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삼디 Life - 3D 프린터 완성에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드디어 조립이 되었다. 이제 이것을 가지고 무엇을 만들어볼까?
먼저는 베드의 레벨링을 맞추는 것부터 시작이다.
선배들이 만들어놓은 동영상을 따라 간신히 레벨링을 마치고 나서 동봉된 SD 카드안에 들어 있는 gcode 하나를 선택해 출력해보았다.
결과는?
처음에 뭔가 잘 출력이 되는가 싶더니 출력물이 노즐에 붙어서 이리저리 따라다닌다. ㅠㅠ
그럼 그렇지, 너무 순조로와도 재미없지?
나는 '베드안착' 이 무엇인지, 얼마나 중요한지를 첫 출력에서부터 알게 되었다. 출력물이 베드에 붙어 있지 않으면 발생하는 것으로 출력된 PLA 재질이 하부 베드에 있는 물질과 접착력이 약해서 벌어지는 것이다.
글로는 많이 읽었지만 이렇게 직접 경험해보니 수만마디의 말보다도 확실히 이해가 되었다.
그 경험후 나는 곧바로 딸의 방에가서 딱풀을 가져다가 베드에 이리저리 발랐다.
딱풀을 바르는 것도 해보니깐 요령이 있었다.
미리 발라놓으면 베드 온도가 올라가는 사이에 풀이 다 굳어버려서 제대로 작동을 안할 것 같은 분위기다.
그래서 나는 베드 온도가 오르고 나서 노즐 온도가 80% 정도까지 갔을 때 풀을 붙여준다. 그러니 확실히 떠다니지 않았다.
두번째로 출력해본 것은 가장 먼저 출력해서 상태를 본다고 하는 xyz cube 이다.
이 큐브는 무한상상실에 있는 zortrax 장비로도 2개나 뽑아 보았고, 내가 가지고 있기에 앞으로 내 프린터의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킬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결과는 어땠을까?
15분 출력시간이 잡혀있었는데 완료를 1분 남짓 남겨둔 무렵... 갑자기 모든 것이 멈춰버렸다.
처음에는 출력이 다 되면 자동으로 전원이 차단되나 싶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출력물 끝에 노즐이 정지한채 멈춰있고 그때문에 출력물 상단에는 나오던 노즐 똥(?)이 달린채 미완성 작품이 되었다.
그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다시는 프린터가 켜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한번 다시 전원 플러그를 뽑았다가 넣어보니 무엇인가 파르르한 불빛이 나왔다가 그냥 가버린다.
아이쿠.. 뽑기를 잘못했구나.
이미 나는 전기 장치 테스트까지 완료한 상태에서 배송확인까지 눌러놓은 상태였고 국내 대행업체가 이런 불량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사실이기에 다음 대안을 강구해야만 했다.
그날 A8 사용자들이 모여 있는 카톡방에서 선배들의 의견을 물어보니 방법은 2가지가 있었다.
1) 새로 산다.
2) PC 파워를 이용한다.
새로사는 것은 3D 프린터용 파워서플라이를 국산걸 새로 구입하는 것을 말한다. AC 전원을 DC로 바꾸어주는 것이 smps 라고 한다는 것을 이때 알게 되었다. 국내 판매되는 것 중 350W 이상을 구매하면 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실제로는 240W 면 되지만 소위 뻥파워라고 하는 용량 미달의 제품이 있을 수 있으니 넉넉하게 장만하면 앞으로 마음이 편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A8 에 함께 들어 있는 것의 안전성에 의구심이 있는 사용자들 중 곧바로 smps 를 교체하는 경우도 있었다. 안전하게 가자면 국산 제품 그것도 쿨링팬이 달려 있는 녀석을 구입하면 좋겠지만 가격을 알아보니 최소 3만5천원 전후가 되었다. ㅠㅠ
13만원대 프린터에 추가로 3만 5천원을 더해야 한다니 뭔가 엄청난 비용을 치르는 것만 같았다.
다음으로 남는 PC 파워를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고 한다. pc용 파워서플라이를 STX 라고 하는가보다. 안타깝게도 내게 남는 파워서플라이란 존재하지 않았다.
가능하면 저렴하게 이 문제를 해결하고 싶어서 일차적으로는 직접 고장난 파워서플라이를 고쳐볼까도 생각했는데, 각종 자료를 찾던 중에 전기공학에 대한 내 지식의 한계와 장비의 부족을 탓하며 사는 방향을 택하기로 하였다. 실제로 파워서플라이 내의 어떤 부품이 작동하는지 안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전압과 전류, 캐패시턴스, 저항값 등을 측정할 수 있는 멀티메터가 필수였다. 단지 퓨즈 하나 교체하는 문제가 아니었던 것이다. 이런 장비를 직접 다루고 유지보수 하려면 언젠가는 반드시 필요할 것 같아서 중국산 가성비가 괜찮다고 하여 이전에 추천받아놨던 vici99 멀티메터를 $28에 구입하였다.
내게 남은 선택지는 새것을 살 것이냐 아니면 중고를 살것이냐의 갈림길이었는데, 주말에 중x나라를 열심히 뒤지다보니깐 내게 맞을 것만같은 PC용 파워서플라이를 만원에 판매하는 사람이 있었다.
참고로, PC용 파워서플라이라고 해서 아무거나 쓸수는 없었다. 보드에 들어가는 직류 전압은 12V 인데, 베드와 노즐 그리고 팬과 스텝모터구동등에 최대로 들어가게 되는 전력이 240W 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최소 20A (240W/12V) 의 12V 출력이 되는지를 확인하고 구입해야 했다. 궁하면 통한다고 학교다닐때 과학시간에 배웠던 옴의 법칙이 이때에 사용될지 누가 알았겠는가.
향후 집에 있는 파워서플라이로 대체하시는 분이라면 반드시 12V 출력이 20A 이상임을 확인하길 바란다. 24V 출력을 이용해서 보다 낮은 전류치로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지만 현재 나로서는 너무 복잡하게 가고 싶지 않아서 어느정도 타협을 한 결과가 만원짜리 중고를 사는 것이었다. PC 용은 요즘 고사양 컴퓨터를 돌리기 위해 어느정도 안정적인 파워공급면에서 괜찮다는 평이 있기에 어찌보면 3D 프린터 전용보다는 더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했었다.
두둥... 드디어 구입을 해가지고 왔다.
무려 2011년에 리퍼를 받았던 파워서플라이.. 그래도 가동만 되면 되니깐 ... 이라고 기대치를 낮췄는데
전원을 꼽아도 아무 작동도 하지 않는다.
판매자에게 전화를 해보니 되는지 테스트는 안해보고 판것이었다.
다행히 일주일 뒤에 다시 환불을 받을 수 있었지만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중고 거래를 통해 괜한 시간을 낭비하고 나니, 그렇게 시간을 허비할바에 그냥 새거 사는게 낫겠다 싶어서 질러 버렸다.
국내 한 3D 프린터 부품을 판매하는 사이트에서 배송비 포함하여 3만 6천원에 구입한 350W smps..
받아서 전원을 연결해보니 fan 이 돌지 않는 것이다.
보드에 불이 들어오는 것을 보니 보드쪽으로 출력은 나가는 것 같은데 (사실 얼마나 나가는지도 모른다. 이럴 때를 위해서라도 멀티메터는 반드시 필요하겠다... 라고 구입에 대한 정당화를 열심히 하고 있다.)
팬은 돌지를 않는 것이었다.
어이쿠 또 불량이 왔구나 ㅠㅠ
계속된 뽑기 불운에 망연자실해서 뭐가 문제일까 고민을 하다가 판매처에 문의를 하니 제조사에 알아보라고 회신이 왔다. 자칭 자신이 써본것만 판매하는 회사라고 하더니 고객의 문의에 대해서 그냥 제조사에 넘겨버리는 것에 못마땅한 마음이 들었지만 어찌하겠는가,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판다고 제조사에 연락을 해보았다.
어떻게 다시 착불로 택배 보내고 다시 받을지 .. 그 번거로운 과정을 해야한다는 암담함에 조심스레 메일을 보냈는데, 뜻밖의 반가운 소식으로 답변이 돌아왔다.
팬이 불량이 아니라 원래 그런 것이었다. smps 자체가 열이 받지 않으면 궂이 팬이 돌지 않다가 장시간 사용시 열을 받게 되면 자동으로 냉각을 시작한다는 것이었다.
그런 것을 팬이 안돈다고 불량받았다며 속끓이고 있었으니 얼마나 무지하였던가.
어쨋든, 그 받았던 smps 를 이용해서 마음 놓고 출력을 시작하게 되었다.
위 사진은 드디어 정상적인 작동을 시작한 나의 3D 프린터이다.
새로 구입한 SMPS 는 아직 프린터에 장착을 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기존에 있던 프린터와 사이즈가 다르고 그때문에 파워서플라이 가이드로 출력해놓은 것과 볼트 구멍이 맞질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일단 출력이 정상으로 되는 걸 확인하고 나니깐 마음이 편했다. 그냥 저거 떼어버리고 새로 가이드 출력해서 달면 되겠네. 하는 마음이었다.
3D 프린터가 있어서 무언가를 만들고 적용해본다는 생각이 이전과는 다르게 자유로와졌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연 이것을 이용해 무엇을 만들어볼까? 지난 포스팅에서 공유한 업그레이드와 품질 향상에 대한 실험. 그리고 아이디어를 만들어가는데 이용해보기로 생각했다.
사진에 나와 있는 딱풀은 이제 3D 프린터 출력에 있어 필수품이라고 하겠다. ^^
다음 시간에는 본격 출력 이야기를 해보도록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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