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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경영/창의력의 재발견

[김성민의 창의칼럼] 아이들은 창의적이지 않다?

[김성민의 창의칼럼 - 아이들은 창의적이지 않다?]


유명한 심리학 실험중 하나로 '스트룹 검사'라는 것이 있다. 

이 실험은 간단하다. 화면에 차례대로 나오는 글자의 색깔을 말하면 되는 실험이다. 

한번 여러분도 왼쪽 위에서 부터 차례대로 글자가 아닌, 글자의 색 (빨강, 파랑, 노랑... 등)을 빠르게 말해보길 바란다.





강의 중에 글자를 하나씩 보여줄 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두번째줄 마지막 글자부터 혼란을 겪기 시작한다. 그러다 세번째줄부터 다소 정신을 차리고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게 된다. 아무리 석박사급의 연구원들이 모인 곳에서 테스트를 해도 똑같은 결과가 나왔다.


그런데, 내가 100여차례 넘게 테스트 하는 중 혼란을 전혀 겪지 않고 정확히 색깔을 말한 사람이 한명 있었다. 그 분은 다름아닌 집에 있는 둘째아들이다. (실험당시 4살)  모든 사람은 왜 그런지를 안다. 둘째는 아직 한글을 모르기 때문이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은 모두 알지만, 아이는 어른들이 생각지도 못하는 기발하고 엉뚱한 생각을 잘한다. 그래서 우리 어른들은 아이들이 창의적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이들은 창의적이지 않다. 다만 고정관념이 적을 뿐이다. 


 아이들이 유연하고 자유분방하며 거침없는 생각과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아직 뭘 모르기 때문이다. 우리 성인들은 수많은 사회적 함의를 내재한채 살아가고 있다. 우리의 언어자체가 그렇고, 여러가지 지켜야할 규칙이 그렇다. 


 여기서 우리는 딜레마를 경험한다. 아이의 순수한 창의성을 키워주기 위해 규칙과 제한을 주지 말아야 하는가? 사실, 이 질문은 아이 셋을 키우는 나의 집안에서 아내와 매번 충돌했던 부분이다. 아내는 창의성 강의를 하는 사람이 왜 아이에게 이것을 하지 말라. 저것을 하지 말라 하며 제한을 하냐는 거다.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질문이다. 그러나 사회적 존재로서 성장하기 위해 인간은 수 많은 규칙들을 익혀야만 한다. 어른을 만나면 공손히 인사를 하고, 식사시간이 되면 다른일을 하다가도 식탁에 와서 함께 식사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장난감을 잘 가지고 놀고 나서는 제자리에 치울 수 있어야 한다. 자연의 법칙은 엔트로피(무질서도)가 증가하는 방향이지만, 이를 그대로 나두면 무질서해지고 혼란에 빠지거나, 다른 누군가가 수습을 해야 하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당연히 '신경'과 '정성'을 체득해야 하는 교육의 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어떤 교사가 아이의 잘못을 야단치니깐 학부모가 학교로 쫓아와서는 교사의 뺨을 때리며 당신이 뭔데 우리아이 기를 죽이느냐고 했단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마찬가지로 아이의 창의성을 위해 규칙을 가르치지 말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우리는 그렇게 규칙을 통해 나도 모르게 고정관념을 나의 것으로 만드는 성장의 과정을 거친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 고정관념의 존재자체를 인정하는 것이다. 이를 메타인지(Metacognition) 라고도 말한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을 나 자신에 대해 인정하고 그것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능력 말이다. 메타인지를 잘하는 학생이 학습력도 높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창의성도 마찬가지로 자신에게 있는 고정관념을 인정할 때 창의성의 대리기사를 초대할 수 있다. 


창의성을 위해 고정관념을 인정하자.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