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독서학습 - 코스모스]
우리가 정녕 코스모스와 겨루고자 한다면
먼저 겨룸의 상대인 코스모스를 이해해야 한다. p.314
컴퓨터, TV, 스마트폰, 밤새 꺼지지 않는 네온싸인, 전화한통이면 달려오는 야식.. 현대인의 밤은 할일이 많다. 그러나 시계를 200년만 전으로 돌려봐도 사뭇 다른 모습이 펼쳐진다. 질흙같은 어두운 밤에 할 수 있는 거라고는 몇가지가 안되었다. 잠자는 것, 2세를 만드는 것, 별보는 것.. 칼세이건은 우리 조상들이 달없는 밤 활활 타는 모닥불이 사그라져 깜부기 불이 되면 그 주변에 둘러 앉아 하늘의 별을 바라 보았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어쩌면 현대인들이 TV 드라마를 보듯 우리 조상들은 별자리를 보며 잠자리를 들었을지 모르겠다. 어디 가려고 헤매는 사람에게 "김기사 앱 설치해봐~" 라고 말하는 정도의 뉘앙스로 "저기 있는 움직이지 않는 저 별을 따라가면 북쪽이야" 라는 말을 친구에게 또는 아들에게 가르쳐주었을 것이다. 그야말로 하늘의 별은 조상들에게는 너무 친숙하고 익숙한 시청각 교재가 되지 않았을까?
그러나 현대의 할 것 많은 밤문화 속에서 별에 대해 생각한다는 것은 뭔가 뜬금없다는 생각이 든다. 왠 별나라 이야기냔 말이다. 그런 마음을 가지고 읽기 시작한 내게 칼 세이건은 우주와 별에 대한 생각이 우리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느끼게 만들어주었다.
칼 세이건은 타고난 이야기꾼이다. 별 생각없이 그의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보면 별 이야기에 푹 빠져들게 된다. 역사와 정치, 철학과 물리학, 수학과 기술등 종횡무진 이야기의 주제가 바뀌는 듯 한데 지구에서 금성으로 금성에서 화성과 목성 토성 등의 태양계 행성들로 상대성이론을 이야기하고나서는 저 머나먼 곳에 있는 별과 그 별들을 이루는 은하에까지 다달아 있는 나를 보게 된다.
특히 8장의 시간과 공간을 가르는 여행에서는 빛의 속도로 날아가는 우주선을 개발하는 것은 머지않은 미래에 발명될 것이나 그때는 공간의 장벽이 문제가 아니라 '시간의 장벽'이 해결해야할 숙제가 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 우주 탐험이 바로 눈앞에 다가와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었다. (우주공간에서의 핵폭발 금지 조약 체결이후에 중단된 '오리온 계획'은 수소폭탄의 폭발 반작용으로 로켓을 추진하는 방식인데, 이미 실현가능한 기술이고 그 속도는 빛의 1/10에 달할 것으로 말한다. 즉, 지구로부터 가장 가까이에 있는 태양을 제외한 별로 켄타우르스자리의 알파별 까지 43년이면 도착가능하다)
별 이야기가 이처럼 재밌었던가? 아마도 일생을 천체물리학자로 자신이 하는 일에 열정을 다해 도전했던 그의 정신이 고스란히 책에 담겨있기 때문에 재미있게 몰입할 수 있었지 않나 싶다.
한편, 생물학자도 아닌 그가 진화론적 관점에서 마치 확고한 법칙이고 사실인것 마냥 생명과 우주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에서는 무신론자이며 진화론자인 그의 신념이 옅보이는 듯 하였다. 그 부분만 제외하고는 우주에 관해 말하는 그가 뿜어내는 에너지와 그의 삶은 이 책이 자기계발서로 읽혀도 충분할정도로 힘이 있다.
캠브리지의 석좌교수인 장하석 교수는 이 책을 어려서 3번을 읽고, 그것도 모자라 원서를 구해서 영어사전 찾아가며 읽고는 칼 세이건에게 편지까지 보냈다고 한다. 이 책이 그의 인생을 바꾸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되었다고 한 강연에서 말한다.
요즘 인문학 열풍이다. 인문학 하면 문학, 철학, 역사 등을 떠올리기 쉬운데 우주에 대한 생각속에 인간을 헤어려보는 것도 바로 인문학적인 관점을 갖게 해줄 것이다. 성장을 위해 몸부림치는 분들이라면 700페이지에 달하는 이 책에 도전해보아도 좋을 것이다.
<책 속의 명언>
- 측정의 정확도가 향상됨에 따라 기록을 보존하는 일이 점점 중요시되었다. 그러므로 천문학은 관측과 수학과 문자의 발달에 크게 이바지했다. p.88
=> 요즘은 한우물을 파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여러가지의 융합적 생각이 가치를 만들어낸다고 하는데, 한우물도 이렇게 제대로 파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편협된 관점으로 스스로 제한한 학문적 카테고리에서 보는 것이 아니라, Liberal Art 의 폭넓은 지식을 바탕으로 자기가 전공하는 것을 판다면 그것이 천문학이 되었든, 장난감 레고가 되었든 다른 영역의 지식까지 흡수하게 될 것이다. - 금성의 자전 방향이 다른 태양계 행성들과는 반대다. 결과적으로 금성에서는 서쪽에서 해가 떠서 동쪽으로 진다. p.165
=> 불가능한 일 혹은 거의 일어날 수 없다고 생각했던 일에 대해서 "해가 서쪽에서 뜨겠네" 라는 표현을 쓴다. 그런데, 금성의 아침은 늘 서쪽에서 뜨는 해를 보게 될 것이다. 물론, 3장에서 말하는 이야기에 따르면 금성은 뜨거운 전자오븐보다 더 뜨겁다고 하니 거기서 살기란 불가능에 가깝다는 말이 맞기는 하다. ^^ - 책은 씨앗과 같다. 수세기 동안 싹을 틔우지 않은 채 동면하다가 어느 날 가장 척박한 토양에서도 갑자기 찬란한 꽃을 피워 내는 씨앗과 같은 존재가 책인것이다. p.456
=>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때 이집트에는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안타깝게도 중세기독교에 의해 모두 없어져버리고 말았다는데, 이 도서관에는 그 당시 세상을 돌아다니는 모든 책들이 복제가 되어 보관되었었다고 한다. 지리와 역사, 각종 그리스 철학자들의 이야기등. 이오니아인들이 가졌던 풍부한 과학적 접근과 철학 사상이 그대로 남아서 후세에 전해졌다면 우리 인류의 발전은 다른 속도와 방향으로 가지 않았을까도 생각해보게 된다. 어쨋든, 칼 세이건은 책이 씨앗이라고 말한다. 피서의 계절에 책이라는 씨앗을 심어 열매맺게 디길 바란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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