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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경영/모든것의 본질

[김성민의 본질게임] 허름한 빵집이 잘나가는 이유

[김성민의 본질게임 - 성수동 어니언]


 모처럼 시간을 내어 하루동안 진행되는 교육을 들으러 성수동에 갔다. 오전 교육을 마치고 교육받는 분들과 함께 점심으로 교육장 근처의 김치찜 잘하는 집에서 식사를 하였다. 식사 중에 옆자리에 앉으신 분이 '어니언.. 어니언' 하며 식사 마치고 커피마시러 가려고 한다는 말을 하기에 그런가 보다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어니언이라는 곳이 성수동의 유명한 베이커리 카페 중 하나라고 한다. 호기심에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이런 사진들이 올라와 있었다. 



  상당히 빈티지스러운 공간이다. 원래 공장이었던 곳을 리모델링 하지 않은 채 있는 모습 그대로를 살려 카페를 만들었다고 한다. 낡아서 시멘트가 벗겨져 나가고 있는 벽면, 반 정도가 허물어진 벽이 그대로 파티션 역할을 하고 있는 곳... 좋게 말해서 특색이 있는 곳이라지만, 그냥 폐허에다 빵집을 차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4년전에 서울시 도시생활권에 대한 주민참여단들의 미래 소망을 들어보는 퍼실리테이션에 참여했던 적이 있었다. 그때 여러개 구와 동에 가서 퍼실리테이터로 의견을 이끌었는데, 그중 하나가 성수동이었다. 기억하기로는 성수동이 수제구두 장인들이 많고, 카센터등이 많은 것이 주민들이 성수동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였는데, 몇년 사이에 많이 바뀐 것 같았다. 이제는 홍대, 강남, 압구정 가로수길 등을 잇는 새로운 서울의 핫플레이스로 떠오르는 곳이 성수동이라고 한다. 그 중에 하나가 오늘 이야기하게 된 오니언이라는 카페인데 젊은 층의 많은 사람들이 찾는 성수동의 명소이기도 하다. 


  함께 식사하던 옆자리의 교육생은 왜 '어니언... 어니언..' 하며 꼭 가봐야겠다며 그토록 노래를 불렀을까? 어니언 카페가 가지고 있는 독특한 빈티지스런 인테리어때문? 성수동에 왔으니 핫플레이스에는 한번 가봐야 한다는 브랜드에 대한 욕망? 나는 그분이 교육생들과 함께 먹으려 사온 그곳의 빵을 먹으며 이유를 알게 되었다. 



  답은 '빵'에 있었다. 나도 빵에 대해서는 매니아축에는 들지 못할진 모르지만 꽤 좋아하고, 많이 먹었던 사람이다. 그런데 이곳의 빵을 먹으며 맛도 맛이지만 빵의 형태나 재료의 조합등이 무척이나 새롭고 신선했다. 요즘 뜨는 음식에 대해서 이런 말을 한다고 한다. '한번도 안먹어본 사람은 있지만, 한번만 먹어본 사람은 없다' 그만큼 맛을 한번이라도 본 사람이라면 또 찾게 된다는 말이겠다. 내가 처음 그 빵을 먹었을 때가 그랬다. 점심으로 김치찜의 공기밥을 싹싹 비워먹을 정도로 맛있게 배불리 먹고 나서인데도 불구하고 어찌되든지 소화를 빨리 시키고 빵을 더 먹고 싶은 마음이 들 정도였으니 말이다. 


 내가 볼 때 그 카페가 잘되는 이유는 특이한 인테리어라는 새로움이 아니었다. 베이커리 카페의 본질은 '빵' 그 자체에 있었다. 만약 인테리어가 특출난 어떤 곳에서 그 음식이 맛이 없었다면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와.. 음식 정말 별로네..'  그리고 두번다시 안 찾았을 것이다. 그러나 본질인 '빵' 이 맛있다보니, 공장형의 허름한 폐가(廢家) 같은 모양의 인테리어지만 나올 때는.. '정말 인테리어 멋지다.. 다음에 OO데리고 또 와야겠다' 라고 하는게 아닐까. 실은 인테리어 때문이 아니라 빵이 맛있어서 그런 생각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나는 여지껏 본질게임에서 '창의력'을 말해왔다.  창의력은 '본질을 밝히는 힘' 이다라고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창의력이 왜 필요한가를 생각해보면 궂이 창의적일 필요가 없을 때가 많다. 창의적으로 이것저것을 새롭게 만지고 만들고 할 필요 없이, 지금 정해진 규칙과 기본만이라도 제대로 지키면 남들보다 더 경쟁력이 있을 것이다. 문제는 본질이 아닌 것에 집착하고, 다른 사람들이 그렇게 하니깐 나도 따라가야 한다고 생각하며 그런 낭비적인 것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기 때문에 소모적이게 되는 것은 아닐까. 창의력은 좋은 결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어쩌면 본질을 파악하여 기본을 지키는 지극히 사소한 것이 가장 창의적 행동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나의 업에서 본질을 뭐라고 여기는가? 그것이 늘 나에게 일깨워줘야 하는 질문이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빵맛을 보고 가서 인테리어가 멋지다며 홍보가 되듯이..  본질적 요소를 확보하게 되면 주변의 형식요소는 괜히 좋아지는게 아니겠는가.


다음에 또 성수동에 가면 그곳을 다시 들려보고 싶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