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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의 독서경영] 블루오션 시프트 - 김위찬 ・ 르네 마보안

[김성민의 독서경영 - 블루오션 시프트]

 


"블루오션 시프트 과정에서 

문제점과 경계는 제약이 아니다. 

전략이 펼쳐지는 현장을 바꾸는 

확실한 기회들이다." p.203



얼마전 취미생활로 활동중인 3D 프린터 관련 카페에 10대 후반의 고등학생의 질문글이 올라왔다. 내용 중 이런 말이 있었다. 


"앞으로 미래 직업으로 3D 프린터 관련한 일을 하고 싶은데요. 그 분야가 레드오션인가요?"


이 글에서 내가 흥미롭게 봤던 것은 '레드오션' 이라는 단어였다. 때마침 내가 블루오션 시프트를 읽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던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13년전.. 이 책의 전작인 '블루오션 전략' 이 나오기 전에는 레드오션이라는 말은 없었다. 아니,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대중적으로 알려져 있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고등학생도 게시판 글에 쓸 정도로 어렵지 않은 단어가 되었다. 그만큼 '블루오션' 이라는 말이 가져다준 파급력이 컸다고 할 수 있겠다.


7년 전인가 나도 블루오션 전략을 매우 흥미롭게 읽었던 기억이 난다. 태양의 써커스가 어떻게 기존 서커스와 차별화를 거쳐 성공하게 되었는지를 블루오션 관점으로 정리한 도표는 아직까지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런데 그 책을 읽으면서 이런 의문이 들었었다. '그런데 어떻게 하면 블루오션적인 아이디어를 낼 수 있는가?' 

아마도 나와 같은 질문을 하는 사람이 많았나 보다. 그 책은 블루오션에 뛰어들어 성공한 결과를 분석해놓긴 했지만 어떻게 하면 그런 블루오션을 찾아낼 수 있을지에 대한 답변은 그리 선명하지 않았던 것이었다. 저자도 그 부분에 대한 질문도 받고 고민을 했는지 이번 책 '블루오션 시프트'에서는 전작에서 다 언급하지 않았던 'How' 의 관점에서 책이 쓰여졌음을 보게 된다. 


지난번 리뷰했던 애덤그랜트의 '오리지널스' 가 창의성에 대한 책이 아니라 '안목과 설득'의 책이라고 하였었는데, 이 책 '블루오션 시프트'는 경영서이면서도 철저히 창의성에 대한 책이라 생각된다. 창의성 중에서도 개인의 창의성이 아닌 우리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집단 창의성'을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끌어낼지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저자인 김위찬 교수는 프랑스 인시아드 경영대학원의 석좌교수로서 전작인 블루오션 전략을 계기로 기업과 정부단체의 수많은 컨설팅을 진행했고, 이 책에서 그 결과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진리의 상아탑이라고 하는 대학에서 경영학을 가르치는 교수의 책을 읽다보면 현실을 너무 모르고 이론적인 부분만 치중되어 있다는 느낌을 받는데, 이 책은 현실적 한계를 그대로 직면해가면서 해결점을 준다는게 눈에 보였다. 


그 중에 가장 핵심적인 개념은 블루오션 시프트를 진행할 때 '인간다움'을 추구해야 하다는 내용이었다. 


실패한 조직의 사람들은 변화의 과정에서 우리가 ‘인간다움’humanness 이라 부르는 것을 제대로 인식하지도, 그것을 변화 과정에 반영하지도 않았다. 블루오션 시프트를 생각하고 추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간다움에 대해 생각해야 한다.  p.110


여기서 '인간다움' 이란 것은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Humanism 이 아니었다. 언뜻 인간을 위한 블루오션 시프트 아이디어를 내야 한다는 정도로 오해할 수 있을 듯 한데, 책에 나온 인간다움이란 표현 옆에 병행표기한 영어단어는 Humanness 였다. 즉, 아름답게 포장된 인간이 아니라 그냥 생짜 인간 그자체를 염두에 둔 단어이다. 그 인간다움이란 어떤 인간을 뜻하는지 가만히 들여다보면 이런 관점이었다. 변화를 싫어하는 인간, 장기적 안목을 갖지 못하는 인간, 사내 정치와 눈치를 보는 인간, 내로남불(내가하면 로맨스 남이하면 불륜)하는 인간, 트집잡고 비판하고 내일아니다라고 책임회피하는 인간... 


제아무리 강인하고 자신감이 있고 세련되어 보이는 사람이라도 누구나 마음속에는 약한 구석이 하나쯤 존재한다. (중략) 사람들은 비난받는 것을 싫어하고, 웃음거리가 되는 것을 꺼리며, 무언가를 모른다는 것을 드러내고 싶어하지 않는다. (중략) 그래서 미래에 존재할지도 모를 어떤 것이 아니라 현재 존재하는 것에 집착하게 된다. p.110


즉, 저자가 이야기하는 바는 인간의 부족함을 그대로 반영하여서 염두에 두고 블루오션 시프트를 진행해야한다는 것이었다. 

나는 창의적 아이디어를 위해 이 지점을 다룬 것이 대단한 통찰이라고 보았다. 그저 이상적이고 아름다운 프로세스를 만들어 놓고 이대로 하면 다 될 거라는 환상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흠 투성이인 인간이 모여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라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실행이 안될 수도 있고, 실행은 되어도 무수한 저항에 직면할 수도 있음을 저자는 수많은 컨설팅 활동을 통해 이미 경험해보았던 듯 싶었다. 


그래서 저자는 어떻게 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는가?  자신이 겪었던 많은 사례들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함에 앞서 3가지 기본 전제가 중요하다고 하였다. 


첫째는 세분화이다.

사람들은 장기적 안목보다는 단기적으로 눈앞에 보이는 것을 중요하게 여긴다. 그리고 너무 큰 프로젝트는 중압감을 가지고 버거워하기에 큰 목표는 세분화 하여 손에 잡힐 듯한 목표로 나누어 상정하라는 조언이었다. 


두번째는 직접적인 발견이다.

사람들은 새로운 생각에 대해선 일단 방어적이다.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통용되듯이 새로운 것이라고 무분별하게 받아들이다보면 생존확률이 크게 떨어질 것이라는 것이다. 한번 상상해보라. 원시사회에서 영희가 철수에게 알록달록한 새로운 버섯을 발견했다며 한번 먹어보라며 줄 때 어떻게 하는게 좋겠는가? 일단 할아버지 혹은 아버지가 안전하다고 말한 것 외에는 경계해보는게 목숨을 조금이라도 늘려줄 것이다. 혹여 환상적인 맛을 낼지도 모르는 버섯을 지나치는 일이 있더라도 말이다. 요는 방어적인 태도가 나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자연스럽고 인간적이라는 것이다. 

새로운 가치-비용의 경계를 여는 아이디어의 위력을 깨닫는 과정에 직접 참여하지 않은 사람이라면, 이러한 아이디어를 부적절하고 타당하지 않다고 보기 쉽다. p.162

그래서 저자는 '스스로 발견할 수 있는 여건 조성' 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때 블루오션 시프트를 진행하는 퍼실리테이터는 '미리 정해진 결론을 절대 제공하지 않고, 스스로 답에 도달할 수 있는 도구를 각 단계별로 제공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또한 '과정을 직접 보고 경험하도록' 하는것이 핵심이다. 직접 소비자가 되어 구매 과정을 경험해보거나, 환자가 되어 병원에 입원수속을 밟으며 병실로 옮겨지고 진찰을 받는다거나.. 


마지막으로 세번째는 공정한 절차이다.

여기서는 참여 / 설명 / 명확한 기대, 이 세가지 원칙을 가진 과정으로 진행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직접적인 발견과 함께 팀이 갖는 자신감이 조직 전체로 확산될 때, 여기서 도출된 전략을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이다. p.245


우리는 유명한 경영컨설팅 업체를 통해서 solution 을 얻을 수는 있다. 그러나 그 해결안을 직접 실행해나갈때 조직 구성원 한명한명의 에너지가 들어가기를 바란다면 퍼실리테이션을 통해 직접 찾아낼 수 있게 해야함을 이 책을 통해서 알 수 있었다

그런면에서 실제적인 방법론을 제시한 이 책이 경영일선에 있는 모든 분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한다.


궂이 이 책에 나온 수많은 사례는 언급하지 않으려고 한다. 자신이 처한 곳이 현재 레드오션의 경쟁속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 그리고 블루오션의 아이디어의 바다를 향해 조직을 이끌고 가고 싶어하는 리더라고 한다면 한번쯤 읽어보며 인사이트를 얻어보길 바란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