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경영/독서 휴식

[김성민의 독서휴식] 미움받을 용기 - 기시미 이치로, 고가 후미타케

[김성민의 독서휴식 - 미움받을 용기]


우리를 괴롭히는 열등감은 

‘객관적 사실’이 아니라 ‘주관적 해석’이다. p.88


따지기를 좋아하는 한 청년이 철학자를 찾아가 자신앞에 무릎을 꿇게 많들겠노라며 논쟁을 시작한다. 둘 사이의 대화를 통해 아들러 심리학에서 말하는 목적론과 자기수용, 용기, 자유, 타자공헌 등의 개념이 종횡무진 등장한다. 


일단 이 책은 두 사람의 대화로 이뤄져있다. 청년은 뭐든 비판적으로 따지려드는 나의 모습과도 같고 철학자는 그에 대해 하나씩 답변을 하며 나를 설득하는 존재로 다가와 몰입감있게 읽을 수 있었다. 보통 경영우화식의 자기계발서에서 주인공이 위기에 처했을 때 현인(賢人)이 등장하여 교훈을 주는 방식인데, 이 책도 비슷한 구도를 지니고 있다. 그런데 차이점이 있다. 대부분의 주인공은 현인의 이야기를 처음에는 받아들이기 힘들어하지만 현인의 이야기를 삶에 적용했을 때 나오는 결과를 보고 절대적으로 현인에게 추종하며 따르는 존재로 그려진다. 하지만, 이 책에 나오는 청년은 설득당한듯 하면 또다시 전의를 불태우며 철학자와 싸울태세로 새로운 챕터에 등장을 한다. 만약 청년이 1장에서 설복을 당하였다면 책을 이렇게 몰입하여 읽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마지막 순간까지 긴가민가하며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청년이 있었기에 끝까지 긴장감이 감도는 가운데 내용하나하나에 몰입할 수 있었다. 


철학자와 청년의 대화에서 뽑은 일반적인 상식과 반대되는 개념을 정리해봤다.

  •   원인론이 아닌 목적론
  •   개입이 아닌 도움(지원)
  •   수직관계가 아닌 수평관계
  •   칭찬이 아닌 용기부여
  •   자기에 대한 집착이 아닌 타인에 대한 관심
  •   자기긍정이 아닌 자기수용
  •   행위의 차원이 아닌 존재의 차원


기존의 심리학이 과거에 구속되어 꼼짝못하는 인간을 보았다면, 아들러의 심리학에서 인간은 과거의 경험이 현재를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목적이 과거를 해석하게 한다는 개념을 들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이질감이 느껴졌으나 다양한 정신의학과 심리학에서 이미 들었던 내용에 대해 다른 방식으로 표현했을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동양적 전체주의 사고와 문화에 익숙해져있어서 전체가 있고 그안에 소속된 개인이 있다는 생각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변의 평판과 이해에 상당히 신경을 쓰며 살아가기도 하는데, 이 책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이유는 바로 이런 평판사회에서 주변의 눈치를 보며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피로 때문이 아닌가 싶었다. 


개인적으로 나의 인생과 사람들과의 관계를 되새겨 생각해보게 하는 좋은 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자기계발서의 논리가 모든 인생의 문제를 개인으로 환원시킨다는 한계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예를 들어, 프로이트가 말한 과거의 경험이 트라우마로 작용한다는 이론을 전면 반박하며 원인론이 아닌 목적론을 이야기 하고 있는데, 세월호와 같은 국가적 재난사태에서 가족을 잃은 분들의 아픔을 개인으로만 환원시킬 수 있는것인지 썩 개운치 않은 마음이 들었다. 모든 것은 내 마음먹기 달렸다. 라고 하는 주장이 네가 그런식으로 보는 것은 니 마음이 비뚤어져있어서인거야! 라고 매도해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조심스러움이 있다. 


전체속의 나가 아닌, 개인의 모습을 찾은 '나'가 타자를 향해 존중하고 공헌하려는 태도를 지니는 공동체적 삶을 지향한다는 측면에서 심리학이 아닌 어떤 종교단체의 실천덕목과도 같은 느낌도 들었다. 


누군가의 기대에 무거운 짐이 지어진 분들에게 휴식을 지향할 수 있는 책이 아닐까 한다. 


<책속의 명언>

  • 자네는 ‘화가나서 큰 소리를 낸 것’이 아닐세. 그저 ‘큰소리를 내기 위해 화를 낸 것’이지. p.41
    => 아들러는 감정은 원인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상황을 해결하고자 하는 방법이 반드시 화를 내는 것이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모든 행위의 원인을 감정이 시켜서 그랬다고 하는 프로이트식의 접근을 배격하고 있다. 이것의 강점은 현재의 모습이 결정론으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닌, 얼마든지 나의 관점을 바꿔갈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놨다는 점이다. 


  • 나는 옳다, 즉 상대는 틀렸다. 그렇게 생각한 시점에서 논쟁의 초점은 ‘주장의 타당성’에서 ‘인간관계의 문제’로 옮겨가네. p.123
    => 아들러는 인생의 모든 문제는 인간관계 문제라고 하였다. 심지어는 개인적인 문제 같았던 키가 작다거나 코가 낮다거나 하는 콤플렉스도 결국 누군가와 비교하기 때문에 발생한 문제로 바라보았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관계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는 것이 문제를 해결하는 시작이 될것이라고 이야기하며, 나와 타인의 과제를 분리해야 함을 말하고 있다. 그런데 누군가 나의 인생에 들어오거나 반대로 내가 타인의 태도와 주장에 다가갈 때 이것이 지나치게 되면 '권력투쟁' 양태로 변질된다고 한다. 말은 뭔가 어려운 개념같았지만 실제로 일상에서 내가 누군가와 '토론'을 할 때 나의 정당상을 주장하면서 타인의 틀렸음을 강조하는데에 그런 심리가 깔려있음을 반성하게 되었다. 



  • 칭찬한다는 행위에는 ‘능력 있는 사람이 능력 없는 사람에게 내리는 평가’라는 측면이 포함되어 있지. p.226
    => 아들러는 자녀들을 칭찬해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체벌로 특정 행동을 하지 못하도록 하거나, 칭찬으로 어떤 행동을 하도록 하는 것을 '조정'이라고 말하며 절대 칭찬이 좋은 방법이 아니라고 말한다. 이 말을 들었을때 상당히 고민이 되었다. 아직 아들러가 말하는 '칭찬'이라는 것에 전적으로 동의하지는 않는다. 누군가를 조정하기 위해 칭찬을 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방을 그대로 인정해준다는 의미에서 칭찬도 있다고 생각한다. 수직관계가 아니더라도 내게는 없는 강점과 장점을 지닌 친구의 행동을 칭찬한다거나 하는 것은 다른 느낌을 준다. 아마도 아들러가 이야기하는 칭찬이라고 하는 맥락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수직관계를 전제로 깔고 누군가를 조정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된다는 말에는 공감이 된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