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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의 독서경영] 정선 목민심서 - 정약용 / 다산연구회 편역

[김성민의 독서경영 - 정선 목민심서]


맑은 선비의 돌아갈 때의 행장은 

모든 것을 벗어던진 듯 조촐하여 

낡은 수레와 야윈 말인데도 

그 산뜻한 바람이 사람들에게 스며든다.  p.329



  새 정부가 출범한지 두주가량이 지났다. 리더십의 변화가 이렇게 크게 다가오는 것은 처음인듯 싶다. 그 전 리더가 불명예스럽게 탄핵으로 물러났기에 더욱 더 새로 선출된 리더에게 거는 기대가 큰 것 같다. 이런 시점에 참여하는 독서모임에서 '목민심서'라는 책을 선택해 읽게 된 것은 리더십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 좋은 기회가 된 것 같다. 


  정약용의 목민심서는 중고등학교 국사책에 너무나 유명하게 등장하고 시험에도 출제되던 내용이어서 많이 친숙한 편이다. 그러나 한번도 읽어본적이 없는 책이다. 그런것들이 고전이라고 했던가. '모두가 알지만 아무도 읽지 않은..'   이 책의 구성은 아주 흥미롭다. 먼저 책의 구성을 말하기 앞서서 '목민(牧民)' 이 무슨 뜻인지 정도는 알면 좋겠다. 크게는 2가지 의미를 가지고 있다. '백성을 기른다' '백성을 부양한다' 라는 글자 그대로의 의미도 있고, 목(牧)이라는 것이 고을을 다스리도록 중앙에서 파견된 관리를 말하기도 한다. 사극에서 들었을 법한 '전주목사' '창원목사' 등에 나오는 '목' 이라는 표현이 백성을 부양하는 일을 하는 사람으로 관직을 나타내는 걸 통해 알 수 있다. 정리해보자면 한마디로 이 책은 각 고을로 파견된 수령들이 그 지역의 리더로서 어떻게 통치를 해야하는지에 담은 책이다. 


  앞서 구성이 흥미롭다고 했는데, 단지 수령이 업무를 진행하면서 신경을 써야 할 내용만으로 채워진게 아니라 스토리라인을 만들어 전달을 하고 있다는 점이 특색있다. 처음은 이렇게 시작한다. 아직 임명받기도 전에 '목민의 벼슬은 구해서는 안된다' 라며 함부로 하지 말라고 조언한다.


수령의 직분은 덕이 있더라도 위엄이 없으면 제대로 할 수 없고, 뜻이 있더라도 밝지 못하면 제대로 할 수 없는 것이니, 제대로 할 수 없는 경우는 백성이 그 해독을 입어 괴로움을 당하고 길바닥에 쓰러질 것이다.  p.15


  생각해보니 가장 좋은 통치를 말하기 이전에 나쁜 통치를 하지 않도록 하는게 우선일 텐데, 역량이 되지 않는 사람이 함부로 리더의 자리에 올라서는 안됨을 경고한 말로 이해되었다. 리더가 잘못되면 백성이 해독을 입어 길바닥에 쓰러진다는 표현이 현대를 살아가는 21세기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대부분 공감할 말이 아닐까 싶다. 


 이제 드디어 임명을 받아 고을로 보임을 하게 되었다면 보직을 받은 고을로 행차를 떠나야 할 것이다. 정약용은 행차를 위해 짐보따리는 어떻게 싸야 하는지, 그리고 행차의 속도는 어떠해야 하는지까지 언급을 한다. 왜 시시콜콜 이런 것까지 책에 담아놨나 의아해 할 수 있겠지만 내용을 보다보니 굳이 이것을 써야 했던 이유를 알것만 같았다. 


 행장을 꾸릴 때 의복과, 안장을 얹은 말은 본래 있는 그대로 써야 하며, 새로 마련해서는 안된다. p.24

 이부자리와 베개, 솜옷 외에 책을 한 수레 싣고 간다면 맑은 선비의 행장이 될 것이다. - 요즘 수령으로 부임하는 사람들은 책력(冊曆) 이외의 다른 책은 한 권도 행장에 넣지 않는다. 임지에 가면 으레 많은 재물을 얻게 되어 돌아오는 행장이 무겁기 마련이니, 한 권의 책도 부담이 된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슬프다. p.26


 그 사람이 지나간 자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말이 있다. 외국 방문때마다 호텔 내부를 자기 취향으로 다 바꾸어놔야 속이 편한 사람도 있고, 시각장애인들에 의해 만들어진 신발을 밑바닥이 다 헤질때까지 신고다니며 그 의미를 남기는 사람도 있다. 정약용은 그 당시 만연했던 고을수령의 백성에 대한 수탈을 익히 알고 있던 사람으로 보인다. 목민심서는 제대로된 리더십이 어떠한지를 말하기에 앞서서 어떻게 하면 최소한 나쁜 리더십은 되지 않을 수 있을까를 고민한 흔적이 이곳저곳에 역력하다. 


 일단 이러저러한 여러 우여곡절끝에 부임을 해서는 본격적으로 수령 업무를 진행하는데, 여기에 고등학교 국사시간에 외웠던 '이.호.예.병.형.공'이라는 6조가 나온다. 사실 학교에서 배울 때는 이게 뭘 말하고 의미하는지를 전혀 모른채 고려는 이병호형예공 이고 조선은 이호예병형공.. 하면서 무작정 시험을 치기위해 외웠던 것 같다. 가만히 뜯어보니 이것이 나라를 이루게 되면 가장 기본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업무임을 알게 된다. 사람을 쓰고, 관리하는 이전 - 목소리를 간드러지게 내야만 할 것 같은 이방이다. 세금을 거두어 나라 살림 밑천을 확보하는 호전, 지금으로 하면 사회문화를 안정화시키고 옳게 만들어가는 기능으로 유교국가였던 조선에서는 제사와 교육등의 예전, 주변국으로 부터 자주국방을 강화하기 위한 군사력을 증진시키는 병전, 갖은 송사에 대해서 공명정대하고 판단하고 정의를 실현해가는 법원의 역할인 형전, 홍수나 가뭄에 대비하고 성을 쌓거나 하는 등의 건설교통부가 할 것만 같은 공전이다. 어느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것을 이렇게 전국에 부임하는 수령을 주축으로 제대로만 운영이 된다면 '이것이 나라냐' 라는 말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모든 업무들을 해나가는 방법 혹은 마음가짐들을 이야기 한 끝에는 퇴임의 방식을 말함으로써 책은 마무리 된다. '훌륭한 수령은 떠난 후에도 사랑이 남는다' 라는 마지막 절의 내용처럼 좋은 리더가 남겨야 하는 것은 사랑이 아닌가 하며 나눔을 해준 독서모임 회원도 있었다. 


 이 책은 정약용이 강진에 유배 가 있는 동안에 쓰인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일까. 매우 유익하고 좋은 내용을 담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유교문화와 왕권이라는 독재정치를 기반으로 한 체제 순응적인 기반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는 아쉬움이 있다. 그러나 그 당시 유배생활을 하는 사람으로서 쓸 수 있는 최선 그리고 그 당시 사회 문화적 배경이라는 한계점을 생각한다면 충분히 이해하면서 읽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목민심서에 나타난 수령은 철저히 봉사직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그 당시 일반적인 수령들은 그러지 않았던 것 같다. 권세를 부리는 직으로 생각하고 백성들의 고혈을 짜냈던 존재들이 '목민' 이라는 이름으로 자리를 꿰차고 있었던것이다. 이번에 새롭게 바뀐 정부에서 수많은 목민들이 세워졌고 앞으로도 세워질 예정이다. 아무쪼록 이 분들이 대통령의 사람으로서 역할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자로서 자신의 위치를 인식하고 제대로 역할을 다해주기를 기대하는 바이다. 


목민심서.. 수백년이 지난 책이지만 여전히 지금도 적용이 되는 놀라운 책이다. 이것이 고전의 힘인가 보다. 단순히 기업의 대표가 아니라 정부기관의 직책을 맡은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길 추천하는 바이다. 



감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