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시 868회 자기 혼자만 창의적이면 뭐 해 | 한명수 우아한형제들 COO]
강의 때 이런 질문을 해본적이 있다. "이 강의 듣고 창의력이 증가할까요?"
창의력은 학습을 통해 키울 수 있느냐는 질문이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 창의력은 타고난 것인가? 아니면 배워서 성장시킬 수 있는 능력인가?
이에 대한 답은 각자가 창의력을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이에 대해 가장 명쾌하게 정의내리고 설명한 사람이 바로 오늘 강연자인 우아한 형제들에서 크리에이터로 일하는 한명수 강연자이다. 그는 강연의 초반에 창의력에는 2가지가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뜨거운 창의력과 차가운 창의력.
이런 통찰력있는 말을 하다니, 왠지 깊이감 없어 보이는 텐션 가득한 가벼운 말투로 이야기하고 있지만 그가 진정 깊이있게 창의력을 고민한 사람임에 분명하다고 생각했다.
차가운 창의성은 논리적으로 치밀하게 사물의 본질을 파고들어 혁신을 하는, 왜라는 질문을 던져 나올 수 있는 창의적 결과라고 말한다. 바로 필자가 추구하는 창의성이다. 뜨거운 창의성은 순간적으로 번뜩이는 영감을 받아 만들어내는 아이디어라고 말한다. 최초로 플립턴을 경기에서 사용하며 올림픽 배영 종목에 우승을 한 아돌프 키에퍼는 턴을 할 때 신체의 일부가 벽에 닿고 돌아야 한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해본다. 아마도 턴의 본질을 제대로 고민했던 최초의 사람이었을것이다. 모두가 손으로 짚고 턴을 하던 시대에 발도 신체라는 생각을 하면서 발로 턴을 하여 남들보다 1초이상 빠른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것은 차가운 창의력의 발휘였다. 반면에 따뜻한 햇살아래 차창밖으로 날아든 똥파리의 영롱한 빛깔에 매료되어, 순간 그 빛깔의 모양을 따서 앞치마를 만드는, 남들은 쉽게 따라하지 못하는 예술적 사고의 창의성은 뜨거운 창의성으로 분류하였다.
이제 보면 명확해진다. 뜨거운 창의성은 배운다고 갑자기 그런 영감과 생각을 가질 수는 없다. 하지만, 차가운 창의성은 누구나 다 가질 수 있다. 사물의 본질을 떠올려보려는 사람에게는 차가운 창의성이 따라붙게 마련이다. 그런데, 그러기 위해서는 질문을 잘해야 한다. 의례히 남들이 하던, 그동안 해오던 방식을 그대로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본질을 찾는 질문을 해야하는데 한명수 강연가는 이를 세가지로 정리하여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거 왜 그래요?" "꼭 이렇게 해야되는 거에요?" "원래 뭐였어요?"
이말을 할 때는 겸손하게 정말 궁금하다는 호기심을 담아 이야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생각하기에는 강연자도 말하는 목소리와 표정 행동은 뜨거운 창의력의 사람이라 보이지만 실제로는 차가운 창의력을 위해 부단히 그런 질문을 해왔던 것 같다. 그냥 그 질문을 남들에게 던졌을때 날아온 화살들을 많이 맞아보았기에 질문에 겸손이라는 양념까지 곁들이는 것의 중요성을 알지 않았을까.
창의력은 일부 괴짜같은 천재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누구나 본질을 추구하고자 하는 사람은 차가운 창의력을 통해 남들이 하지 못했던 멋진 아이디어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차가운 창의력자들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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