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바시 835회 뇌는 어떻게 ‘변화’를 코딩하는가? | 장동선 뇌과학박사]
고정관념은 우리가 그동안 학습했고 경험했던 것으로 부터 나온다.
창의력은 고정관념이라는 핸드브레이크를 풀어야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장동선 박사도 강연의 마지막 부분에서 이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고정관념이라는 핸드브레이크를 풀고 창의력을 앞으로 나가게 할 수 있을까. 그가 제시하는 방법을 정리해보았다.
여기에 언급된 내용을 외울 필요는 없다. 단지 입력을 바꾼다 라고 생각해도 되기 때문이다. 그동안 입력된 정보가 쌓여 내 머리속에서 프레임 즉, 고정관념이 형성되었다면, 그 프레임을 틀어버릴 수 있는 새로운 입력정보를 가져다주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백조는 흰색이다 라는 프레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앞에 호주에서 발견된 검은색 백조를 보여줌으로써 자신이 가지고 있던 프레임을 폐기할 수 밖에 없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의 전략이다.
첫째는, 새로운 곳을 가는 것이다.
새로운 곳을 간다는 것은 자신에게 익숙한 곳을 떠나 새로움을 경험하고 입력함을 뜻한다. 가장 쉬운 것중에 하나가 여행일 것이다. 대학때 배낭여행으로 이탈리아를 갔을때 일이다. 숙소에서 잠을 자고 일어나 나가려고 하는데 그곳에서 만난 여행자중 한명이 우산을 써야 한다는 말을 해주었다. 날씨도 좋은데 왠 우산이냐고 되물으니 새가 많아서 새똥을 맞지 않으려면 우산을 쓰는게 좋을 거라는 답을 들었다. 새가 많아봤자 얼마나 많다고 우산까지 써야 하나 싶어 반신반의하며 숙소 밖을 나와 하늘을 보니 하늘 전체를 새카맣게 덮으며 군무를 하고 있는 새떼를 보고야 그 말의 의미를 실감할 수 있었다. 전기줄에 한줄로 앉아 있는 한국참새들과는 비교도 안될정도로 마치 성경 출애굽기에 나오는 10가지 재앙중 하나가 이렇겠구나 싶을 정도의 강렬한 인상의 새떼들이었다. 이 때 나는 내가 경험한 한국에서의 경험이 우물안 개구리 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일이 있고 나서부턴 살면서 때론 믿기지 않는 말이라고 하더라도 내 경험너머의 진실일 수 있음을 인정하며 가능성을 열어두며 살게 되었다. 이런것이 새로운 것을 경험하게 될 때 우리가 그동안의 학습된 지식과 경험의 핸드브레이크를 푸는 장치가 아닐까 싶었다.
둘째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 라고 하였다.
살아온 역사가 다른 두명의 사람은 세상을 보는 관점도 전혀 다를 수밖에는 없다. 그래서 이런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한편으론 스트레스이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운 배움의 기회가 된다. 아마 이글을 읽는 여러분도 주변에 그런 사람이 한두명씩은 있을 것이다. 나의 경우는 결혼한 아내가 그런 존재다. 함께 살아가면서 다른 별에서 온것이라 인정할 수 밖에 없을 정도의 차이를 보일 때가 있다. 여름철 에어컨으로 냉방을 해놓고 나면 아내는 창문을 활짝 열어버린다. 겨울철 난방으로 보일러를 따뜻하게 틀어놓으면 또 창문을 열어 버린다. 내가 살아왔던 별에서는 이런건 범법행위였다. 전기세와 가스비를 지불하며 힘들게 쾌적한 온도를 만들어놨는데, 그걸 다시 원점으로 되돌리는 행동이라니 전혀 이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그건 내가 성장한 별에서 통용되는 논리였다. 아내의 별에서는 그 무엇보다 쾌적한 숨쉴수 있는 공기를 위한 환기가 중요했던 것이다. 오랫동안 창문을 닫아 답답해진 공기를 순환시켜줘야 건강에 좋다는 것이고, 창문을 열지 못하게 꽉 막아두는 것이야 말로 중대 범죄 행위였던 것이다. 이런 차이들이 하나씩 쌓이게 되면 그것들은 스트레스 거리가 된다. 처음에는 내가 살아온 방식대로 하지 않는 상대를 이상히 여기며 테러리스트로 규정짓다가 이게 계속 되면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 더 이상 함께 못살겠다라던지, 아니면 뭐가 문제일까? 라며 문제를 해결하려고 하던지. 자신이 30여년간 살아온 행성의 법칙을 한순간 버리는 일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함께 하겠다고 결정한 이상 상대와의 공존을 모색하기 위해 나의 생각에 조금의 수정이 필요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때 나의 고정관념의 핸드브레이크가 풀리는게 아닐까. 새로운 사람을 만난다는 것은 이처럼 세상과 세상과의 만남이기에 큰 배움과 자기 변혁의 계기가 될 수 있다.
셋째는, 많이 움직이기 이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가만히 앉아 있을때보다 서서 움직일때 보다 창의적인 생각을 많이 떠올릴 수 있다고 한다. 스티브 잡스의 전기에서 잡스도 생각을 해야할 때 늘 집근처 공원을 산책했던 장면이 나온다. 코카콜라의 임원이었던 스컬리를 영입하기 위해 했던 '언제까지 설탕물만 팔면서 살겠습니까. 세상을 바꿔보겠습니까' 라는 말을 했던것도 그와 함께 산책을 하면서 던진 말이였다. 그 이후로도 나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아이디어를 떠올리기 위해 산책을 많이 한다는 것을 글로 접할 수 있었다. 그런데 왜 그런것일까? 무슨 이유로 산책이나 걷고 움직이면 보다 아이디어가 잘 나온다고 하는 것일까? 나는 그것이 입력이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본다. 눈으로 보는 입력정보는 가만히 자리에 책상앞을 보고 있을때와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걷기를 하고 움직일 때 얻어진다. 입력 정보를 처리하는데에 뇌는 열심히 에너지를 쓰며 운동을 하게 되고 내가 하고 있는 생각과 이런 시각적 입력정보가 연결되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것이 아닐까? 나 역시 강의를 앞두고 대상에 맞춰 강의안을 만들려고 할 때 집앞 학교 운동장을 계속 걷는다. 한참을 걸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보면 책상앞에서 파워포인트를 띄워놓은채 있을때보다 훨씬 아이디어가 잘 나오는 경험을 한다. 움직인다는 활동이 경직된 뇌의 핸드브레이크를 풀어내는데 제격인것 같다.
장동선 박사는 그 이후로 2가지를 더 언급하였다.
잠을 많이 자기도 그중 하나인데, 이는 세렌디피티 / Aha moment / 숙성 이론등으로 불리는 창의력 기법과 연관이 있다. 아르키메데우스가 왕이 요청한 숙제인 금관안의 불순물이 있는지 방법을 알아내려고 한참을 고민하지만 방법을 못찾다가 목욕을 하면서 휴식을 취할 때 드디어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되었다는 유명한 이야기가 이에 해당한다. 케쿨레가 벤젠고리 구조를 알아낸 것도 꿈에서 본 이미지 때문이었다는 것도 잘 알려져 있다. 이처럼 전력을 다해 집중할 때가 아니라 잠시 휴식에 들어갔을때 아이디어가 나왔다는 사례는 부지기수로 많다. 아마 여러분도 문제가 안풀려 고민하다가 화장실에서 큰일을 보던 중 번뜩이며 생각이 떠올랐던 경험 한번쯤은 있을 것이다. 오죽하면 공부방을 화장실로 만들면 좋겠다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이니 이 화장실 효과는 보편적인 아이디어 발상의 방법인듯 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의 한계를 규정짓지 않는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한다. '나는 어쩔 수 없어' 하는 패배주의에 있다면 더이상의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희망을 갖지 못하게 되고 생각은 거기에 머무르게 되어 있다. 하지만, 가능성을 높게 둔다면 내안의 잠재력을 끌어낼 수 있게 되고 그것은 원하는 결과 이상을 내주는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많이 실패하고 반복해서 실패할지 모르지만 조금씩 나아지고 있음에 대해 이야기한 장동선 박사의 강연이 큰 힘이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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