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브 잡스>
2011년 10월 25일 교육상품개발 과정회의를 마치고 나오면서 들린 리브로 서점에 900 페이지가 넘는 이 책을 발견하였다. 처음 이 책을 목격했을 때의 느낌은 뭐랄까.. 아이폰과 아이패드를 처음 보았을 때의 신비로움.. 갖고 싶음 그런거였던 것 같다. 왠만해선 오프라인 서점에서는 책을 잘 안사는 내가 그날 만큼은 서점에서 이 책을 안사면 안되겠다는 이상한 끌림에 집어 들고 말았고 거금 2만5천원의 돈을 내고 이 부피 큰 놈을 들고 서점을 나왔다.
이 책을 들고 다니면 왠지 멋진 사람으로 보여질 것만도 같은 말도 안되는 착각을 가지고 그 책을 들고 을지로3가역을 나와서 명동으로 향했고 명동에서 충무로쪽으로 그리고 동대입구를 거쳐서 끝내는 약수와 한강대교를 건너서 압구정동까지 걷게 되었다. 내가 왜 그런 미친짓을 했는지 잘 모르겠다. 나중에 이 책을 읽다보니 스티브 잡스도 중요한 얘기를 할 때, 그리고 생각을 해야 할 때는 오랫동안 산책을 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사람과 협상을 하고 했다고 하는데, 나는 그날 2시간에 걸쳐 걷는 동안 걷기의 유익에 대해서 느낄 수가 있었다. 그리고 삼일을 쑤시는 다리를 붙잡고 후회했었지.
잡스는 예술가였다. 극단적인 완벽주의, 정신병적인 편집증과 남을 배려하지 않는 직선적인 어법등, 인간적으로는 단점이 많은 사람이었지만, 한 시대를 자신이 믿는 가치를 위해서 이처럼 솔직하게 살아간 사람이 있다는 생각에 큰 감명을 받게 되었다. 그리고 애플의 앞날에 걱정이 들었다. 잡스가 만들었던 제품과 그가 이룩한 것은 잡스가 허브역할을 하면서 모든 것을 통제했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다. 마치 클라우드 시스템으로 모든 애플기기들을 통합하려고 시도했던 것과 같이 잡스는 모든 프로젝트에서 허브가 되어서 detail 한 부분까지 간섭을 함으로써 영향력을 끼치고, 또한 책임도 지었던 몇 안되는 리더중 한명이었던 것이다. 이제 잡스가 없는 애플. 어떤식으로 변해갈지 걱정반 기대반.. 사실 걱정이 앞서는 게 사실이다. 그것은 잡스가 그만큼 큰 역할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마지막 페이지까지 정독을 하면서 읽어가면서 여러 강의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은 내용들을 아래에 정리해 보았다.
"고등학교 3학년 때 정말 환상적인 영어수업을 들었어요. 선생님은 헤밍웨이처럼 생긴분이었는데, 우리를 요세미티 국립공원에 데려가 스노슈잉까지 체험하게 해 주셨지요."
=> 영어 수업이었는데 국립공원을 데려가서 교육을 했다는 것이 너무나 특별하게 다가와서 적어보았다. 우리나라로 하자면 국어수업이었는데 황순원의 소나기를 읽으면서 비오는 날 농촌의 원두막을 가본다든가 하는 문학을 체험케 하는 자리를 마련해 놓은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가 교육자가 된다면 이런 수업을 이끌 수 있는 나만의 철학과 아이들을 사랑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것처럼 굴어라. 그러면 사람들은 그런 줄로 알 것이다'
=> 잡스가 그의 첫 직장인 아타리에 들어갔을 때 잡스의 롤 모델이 된 부시넬이 잡스에게 강조했던 말. 그는 아타리의 부시넬에게 타협을 하지 않는 그의 리더십의 면모를 보았고 그것에 크게 감명했다고 한다. 잡스에게는 몇 명의 역할모델이 있었는 데 부시넬이 그중 한명이었다. 이후에 잡스는 그의 가르침을 받아서인지 상황의 중심에 서서 타협을 모르며 장악하려는 기질을 발휘한다.
"단순함이란 궁극의 정교함이다"
=> 애플2 팜플렛 상단에 찍혀있던 문구로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했던 말이라고 한다. 이 말이 잡스의 디자인 철학의 핵심 뼈대가 되었다고 한다. 휠 하나로 곡을 선택하고 플레이를 하는 등 휠하나로 모든 기능을 작동 가능케 한 아이팟이 그랬고 버튼이 하나밖에 없으면서 핸드폰과 무선통신기기와 게임기를 아우르는 멀티 모바일 기기가 된 우리에게 너무도 익숙한 아이폰을 보면 그 표현이 정말임을 알 수 있다.
"그냥 사과 그림은 마치 체리처럼 보였기 때문에 잡스는 베어 먹은 사과 그림을 택했다."
=> 애플 로고에 대해서 여러가지 설이 많지만 잡스가 인정하는 설은 바로 위와 같은 단순한 내용이었다. Apple 이라는 회사명은 그 당시 그가 다녔던 회사이며 경쟁사로 생각되었던 Atari 보다 알파벳 순이 앞에 나오고, 자신이 젊은 시절 선불교를 수련할 때 있던 사과농장과의 인연도 있고 왠지 반문화적이며 자연주의적인 사과라는 것이 그 당시만해도 아주 딱딱한 기계덩어리로 인식되었던 컴퓨터에 생명력을 넣어 줄 것 마냥 왠지 잘 어울리는 것으로 느껴져 Apple 이라는 회사 명이 나왔다고 한다. 그리고 로고는 회자되는 얘기처럼 어떤 가수의 독사과로 부터 따왔다라는 로맨틱한 이야기가 아닌 디자이너가 해온 2가지 중에 그냥 사과는 체리 같아서 베어먹은 사과를 선택했다는 아주 평범한 시작이다. 이 평범한 시작이 나중에 얼마나 큰 가치를 가지는 브랜드가 되었는지 놀라운 시작이었다.
"미래를 예측하는 최고의 방법은 스스로 미래를 창조하는 것이다."
"소프트웨어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은 스스로 자신의 하드웨어를 만들어야 한다"
=> 제록스의 앨런 케이라는 인물로 부터 들은 격언으로 이 두 문장에 잡스에게 깊이 각인 되었다고 한다. 스티브는 여기서 본 그래픽 UI 기술을 이용해 (사실 훔쳤다고 보는게 맞다) 매킨토시 제품을 만들어 냈고, 이것이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에도 영향을 주었다고 보인다. 제록스는 그 엄청난 기술을 연구소 내에서 썩히고 있었지만, 잡스는 그것을 이용해 엄청난 기술 도약을 이루어 내었던 것이다. 잡스는 첫 그래픽 시연을 보면서 컴퓨터의 미래를 보았다고 한다. 무엇을 보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 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보다 중요하다.
"피카소는 '좋은 예술가는 모방하고 위대한 예술가는 훔친다' 라고 말했습니다. 우리는 훌륭한 아이디어를 훔치는 것을 부끄러워한 적이 없습니다."
=> 제록스의 그래픽 UI 기술을 이용한 것은 IT 역사상 가장 의미심장한 도둑질로 간주된다고 한다. 그때 잡스가 당당하게 한 말이 위의 피카소 이야기이다. 훗날 잡스는 그의 프리젠테이션에서 창의성, Think different 을 얘기하며 피카소를 소개하는 쇼를 진행하기도 한다.
잡스는 화이트보드 앞에 서더니 만약 맥 사용자가 500만명인데 컴퓨터 부팅하는 데 매일 10초를 덜 사용한다면 그들이 절약할 수 있는 시간이 연간 3억 분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그것은 100명의 사람들의 일생에 해당하는 시간이었다.
=> 매킨토시 운영체제 개발시 엔지니어 래리 케니언이 부팅시간을 줄이는 것은 기술적으로 힘들다고 변경하고 있을 때 잡스가 했던 말이다. 잡스는 이처럼 사람들에게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만을 만들어 설득하는 힘이 탁월하였다고 한다. 한번은 그래픽 UI 초기 개발 시 원과 타원을 화면상에 그리는 법을 개발했다며 자랑스러워하는 엔지니어에게 '모서리가 둥근 네모' 를 그려야 한다며 그를 몇시간동안 밖으로 끌고 다니면서 세상에 널린 모서리 둥근 네모를 보여주면서 그 엔지니어의 판단을 굴복시켰던 일화도 있다. 누군가를 설득할 때 논리적 당위성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그럴 수 밖에 없음을 피부로 느끼고 가슴으로 인정하게 끔 만드는 것. 정말 강한 힘이다. 그의 그때의 판단 하나하나라 오늘날의 맥 이용자들을 보다 행복하게 했으리라 나는 생각한다.
경쟁에서 이기거나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목표였던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가능한 한 가장 위대한 일을 하는 것, 혹은 거기서 한 발자국 더 나아가는 것이 목표였어요
=> 잡스는 경영자가 아니다. CEO 나 사업가로 표현하기보다는 그를 예술가로 부르는 게 맞는 것 같다. 가장 완벽한 도자기를 만지게 될 때까지 모든 것들을 깨어 부수는 도공과도 같이 완벽한 것을 추구하기 위해서 지독한 편집증적인 강박으로 제품에 집중했던 게 그였다. 실제로 제품의 핵심을 엔지니어링적으로 구현한 것은 그의 주변을 둘러싼 천재적인 엔지니어들과 디자이너였지만, 고집스럽게 방향을 제시하고 영감을 불어 넣은 것은 그 누구도 아닌 바로 스티비 잡스 그 였다고 본다. 가장 위대한 것을 만드는 것. 그것이 잡스의 사명이었다.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 시장조사 같은 걸 하고 전화를 발명했습니까?"
=> 맥킨토시를 세상에 내놓았을 당시에 기자 한명이 어떤 방식으로 시장조사를 했느냐는 질문에 대한 잡스의 답변.
그는 항상 이런 식이었다. 소비자는 직접 보여주기 전까지는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 지 모른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잡스가 만든 세계는 전세계 사람들에게 그런 경험을 안겨다 주었다.
"삶이 저를 교묘하게 속여 그렇게 하게 만들었지요. 근데 그게 더 좋은 결과를 안겨 주었으니.."
=> 완벽한 것을 추구하는 그의 집요함이 그를 있게 하고 애플과 픽사를 있게 하였으나, 언제든 그는 쪽박을 찰 수도 있었다. 그가 이처럼 성공한 데에는 상당히 우연적인 요소가 있었다. 우리가 아는 픽사는 '토이스토리'를 시작으로 해서 인류역사에서 한 획을 긋는 3D 에니메이션을 탄생시킨 회사이지만, 그 시작은 하드웨어와 그래픽 기술을 가진 소프트웨어 제작 회사였다. 잡스는 자신이 젊은 시절에 흥미를 가져왔던 음악과 인문학, 선불교 등의 영향을 받은 미니멀리즘 등이 사업 분야에서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게 되는 데 그 중 예술에 대한 그의 욕망과 개인적인 관심은 토이스토리의 탄생으로 이어진다. 실제로 픽사의 주업이었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돈만 쏟아붇고 있지 결과는 형편없던 상황이었으나 잡스 자신의 취미활동과도 같았던 애니메이션에서 서서히 결과를 보이다가 나중에 디즈니와 협상을 벌일 정도의 공룡이 되어버린 것에 대해서 잡스는 참 아이러니한 상황이었다고 말한다. 보다 지혜로왔다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에 신경쓰기 보다 애니메이션에 집중했었어야 했다면서, 하지만 애니메이션 때문이었다면 픽사를 인수도 하지 않았을 텐데 라고 하며 삶이 자신을 교묘히 속였다는 표현을 한다.
"매킨토시가 마이크로소프트에 패배한 이유는, 스컬리가 제품을 개선하고 가격을 인하하는 데 집중하지 않고 수익을 최대한 많이 짜내는 데만 열중했기 때문입니다."
=> 그는 수익만 추구하는 사업가를 경멸하였다. 특히 자신이 펩시에서 영입해왔던 스컬리가 자신을 쫓아내고 애플을 말아먹고 있을 당시에 위와 같은 말을 했다. 한편으로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나게 된 것은 잡스 자신의 무능 때문이기도 했다. 잡스는 예술가적 기질로 끊임없이 무엇인가 획기적인 것을 만들어 낼려고 했으나 번번히 실패해 오고 있었기 때무이다. 그리고 거대해진 애플을 통제할 리더로서의 모습은 보이지 못했다. 하긴 그는 고작 30살의 어린 풋내기였던 것이다. 이후 넥스트와 픽사를 거치며 그의 거칠고 사람을 대할 때의 병적인 기질은 나아지지 않았으나 연륜에서 묻어 나오는 카리스마로 왕의 귀환을 하게 된다.
"빌, 우리 회사를 지원해 줘서 고마워요" 반바지를 입은 잡스가 쪼그려 앉으며 말했다. "덕분에 세상이 더 살기 좋은 곳이 되었네요"
=> 왕의 귀환 이후에 잡스는 그의 놀라운 설득력으로 마이크로소프트의 빌게이츠로 부터 협상을 끌어낸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로 하여금 애플에서 구동되는 프로그램을 제작하게 하고, 애플에 투자하게 끔 만들었다. 그리고 말한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게 해줘서 고맙다고.
본질적이지 않은 부분들을 제거하기 위해서는 해당 제품의 본질에 대해 깊이 이해하고 있어야 합니다.
=> 이 말은 잡스가 아닌 아이브라고 하는 천재적인 디자이너가 한 말이다. 아이브는 잡스의 애플로의 복귀 후 잡스와 긴밀한 관계를 가졌는데, 예술가로서의 잡스와 죽이 잘 맞았다고 할까. 그리고 아이브의 손을 통해서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이 우리가 아는 디자인으로 세상에 출현하게 된다. 그는 디자이너였지만, 기계의 본질에 대해서도 엔지니어 못지 않게 깊이 있는 이해를 가지고 디자인에 접근하였다.
"퍽이 있던 곳이 아닌 퍽이 이동할 곳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 잡스는 그의 복귀작이자 애플을 다시 비상(飛上)하게 만든 아이맥을 만들 당시에 그 때로서는 과감하게 플로피 디스크 드라이브를 넣지 않기로 결정을 내린다. 이 결정을 내릴 때 당대 아이스하키 스타 웨인 그레츠키가 했던 말을 인용한다.
"우리 경쟁자들은 … 형편없는 컴퓨터를 놓고서 거기에도 색깔만 좀 칠하면 아이맥이 될 거라고 말하지요"
=> 내부가 들여다 보이는 반투명의 플라스틱 케이스로 이루어진 일체형 아이맥을 내놓을 당시에 빌게이츠를 염두에 두고 말한 독설이다. 경쟁자들은 겉으로 보이는 스타일만을 보며 쉽게 따라 갈 수 있느니 하는 말을 하지만, 그 내부의 본질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한다. 이 말은 13년 전에 했던 말이지만 오늘날의 스마트폰 전쟁에서도 애플과 매니아들은 동일한 입장을 표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잡스는 슬라이드에 들어갈 내용과 연설의 요점을 직접 작성하고 수정한 다음, 그것을 친구들에게 보여 주고 동료들과 함께 심사숙고하며 개선해 나갔다. "그는 각각의 슬라이드를 예닐곱 번씩 수정해요. 프레젠테이션 전날 밤늦게까지 슬라이드를 점검하는 동안 저도 그의 곁에 함께 있곤 한답니다."
=> 우리는 이제까지 이것이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이다 라고 하는 많은 책들을 보면서 그의 겉으로 보인 화려함만을 따를려고 하지 않았는가 깊이 생각하게 된다. 어쩌면 탁월한 언변과 카리스마가 있는 인물로서 한두번 준비하고 즉흥해서 하겠지.. 하고 생각했는데 그에게 있어서 프레젠테이션은 철저하게 준비된 하나의 공연과도 같은 것이었다. 맥킨토시가 출시되고 첫 발표회때 맥에 비춰지는 조명의 타이밍이 미묘한 차이로 안맞아서 맞을 때까지 수십번 진행했다는 일화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프레젠테이션을 수정하고 수정하고, 완벽하게 다듬고 다듬은 후에 맥월드와 같은 제품 발표장에서 전 세계인들을 마법처럼 끌어들이는 발표를 한 것이다. 그럼 나는 강의를 어떻게 준비해야 겠는가? 그도 그랬는데…
"그는 애플이 성공하려면 혁신을 바탕으로 승리를 거두어야 하는데 고객과 의사소통할 길이 없으면 혁신으로 승리할 방도가 없다고 했어요"
=> 세계 최고의 매출을 올리는 소매점이 된 애플스토어를 구상할 당시에 스티브 잡스가 했던 말.
처음에는 이사회 전체가 반대를 하며 그것은 실패한 모델이라고 절대 승인을 안해 주었던 사업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커피의 전도자가 된 스타벅스의 성공신화와도 같이 고객과의 깊은 연결점을 만들고 고객경험을 끌어내어 엄청난 매출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그것은 전체 수익률에도 기여했지만 브랜드 인지도를 증대시키는 지대한 공을 세우는 역할을 하였다. 나도 우리나라에 들어와 있는 애플 매장에 기회만 생기면 들어가 30~40분씩 놀다 가곤 한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이 '참, 이뿌다' 하는 느낌이다. 그리고 사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 그러나 그 당시 잡스가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에 대해서 생각했다는 것이 어떤 면에서는 참 아이러니하다. 고객 시장조사는 하지 않으나 애플스토어를 통한 의사소통은 했다는 말인가? 하여튼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은 여기저기 갖다 붙여가며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고야 마는 당신은 나쁜남자…
우리가 승리한 이유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음악을 사랑해서입니다.
=> 아이팟이 성공한 이유를 마이크로소프트의 준 이라는 기기의 엉성함을 비난하면서 했던 말이다. 애플의 멤버들은 진정으로 동기부여가 되어서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위해 열정을 불살랐다는 말이다. 잡스는 그의 현실왜곡장이라고 하는 실현 불가능한 것을 가능한 것 처럼 사람들을 속이고 믿게 만들어서 끝내는 그의 멤버들이 그일을 해내게끔 하는 특별한 마법을 부려왔다. 그는 동기부여와 설득의 황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는 조직을 한 방향했고 (물론 반하는 사람은 진작에 떨어져 나갔겠지만) 그 모아진 에너지를 선택과 집중을 한 그 제품 개발에 몰입 시켰다. 그리고 그 사랑하는 것을 만든 것이다. 내가 아는 회사의 엔지니어는 자기가 개발에 참여한 자기 회사 제품은 안 쓰고 애플 것을 쓴다며 자랑스럽게 얘기하던데 어딘지 서글픈 마음이 든다.
아이팟은 당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보여 주는 데서 그치지 않는다네. 그것은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까지' 보여주지"
=> 스티븐 레비의 '완벽한 것' 에 나와 있는 구절. 그 당시 '당신의 아이팟에는 무슨 노래가 들어 있나요?' 하는 질문이 미국 전역에 급속도로 유행처럼 퍼져나갔다고 한다. 저자인 아이작스는 잡스의 아이팟에 들어있는 선곡을 보면서 그가 1960년대의 음악을 들으며 1970년대의 청소년기를 보냈음을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이 글을 읽으면서 나의 족보없는 음악 취향을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매주 하는 음악 서바이벌 프로에 나오는 리메이크 곡을 들으며 음악을 이해한다는 듯이 즐기는 취향.. 어떤 곡이 어떻게 좋은지 모르고 단순히 멜론 순위에 든 곡이라며 듣곤 하는 묻지마 취향이 아니었나.. 어쩌면 그런 곡들을 좋아하는 취향 조차 바로 '나'라는 사람을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면서 독서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읽고 있는 책 내가 사다놓은 책 그 책들이 나에 대해서 말해주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런 네트워크 시대에는 이메일이나 아이챗을 통해 아이디어들을 발전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싶겠지요. 그건 말도 안 됩니다. 창의성은 우연한 만남이나 무작위적인 논의에서 나오는 겁니다."
=> 그가 새로운 애플 캠퍼스를 지울 때 위와 같은 철학을 가지고 건물을 디자인하기 시작한다. 모든 건물에서 나온 사람은 중앙으로 모여서 우연적인 만남을 갖지 않으면 안되게 철저히 디자인에 반영했던 것이다. 모든 예술 작품에는 이와 같이 예술가 자신의 철학이 담기는 것이겠구나 함을 가슴으로 느끼며 감탄이 들게끔 만드는 장면이었다. 소프트 뱅크의 손정의 회장은 매일아침 단어카드를 무작위로 2개씩 뽑아서 거기에 적혀있는 단어를 이리저리 조합해가며 그날의 아이디어 상품을 탄생케 했다는 일화와도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 무엇인가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제품은 자신만의 영역에서가 아니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타 영역과의 교류와 연합으로 말미암아 탄생하는 것이리라. 잡스 자신이 인문학과 기술의 교차로에서 진두지휘했던 것 처럼 말이다.
[뿌리]의 작가 알렉스 헤일리는 연설을 시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제가 이야기 하나 들려 드리겠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 Stay hungry, Stay foolish 라는 말로 유명한 스탠포드대의 졸업식 연설은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는 말로 시작한다. 그는 담담히 자신의 살아온 인생 속에서 가져온 성찰을 이야기로 엮어서 3가지 메시지를 들려준다. 그리고 그것은 가장 우아한 졸업식 연설이 되었다. 탁월한 연설가는 스토리 텔링으로 말하는 법을 알아야 할 것이다.
"자신이 쓰고 싶은 물건을 만든다는 것, 그것이 최고의 동기부여라 할 수 있지요"
=> 휴대폰 사업으로 나설 때 모토로라와의 협력은 형편없는 결과를 가져온다. 격노한 잡스는 우리가 만들어버리자 하며 회의 참석자들의 핸드폰을 꺼내어 놓고 불편한 점을 나열하며 난상 토론을 가지며 자신들이 만들고 싶은 휴대전화를 기획하게 된다. 그것이 지금 내 손에 들고 있는 아이폰으로 탄생한 것이다.
"웃기고 있네. 진짜 태블릿이 어떤 건지 보여주지"
=> 마이크로소프트 엔지니어의 개발하고 있는 테블릿 자랑은 잡스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고 잡스는 이때부터 iPad 를 만들 계획을 꿈꾼다. 스타일러스가 아닌 손가락만으로 작동할 수 있는 혁신적인 제품을 컨셉으로 잡는데, 만 18개월 갖 지난 내 아들도 애플의 기기들을 이리저리 만지며 기능을 구현하는 것을 보면 놀라운 기기임을 인정치 않을 수 없다. 잡스의 전기를 읽다보면 이런 우연적인 동기가 많이 발견된다. 핵심 제품들이라고 하는 것들이 모두 이런 요행과도 같은 우연이 결합해서 된 것을 보면서 그런 우연적인 시작을 가지고 마침내 결과로 끌어내었던 잡스의 천재성에 탄복하게 된다. 기회의 신은 앞머리가 길고 뒷머리는 없다고 했던가, 잡스는 자신에게 다가오는 기회를 놓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런 면에서 향후 애플의 앞날이 우려되기도 한다. 허브역할을 해주고 정신질환자와도 같은 편집증과 고집을 지닌 옹고집 영감이 부재한 애플이 어떤 혁신을 통해 세상을 더욱 아름답게 만들지..
"재미삼아서 디자인을 계속하기로 결심했지요. 어쩌면 완성될 때까지 살아 있을 수도 있잖아요. 괜히 포기했다가 2년후에도 살아 있으면 얼마나 화가 나겠습니까?"
=> 잡스가 암으로 몸무게가 확 빠지고 죽을 날을 기다리는 심정으로 있을 때 그는 자신만의 요트를 디자인한다. 언제까지 살 수 있을 지 장담할 수도 없으면서 이토록 열심히 디자인한 이유는 디자인을 포기한다는 것은 자신의 죽음을 인정하는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는 말도 남긴다. 하지만 위의 말이 더욱 가슴 속에 박히는 이유는 내일 마지막일지도 모르지만 오늘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를 지금도 앞날에 대한 불확실 속에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해주는 교훈이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이다.
모든 책과 학습교재와 평가는 디지털을 이용한 쌍방향의 학생별 맞춤 형태가 되어야 하며 실시간 피드백도 제공되어야 한다.
=> 잡스가 생각하는 미래교실의 모습
미치지 않으면 미치지 못한다는 격언이 떠오른다.
학창시절 히피생활을 하고 반문화적이며 LSD 를 하는 불량 학생과도 같은 이미지의 그를 보면서 인생 막장을 보는 듯한 착각에도 빠졌지만, 그는 자신이 옳다고 여기는 신념을 향해 진실하게 살아갔던 진정한 예술가였다. 그의 주변사람은 그로인해 고통 받았지만, 인류는 더 나은 진보를 경험하고 있다. 수 많은 애플 매니아들이 그를 애도하는 의미를 알 수 있을 것만 같았다.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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