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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의 독서경영] 해결중심 단기코칭 - 김인수, Peter Szabo

[김성민의 독서경영 - 해결중심 단기코칭]



“당신이 숨 막히지 않도록 

물 밖으로 나올 수 있게 도와줄게요.” 

라고 말하며 친절한 원숭이는 

강에서 물고기를 건져 

나뭇가지에 조심스럽게 올려 놓았다. p.67



 최근 인문학이나 퍼실리테이션 바람이 부는 것 처럼 2000년대 말 교육시장에는 코칭 대세였다. 마치 평생 직업이 될 것 처럼 모든 교육프로그램에 코칭이라는 용어를 붙여서 자격증이 남발하던 때였다. 그래서 '코칭' 이라고 하면 아무것에나 대중없이 붙여버리는 말처럼 여겨져서 별로 좋은 인상은 아니었다. 지금 되돌아보면 제대로 된 코칭 교육기관을 만나지 못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그런 나의 선입견을 바꿔주는 계기가 되었다는 면에서 이 책에 큰 애착을 갖고 리뷰를 써보고자 한다. 


  질문에 대한 책들을 읽어나가다 이 책을 소개받고 읽게 되었다. 의외였다. 내가 예전에 알고 있던 사람들이 말하던 코칭에 대한 태도는 어떤면에서 상당히 독선적이라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이 책은 그렇지 않아서였다. 좀 자세히 말하자면, 문제를 풀어나가는 방식에서 나는 과거에 일어난 일의 근본 원인을 찾는 것도 매우 중요하지 않겠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기존에 내가 접한 코칭에서는 미래의 바라는 긍정적인 면을 보아야지 과거의 문제를 찾아내려고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선을 그어놓는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그런 이야기가 상당히 거북하게 들렸다. 기업에서 하는 문제해결과정은 반드시 문제의 참원인, 근본원인을 찾고 그것을 제거하는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미래의 긍정적인 면을 쫓는다고 한참 표면적으로 노력하다가 결국 근본적인 문제에 의해 다시 반복된 좌절에 빠지지 않겠냐는 나름의 생각이 있었다. 



문제의 원인을 이해한 다음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주로 문제해결 패러다임 이나 현대적 또는 구조적 관점이라고 불린다. p.7



  그런데, 이 책에서는 내가 갖고 있는 그런 생각을 '문제해결 패러다임' 이라고 하고 지금 자신들이 이 책에서 다룰 내용은 '해결중심 패러다임'이라고 동등한 관점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 더 이상 내 자존심 드러낸다며 문제해결 패러다임을 우기지 않아도 될 수 있도록 두가지를 양립시키고 자신의 위치에서 코칭을 풀어내는게 오히려 더 호감을 갖고 볼 수 있도록 해주었다. 결국, 어떤 문제를 대할지에 따라 자유롭게 다른 방식을 쓸 수 있다면 그게 능력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고, 이 방식을 한번 귀담아 들어놔야겠다는 열린 마음을 갖게 하였다. 



  흥미롭게도 해결중심 패러다임으로 갈 때 아주 요긴한 방식으로 접근을 하는데, 주요 원리가 나와 있어 정리해보았다. 



<해결구축 패러다임의 주요 원리>

1.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고치려 하지 마라

2. 만일 어떤 것이 효과가 있었다면 그것을 더 많이 하라

3. 만일 어떤 것이 효과가 없다면 다른 것을 하라.

4. 변화는 끊임없이 일어나며 불가피한 것이다.

5. 미래는 협상을 통해 이루어지고 창조되는 것이다.

6. 작은 해결책이 큰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7. 문제와 해결책 사이에는 항상 직접적인 관계가 있는 것은 아니다.

8. 어떠한 문제도 항상 일어나는 것은 아니다.

9. 클라이언트가 해야 할 것에 대해 이야기하기보다는 질문하라.

10. 칭찬하기

11. 효과가 있는 것을 더 하도록 부드럽게 격려하기



  설령, 코치가 보기에 상대방이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판단될 때에도 결코 고치려 하지 말라고 한다. 그것은 인간에 대한 특별한 이해와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보이는데, 오래전 택시기사를 해봤던 한 코치로 부터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나온 것이 인상깊다. 



고객이 술집에 가길 원하는데 그를 자신의 집이나 아내에게 데려가는 것은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똑같은 철칙이 코칭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p.59



  실제로 코치의 어원이 네마리 말이 끄는 마차에서 부터 왔다고 하니, 승객이 원하는 곳으로 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지, 내가 보기에 바람직한 곳으로 끌고 가는게 아님은 당연하다고 하겠다. 그러나 일반적인 대화에서 우리는 코치라기 보다는 컨설턴트의 입장에서 상대의 잘못을 들추어내며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고쳐나가려고 했던 것이 아닌가 나 스스로에게 반성이 되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문제해결 패러다임에 대한 고집을 내려놓을 수 있는 내용이 다음과 같이 나왔다. 



엘리자베스 : 직장에서 일어나는 일 때문에 정말 화가 나요.

코치 : 그렇군요. 직장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 싶어 하시는 거 같은데...


만일 코치가 “직장과 관련해서 걱정되는 일이 무엇인지 좀 더 이야기 해주시겠어요?”라고 반응했다고 생각해보자. 그러면 클라이언트가 무엇에 대한 해결책을 찾고자 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기도 전에 수많은 ‘문제중심 대화’를 했을 거라고 쉽게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코치가 질문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클라이언트는 현재 당면한 문제가 자신에게 얼마나 많은 고통을 주는지 등에 관한 문제중심적 대화를 좀 더 하라는 권유로 들을 수도 있고, 코칭이 클라이언트의 전반적인 삶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라는 제안으로 들을 수도 있다.  p.27



우리는 수많은 문제가운데 살고 있다. 기업에서 일어난 업무 관련한 문제가 아닌 인간관계나 삶에 대한 복잡다단한 문제들에 대해 그 원인을 모두 찾아내려고 한다면 아무리 시간을 많이 줘도 밝혀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설령 문제 원인을 다 알아내었다고 하더라도 무력감에 빠지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한정된 시간속에서 우리가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가 바로 해결중심 코칭 방식에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 어떻게 코칭을 하면 좋을까? 그것에 대해 이 책 전체가 세부적인 기술과 태도를 잘 다루고 있는데 대표적인 한가지만 언급해보고자 한다. 내가 생각하기에 이 사례에 나오는 대화에 핵심적인 코치의 입장과 기술이 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코치 : 예, 그런 것 같네요. 어찌되었든 그럼 동료와의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상상해보죠. 당신은 자신에게 어떤 모습을 보게 되면 “와, 난 이제 동료와 잘 지내고 있어!”라고 이야기할 수 있을까요?    p.39



 위에 나온 내용 뿐만 아니라 이 책 전반에서 보여지는 코칭 대화는 한가지 동일한 원리로 진행되는것 같아 보인다. 일단 ‘예, 그런 것 같네요.’ 라고 하면서 클라이언트가 한 이야기에 대한 부정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고 그것에 함몰되지 않으면서 바로 질문으로 내딛는 것을 보게 된다. 그것은 긍정적인 미래 모습에 대한 ‘가정’이다. ‘만약~’ 으로 시작하는 미래에 원하는 상황을 가정해놓고 그때의 행동의 변화가 무엇일지를 생각하게 하는 질문을 던진다. ‘어떤 모습을 보게되면’ 이 바로 그 부분이다. 느낌과 생각의 변화로는 충분치 않다고 보는 것이 느껴진다. 행동으로 이어진 변화가 진짜 변화고 이를 통해 스스로 변화한 자신을 인식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볼 수록 참 괜찮은 모델이다 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이 밖에도 '기적 질문' 이나 '척도 질문' 이라는 기술을 통해서 바람직한 모습의 목표치를 구체화하는 작업과 현재 자신의 상태를 수치화 하고 자신감을 갖게 하는 질문대화의 기술이 나와 있다. 이런 질문의 기술을 책으로 읽었다고 당장에 코치 능력이 개발되고 그런일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어떤 태도를 가지고 코치로서 질문을 해야 할지 느껴지는 바가 있었다. 그리고, 코칭프로그램이 있다면 한번 배워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여기서 느낀 것은 전문적인 코치가 되지 않더라도 우리가 누군가와 함께 소통을 하면서 살아가기 위해 코칭 기술 혹은 태도가 꼭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특히 기업에 있어서 리더 혹은 관리자의 자리에 앉게 된 사람은 조직원과의 대화에서 코칭 기술을 활용한다면 지시와 명령하는 관리자가 아니라, 사람을 키워주고 성장하는 조직을 만드는 리더로서의 역량을 갖게 될 것이라 생각이 되었다. 


  전문적인 내용이라 어렵지 않을까 싶은 마음에 조심히 책을 펼쳤지만, 의외로 사례중심으로 이해하기 쉽게 쓰여져 있는 책이다. 클라이언트와 코치와의 대화에서 다음 코치의 질문을 가려놓은 채 나라면 어떻게 질문할지를 생각해보며 읽다보니 책 속 코치의 질문에서 배우는 바도 많았다. 누군가에게 선생이고 멘토라는 위치에 있다면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책 속의 명언>


  • 일단 어떤 사람이 하나의 작은 변화를 만들어 내게 되면 그 변화된 관점에서는 모든 것이 다르게 보이는 경향이 있다. p.21
    => 정말 놀라운 말이다. 왜 이렇게 단순한 것을 깨닫고 있지 못했던 거지?  자리를 옮기면 다른 것이 보인다.  다른 것이 있는지 이해하기 까지 나는 움직이지 않겠다. 라고 하는 말은 논리적이다. 그러나, 움직였을 때 그때서야 비로서 보이는 것이 있는 것이다. 나의 사고는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동시에 나의 행동의 변화가 사고의 변화를 이끌어낸다는 것이 비로소 이해가 된다. 이것이 융통성이 아닌가 싶다.


  •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모든 사람은 누군가 다른 사람의 생각을 맹목적으로 따르기보다는 스스로 해결책에 대해 생각하고 이를 실천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갖는다. p.29
    => 이 지점이 퍼실리테이션이 가질 수 있는 강점과 연결될 수 있다고 본다. ‘인간에 대한 이해’ 에 꼭 들어가야 하는 내용이다.


  • 만일 클라이언트가 자신이 원치 않는 행동에 대해 통제력이 없다고 느끼고 있다면 자신의 삶에 주도권을 가지라고 설득하는 노력은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p.117
    => 자신감을 가져, 노력을 해봐, 할 수 있어 해봐! 등의 말이 소용이 없음을 말하고 있다. 이 말이 사실이라면 그동안 얼마나 도움안되는 조언을 해왔는지 부끄러울 따름이다. 이 책에서는 동전던지기를 이용해보라고 말한다.


  • “여전해요” 라고 하는 것은 나빠진 것이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상황이 더 나빠지지 않았다는 것은 클라이언트가 무언가 긍정적인 것을 했다는 좋은 신호이다. p.132
    => 코치는 긍정적인 것이 무엇이 있는지를 항상 열린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어야 하는 것 같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고 그것이 긍정일 수 있음을 찾아내는 능력이 필요하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