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창의칼럼 - 고정관념을 인정하라 ④]
화난 원숭이 실험에 대해 들어봤을 것이다. 요약해보자면 이런 내용이다. 원숭이 네마리가 있는 우리에 바나나를 걸어둔다. 원숭이가 바나나를 잡으려고 할 때마다 찬물을 부어서 원숭이를 놀라게 만든다. 이제 찬물세례를 받은 원숭이 한마리를 빼고 새로운 원숭이를 집어넣으면 새 원숭이는 순진하게도 바나나를 집으러 가는데, 이때 나머지 세마리의 원숭이가 신참내기 원숭이를 말리며 절대 바나나 근처에 가지 못하게 만든다. 그리고 얼마있다가 처음 물세례받았던 원숭이 중 한마리를 또 빼내고 신참내기를 들여보낸다. 이렇게 초창기 멤버 네마리를 모두 빼내고 이제 우리안에 있는 원숭이는 물세례를 한번도 안받은 원숭이만 남았는데 바나나 근처를 가지 않는다. 그리고 신참이 들어오면 극구 말리며 하지 말라고 하는 존재가 되어 있었다는 실험이다.
이 실험의 내용은 경직된 조직문화를 깨야한다는 이야기의 사례로 많이 거론된다. 신입사원이 들어와 열정을 가지고 뭔가를 해보고자 하나 조직의 관성에 묻혀 처음 가졌던 패기와 열정, 원동력을 잃어버리고 똑같이 조직에 동화되어 있는 면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그러나 여기서 한가지 생각해보자. 원숭이들이 한 짓은 과연 미련한 행동이었는가?
우리 인간이 직접 경험한 것에 한해서만 지식을 쌓고 활용을 했다면 지금과 같은 발전은 불가능했을 것이다. 우리는 역사로부터 배운 교훈과 조상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오늘을 써내려가는 특별한 능력을 지니고 있다. 원숭이 실험에서 나오는 원숭이들도 '경험의 전승'을 하고 있는 매우 현명하고 똑똑한 행동을 하였던 것이다. 우리가 학교교육을 통해서 배우는 수많은 지식도 계승되어 내려온 지식이다. 그것이 어디에서 부터 기인했는지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기에 짧은 순간 이만한 지식을 쌓아올릴 수 있게 된것이다.
즉, 원숭이 실험을 통해서 비판하고자 하였던 모습은 우리가 전형적인 '교육'이라는 것을 통해서 해오던 것이고, 이것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방법론에 해당하는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비판받아야 할 것은 아니라는 말이다. 다시말해 조직에 들어간 신입사원들은 자신들이 지닌 패기와 열정만 믿고 수십년을 조직에 몸담고 일해오며 익혔던 선배들의 지혜를 무시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것을 받아들일 때에 무참하게 쏟아져내려오는 물세례로 부터 안전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직의 차원에서는 이점을 알고 있어야 한다. 우리가 이렇게 전승하여 내려준 내용이 시대가 바뀌면서 전혀 맞지 않는 지식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물세례를 하던 사람이 휴가를 갔을 수도 있고, 물값이 올라 아낀다고 물을 안 뿌릴 수도 있는 것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조직에 내려오는 소중한 경험치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치가 시대가 변하면서 맞지 않을 수 있다는 한계치를 '인정' 하는 새로운 문화를 갖는 것이 아닐까 한다.
이렇게 조직에 흐르는 고정관념을 인정하는 문화는 고정관념이 지니고 있는 순기능을 받아들이면서도 고정관념에 묶이지 않는 자유로운 생각의 토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창의적 조직이 되고자 하는가? 고정관념을 인정하라.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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