언

출력을 해주니 자기가 눈썹과 리본에 색을 칠하네요. 그냥 색깔 네임펜으로 말이지요. ^^


모델링 파일을 얻기 위해 보통은 싱기버스를 많이 사용하는데 

이 파일은 3D 업앤다운이라는 사이트에서 얻었습니다.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많아서 즐겨찾기에 올려놓고 가끔 들어가곤 하죠


http://www.3dupndown.com/



만인들이 찾는 싱기버스에서도 검색해서 찾아봅니다. 

딸이 키티를 갖고 싶다고 하길래 검색해보니 역시 있습니다. ^^



3D 프린터로 뽑아주니 이것도 자기가 색칠을 하고 폰으로 찍어서 보내줍니다. 


그런데, 한글말로 되어 있는 캐릭터를 외국 사이트에서 찾으려면 한가지 트릭이 필요합니다.  제가 사용하는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구글에서 이미지 검색을 한다.  (예를 들어 메가 거북왕)



2) 아무 이미지나 눌러 봅니다. 



3) 오른쪽에 나온 7개의 추가 이미지를 하나씩 눌러봅니다.


; 아하~!  세번째 그림에 영문 명칭이 잘 나와 있네요. 

  Mega Blastoise 라고 하는군요


4) Thingiverse 사이트에서 찾은 이름으로 검색한다.



혹은  google 에서 "Mega Blastoise stl" 이라고 검색하고 이미지에서 찾아본다.



인터넷에선 뭐든 그렇지만 영어 자료가 훨씬 많기 때문에 검색시 영문으로 하는게 중요합니다. 


이렇게 하나씩 찾아서 주말에 출력해주고 있지요. ^^






2. 교육 / 경험


겨울이라 어디 밖에 나가지도 못하고 집에 있는 아이들과 함께

주말에 집에서 할 수 있는게 보드게임 정도였는데

그런 저희 집에 3D 프린팅이라는게 하나 생겼습니다. 

요즘 체험학습 시킨다고 이곳저곳을 다니기도 한다는데

저딴에는 집안에서 하는 체험학습이라고 생각합니다. 



" 요렇게 문어를 불러내서 sd 카드에 저장을 하는거야.

그 다음에 프린터에 꽂고 프린터 시작을 누르면

여기보이는 필라멘트가 뜨거운 곳을 지나서 가늘게 뽑히고

이걸 쌓으면 .. 봐봐~  선이 그어지지?

이 선이 하나둘씩 쌓이면 아까 본 문어가 나오는거지"



다 출력해서 자고 있는 아이 머리맡에 놓아둡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무척 좋아하겠죠? 




뉴스를 보는데 일본과 했던 위안부 합의 문제로 시끌시끌 하더군요.

평소 사회적 이슈에 대해 그다지 개념을 가지고 살진 못했지만

왠지 이 기회에 한번 출력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단 출력을 다하고 서포터를 제거하는데 아이들이 왔습니다. 

이게 뭐냐고 묻네요.

갑자기 역사 시간이 되어버립니다. 

저도 잘 모르고 정리 안된 이야기지만 알고 있는 내용을 아이들과 함께 나눌 수 있었습니다. 


그저 막연했던 것들이 이렇게 눈으로 눈앞에 보이게 되면 좀더 실제적이되고 의미를 되새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좀더 잘 뽑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게 아쉽다는 생각도 듭니다. 



3. 베이 블레이드


요즘 아이들 사이에서 베이블레이드가 인기인가 봅니다. 

그러고 보니 포켓몬도 그렇고 키티나 라이언도 그렇고 모두가 애니메이션에 나오는 캐릭터들이네요. 

애니메이션 자체보다도 그 안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상품화 해서 판매하는 것이 더 큰 수익이 되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아이들의 캐릭터 사랑은 엄청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싱기버스에 찾아보니 bey blade 로 검색이 되는 몇개가 있어서 한번 출력해보았습니다. 



요렇게 같이 있으면 감쪽 같죠? ^^



보라색으로 되어 있는 것이 출력한 베이 부품입니다. 

장착해보니 잘 맞네요.

스프링이 없어서 유격이 있긴 하지만

다른 것들과 함께 경기하는데는 큰 문제 없더군요. 



아들 둘이 제가 출력해준 베이 밑둥(?)을 결합하고 경기를 치뤄봅니다. 

그때 경기장을 산타할아버지가 아직 안가져다 놓은 때여서

소쿠리를 경기장 삼아 했었던 장면입니다. 






물론 원래 바디 자체가 오래도는 녀석이었겠지만 

프린팅한 부품이 꽤나 성능을 내주는구나 하는 놀라운 경험이었습니다. 

몇일 뒤 동네 친구가 가지고 있던 좋은 팽이와 프린팅한 팽이를 바꿨다는 후문입니다. 


그 후로도 팽이를 여러개 출력해서 함께 가지고 놀았습니다. 



서포트 없이 출력할 수 있었던 바람으로 돌아가는 팽이.

이 팽이는 위에서 입김을 불어넣거나 헤어드라이기로 바람을 불어주면

신기하게도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근데 계속 입금 후후 불다가 머리가 띵해질 수 있다는 사실..




영화에 나와서 유명해진 인셉션 팽이도 출력해보았습니다. 

이건 아이들 장난감이라기 보다는 제 것이었죠. ^^

근데 사진으로 보기에는 괜찮아 보이지만 이 팽이는 반드시 서포터가 있어야만 출력할 수 있는 모양이라서 서포트를 넣었더니 하단부위의 마감상태가 엉망입니다. 

서포트 밀도를 줄이거나 늘리면 되지 싶어서 몇번을 더 시도해봤는데, 그때마다 번번히 실패를 했던 비운의 인셉션 팽이.

아는 지인에게 선물해주려다가 망한 인셉션 팽이만 3개나 된다는 ㅠㅠ


저 팽이는 구조상 서포터 외에 지탱하고 있는 밑면이 한점으로 이루어져 있기에 브림을 하고나서도 위태위태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실패하는 상황은 어느순간 한쪽으로 살짝 기울어지면서 적층이 비대칭으로 되는데, 이렇게 되면 나중에 출력되고 팽이를 돌렸을 때 중심이 안맞아 휘청휘청하다가 금방 쓰러져 버리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야말로 '현실인증' 이었던거죠. 

다른 인셉션 팽이를 찾아보니 상단과 하단을 나누어 프린팅하는게 있었는데 아마도 다음번 팽이를 출력해본다면 2개를 출력해서 접착제로 붙이는 방법을 써야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4. 입체 조립 퍼즐


싱기버스에서 다양한 디자인들을 찾아보다가 한눈에 출력해봐야지 싶었던 놀이감이 있었습니다. 

예전에 문방구에서 500원인가 1000원하는걸 사서 해봤던 적이 있는데

그게 그대로 올라와 있는게 아니겠습니까?



바로 입체퍼즐이었습니다.  제가 찾은 것은 Dino puzzle 이었는데

그 외에도 이런 퍼즐 종류는 정말 많았습니다.

특히 곤충과 벌레를 좋아하는 둘째가 생각이 나서 싱기버스의 Collection 기능을 사용해 괜찮다 싶은 디자인을 다 저장해두었습니다. 



Collection 기능은 싱기버스 모델링이 나오는 그림 하단에 3가지 아이콘이 있는데 그 중에 가운데 초록색을 클릭하면 나중에 찾기 쉽도록 저장해놓는 기능입니다. 

카테고리를 나누어서 저장할 수도 있는데 저는 "Toy" 라는 카테고리를 별도로 만들어 아이들과 함께 할 장난감 류만 담아놓고 있습니다. 


이전에 AM8 업그레이드나 Tuning 실험에 대한 것도 모두 Collection 에다 담아 놓았기에 목표를 정해두고 쉽게 할 수 있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어쨋든 이런 입체 퍼즐은 시간이 잘 갑니다. ^^



그냥 출력해 주면 혼자서 알아서 하겠지 싶었지만

실은 아빠가 옆에서 계속 도와줘야만 했습니다.


그래도 직접 해보겠다는 아이 옆에서 잘 빠지는 부품을 순간접착제로 붙여주면서 하나씩 만들어가는 재미가 있더군요. 

어느 순간 이런 녀석이 탄생합니다. 




내친김에 스콜피온도 해보았습니다. 



대략 80%는 아빠인 제가 만든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그도 그럴것이 모델링은 있는데 조립 설명서같은게 하나도 없더군요.

아이가 분리된 부품만 보면서 하는게 쉽지 않았던지 저에게 계속 도와달라고 해서 하는 수 없이 같이 하다보니 그냥 제가 거의 만들어버리게 되었습니다. 

의의라면 오랜만에 아빠가 동심으로 돌아가서 놀았다는 점이겠죠. ^^


다음에는 결과물 잘나온 것을 종이에 출력해서 보면서 직접 해보라고 해야겠습니다. 


어쨋든, 돈주고 사서 할 수 있을 것 같은 것을 직접 이렇게 집에서 출력해 해볼 수 있다는 점이 3D 프린터의 매력이 아닐까 하는 경험을 해보았습니다. 



5. 내가 그린 그림이 현실로..


싱기버스를 비롯한 모델링 공유 사이트들에 들어가보면 

정말 괜찮은 디자인들이 많았습니다. 

그러나 언제까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만 출력한다는 것이 마음에 불편함을 가져다 줍니다. 

직접 원하는 것을 디자인해보고 내가 필요한 것을 직접 출력해보기를 원하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겠죠. 

그러기 위해서는 디자인 능력과 툴을 자유자재로 다룰 줄 알아야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아주 간단하게 만들어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어서 소개해드립니다. 




위 사진은 딸이 그린 캐릭터 그림을 그대로 3D 프린터로 출력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자신이 그린 그림이 형태를 갖춰 나오는 모습에 신기해하더군요. 


방법은 의외로 간단합니다. 


1) 자유롭게 그림을 그린다. 



딸은 이면지 한켠에다가 자신만의 캐릭터를 그려냅니다. 


2) 명도 대비를  조절하고 그림을 잘라낸다.


이면지 뒤에 비치는 모양도 있고, 전체적으로 뿌연 느낌이 있기 때문에 조절할 필요가 있는데. 

저는 간단히 키노트로 그림을 불러와 이미지 조절을 합니다. 

파워포인트에도 보다 정교한 기능들이 많으니 사용하시면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한 후에 그 부분만 잘라내면 준비가 되었습니다. 



3) SVG 로 변환한다.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지 싶습니다. 

사진이나 캡쳐로 만든 jpg 파일을 SVG 파일로 변환하는 단계입니다. 

SVG 로 만들면 디자인 프로그램에서 불러와 만지작 거릴 수가 있습니다. 

검색사이트에서 SVG converter 라고 치시면 다양한 곳이 나옵니다.  거기에 파일을 붙여놓고 SVG 로 변환해서 다운받으시면 간단히 SVG 파일을 얻게 됩니다. 


제가 쓰고 있는 곳은 여기입니다. 


https://convertio.co/kr/svg-converter/


이렇게 하면 벡터형태로 변환된 SVG 파일을 받을 수 있습니다. 



4) 디자인 프로그램에서 SVG 를 불러옵니다. 


저는 123D 를 이용했었지만 123d는 이미 단종되었기에 

글을 쓰는 현시점에서는 Tinkercad 를 이용해보았습니다. 

해보니, import 에서 불러와지네요





여기서 간단히 추가 장식도 해줄 수 있겠습니다. 


사실 저는 3시간짜리 123D 수업 한번 들었던 경험밖에 없는지라 자세한 기능같은 것은 모르구요.  그냥 합치고 빼고 정도 밖에 모르는데도 다루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처음엔 좀 헤매기도 했지만요.  아래화면은 123D 로 했을 때의 캡쳐 장면입니다. 혹시나 실수할까봐 몇개 복사해놓고 했었네요



이렇게 원하는 모습이 나오면 STL 파일로 저장하면 이제 출력만 남았습니다. 



5) Slicer 프로그램에서 STL을 Gcode 로 변환 & 출력





머리속으로는 쉽게 될거로 생각했는데, 막상 해보니깐 딸이 그림을 그리고 나서 약 40분 정도 걸려서 출력을 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번 경험해보고 이렇게 탄력이 붙으니 아들 둘이 그려낸걸 10분 만에 STL 만들어서 출력할 수 있게 되더군요. 



둘째가 요즘 개미귀신에게 꽂혀 있어서 개미귀신을 그렸는데

그걸 출력해줬습니다. 

열심히 벌을 그린 셋째 결과물은 미처 사진을 못남겼네요.


사실 개미귀신을 실물 크기로 해달라고 했는데, 

슬라이서에 STL 파일을 넣으니 선 폭이 0.4mm 미만이 나와서 출력이 안되는 곳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미출력이 없는 가장 최소사이즈를 해보니 저런 모양이 되었습니다. 



이상입니다.


3D 프린터가 지니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하면 아이들과 놀지 (라면서 아빠가 더 신나하는) 하는 생각에 이런저런 것들을 해보았던 한달반동안의 짧은 경험을 이야기했습니다. 


이제 궁금합니다. 여러분들은 3D 프린터를 이용해서 어떻게 쓰고 계신가요?  댓글로 의견 남겨주시면 진심으로 감사하겠습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