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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경영/세바시의 창의력 고수들

[세바시의 창의력 고수들 009] 밥집에서 업의 본질을 생각하다

[세바시 772 당신의 마음을 주면 바뀌는 것 | 김민영 소녀방앗간 대표]

 

  지난 6월 경북 영천에서 있는 신입공무원을 대상으로 하는 강의에 가는 길에 이 방송을 듣게 되었다. 세바시의 강연은 늘 나에게 새로운 자극을 준다. 왜 그런가 생각해봤더니 거기에 나오는 강연가들이 자신의 삶과 경험을 이야기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이 옳고 저것은 그르다라는 도덕시간 선생님의 말씀이 아니라, 내가 이렇게 해봤고 저렇게 해봤고 실패도 하면서 깨달은게 이런거였다 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지고 공감이 되면서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삶의 질곡을 간접적으로 알게 되는 순간이 되었다. 
 이날 영천 IC를 지나갈 때쯤 이 방송을 듣고 있었다. 백화점에서 고등어를 손질하면서 배웠던 사모님의 인생이야기, 캐냐에 갔다가 함께 대화나눈 외국 친구의 죽음을 경험하면서 느꼈던 쓸쓸함, 회사에 입사해서 정말 열심히 노력했지만 2년뒤 퇴사를 당했던 좌절.. 이런 것들을 이야기하는데 별로 와닿지는 않았다. 전국적으로 방송되는 이런 큰 자리에 나와서 구구절절 자신의 지난날 추억을 펼쳐놓다니.. 아무리 경험의 이야기가 중요하지만 청중들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도대체 뭐야? 하는 생각이 마음속에 일었다. 
그런데 왠걸, 강연의 마지막 부분에 그전까지의 어조와는 다른 단호한 한마디가 마음을 끈다. 
" 저는 밥 파는 사람이 아닙니다. 

 

저는 마음을 주고받는 사람입니다. "

 

 

김민영 대표는 여러 우여곡절끝에 성수동에 소녀방앗간이라는 밥집을 내게 되는데, 자신은 밥 파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이다. 밥집이면 밥파는게 맞지 뭐가 아니라는 거야. 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김민영 대표는 자신의 업의 본질은 밥에 있지 않고 '마음을 주고 받음'에 있다고 강조한다. 
때마침 신호등 빨간불에 걸려 멈춰서 있게 되어 재빨리 메모를 했다. '밥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을 주고 받는 사람'.  그러면서 나를 돌아보게 되었다. 나는 나의 직업의 본질을 무엇이라고 정의하는가? 물론 밥을 판다는게 나쁜 것은 아니다. 마찬가지로 '강의를 한다' 라는 것이 나쁜 것도 아닐 것이다. 그러나 나는 그걸로 행복한가? 그게 나의 진짜 삶의 이유이며 나를 표현해주는 것일까? 이런 의문이 들었을 때 소녀방앗간의 김민영대표의 그 단호한 목소리가 다시 또렷이 들려온다. '나는 밥을 파는 사람이 아니라 마음을 주고 받는 사람입니다.'  그녀에게 있어서는 밥을 파는 것보다 더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자신의 인생 경험속에서 깨달았던 것이다. 내가 지루하게 듣고 있었던 그 인생의 이야기가 그녀 개인에게는 자신을 설명해주는 이유였고,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의 본질에 맞닿아 있게 하는 것이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매출로 그 방향의 옳고 그름을 가늠한다. 

자신의 본질에 대한 확신때문일까? 최근 기사를 보면 김민영대표의 소녀방앗간은 제주도와 현대백화점을 비롯 전국 7개 지점을 확보하였다. 음식점 창업한 곳 10군데 중에 1곳만 살아남고 망한다는데, 갓 3년째 된 식당이 이런 결과를 냈다는 것은 놀랍니다. 이것은 요즘처럼 먹거리에 대한 불안감이 치솟을 때 진심으로 '마음을 주고 받는' 것의 중요함을 본질적 가치로 여김에 대한 자본주의적인 보상일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의 업의 본질을 무엇으로 정의내리는가?  다른 누구가 아닌 나한테 부터 던져야 하는 질문이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