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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경영/창의력의 재발견

[김성민의 창의칼럼] 고정관념을 인정하라 ③

[김성민의 창의칼럼 - 고정관념을 인정하라 ③ ]



모든 사람은 고정관념에 빠져있다. 그렇지 않다고 자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역사속에서 보면 그나마 Zero-고정관념 근처에 갔던 사람 한명을 알고 있다. 그는 수학자이자 과학자이며 철학자였다. 뭘해도 우리를 학교 수업시간에 괴롭혔던 사람이다. 그의 이름은 바로 데카르트. 


데카르트는 모든 명제를 쌓아올릴 단단한 기초, 절대적 기준을 찾기 위해 모든 것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이것은 상당히 고달픈 일이다. 자신이 경험했던 것도 꿈이었을지도 모르고, 환각이었을지도 모르니 그냥 의심해버린다. 기억도 의심해버리고 자신의 감각도 의심해버린다. 그야말로 '이 정도는 당연한거 아니야' 싶은 모든 것을 다 의심하고서는 도무지 의심할 수 없는 의심하고 있는 자신만은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Cogito ergo sum' 이라는 한마디를 내뱉는다.

그 이후로 데카르트가 그 명제로 부터 무엇을 쌓아 올렸는지는 한번도 듣거나 배워본적이 없다. 그러나 그의 모든 것을 의심한 의심병 환자 놀이는 그를 역사적 철학자 중 한명으로 만들었다. 왜냐하면 그런식으로 의심했던 사람은 이제껏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다음으로는 최근 영화 인터스텔라로 우리에게 다시 찾아온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2000년도 작품 메멘토의 주인공이다. 그는 어떤 계기로 몇분 이전의 기억은 모두 잊어먹는다. 아직도 기억나는 것이 한참 누군가와 추격전을 하다가 내가 도망치고 있는건지 상대를 추격하고 있는건지를 잊어먹을 정도다. 그래서 그는 항상 모든 것을 의심한다. 마치 데카르트와 같이 말이다. 그러나 그는 Zero-고정관념의 사람은 아니었다. 그는 온몸에 경험을 새기고, 즉석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찍어 사진으로 고정관념을 박아놓는다. 그리고 그는 몸에 쓰인 글귀와 즉석 카메라 사진속에 적어놓은 메모를 가지고 앞에 있는 현상을 파악하기 시작한다. 모든 것을 의심할 수 있는 최고(?)의 능력을 지닐 수 있었으면서도 자신만의 고정관념을 구축하기 시작한 것이다. 결국 그는 영화의 가장 처음(시간으로는 가장 마지막에) 엄한 사람 한명을 살해하게 된다. 


우리 모든 사람에게 있는 고정관념은 메멘토 주인공이 몸에 새겨놓은 문신과도 같다. 이것은 제거될 것이 아니라는 점에서는 닮아있다. 일상을 살아갈 때는 전혀 문제가 없이 고정관념에 적힌 내용대로 따라하면 되겠지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자 할 때는 모드를 바꿔야 한다. 즉, 의심병환자가 되어야 한다.  그런 환자가 되기 싫다면 간단한 방법이 하나가 있다. 그것은 바로 고정관념을 인정하는 것이다.  내가 고정관념에 쌓여있음을 인정하는 순간.  더 이상 아이디어 살인은 나지 않을 것이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