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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의 독서학습] 나의 이슬람문화 체험기 - 최영길

[김성민의 독서학습 - 나의 이슬람문화 체험기]

이슬람에서는 교육과 의료는 공기와 물 같은 것이라고 여겨서 누구라도 무료로 혜택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p.35


 어린시절 내게 있어 이슬람이라는 것은 아라비안 나이트와 신밧드의 모험이 펼쳐지는 신비스런 나라였다. 그러나 점차 성장하면서 이슬람에 대한 막연한 혐오, 적대가 내게 자리잡았던 것 같다. 그중에 상당한 부분은 무지에서 부터 온 것이란 생각이 든다. 마치 조선시대 사람들이 서양인을 보았을 때 눈도파랗고 키도 이상하리만큼 크고, 피부도 하얗고 하니 도깨비라고 생각했다는 말이 있는데, 그와 비슷했던것 같다. 이슬람하면 한손에는 코란을, 한손에는 칼을 든 무자비한 집단이라는 이미지가 대표적이다.  과연 이슬람나라에는 신밧드가 살고 있을까, 칼든 도적들이 살고 있을까?


 이 책을 쓴 최영길 교수는 젊은 시절 사우디아라비아에 있는 한 대학에서 한국인 최초로 유학을 하였다고 한다. 그 이후로 이슬람 종교와 관련한 다양한 책을 번역하고, 저술을 하였는데, 이 책은 일반인들이 쉽게 이슬람 문화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에세이식으로 쓴 글이다. 내용은 이슬람의 문화와 그들의 종교, 그리고 무함마드가 계시를 받아 썼다고 하는 이슬람의 경전 꾸란에 대한 소개가 중심을 이루고 있다. 


나는 개신교 신앙을 가지고 있고 오랜시간 교회내에서 설교나 집회를 통해서만 이슬람에 대해 전해들었다.  당연히 종교적으로 접근했던 정보였고, 이슬람에 대한 긍정적일리가 없었다. 이를테면 이슬람의 라마단 이라는 기간이 있는데, 이슬람력을 따라 일년중 한달동안 금식을 하며 그들의 신에게 예배를 드린다. 생각해보면 엄청난 사건이다. 국가와 인종과 성별이 달라도 같은 종교를 믿는 사람들.. 세계인구의 4분의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한달간을 동일한 종교적 의식을 치르는 순간이니깐 말이다. 아마도 이 기간이 이슬람을 믿는 사람들의 동질감과 소속감을 고조시키고 종교적 열심을 더욱 견고히 하게 하는 때가 아닐까 생각이 든다. 


그러다 보니 개신교에서는 이 기간을 심각한 영적 도전의 시간으로 규정해서 여러 활동이 이루어진다. 내가 들었던 대표적인 내용중에 이슬람의 라마단 금식 행위를 비방하는 이야기로 '그들은 낯에는 금식하지만 해만 떨어지면 평소보다 엄청나게 먹는다. 라마단 기간의 식료품 소모량이 평소보다 훨씬 높다' 라는 말이 있다.  겉으로는 금식이라고 한다지만 해 떨어지고 밤이 되면 모두 숨어서 게걸스럽게 먹어대는 표리부동한 이슬람 사람들, 불쌍한 종교적 형태에 사로잡힌 사람들 정도로 이해했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어보니 그건 문화적,종교적 차이를 모르는 무지의 결과였던것 같다. 


개신교에서의 금식은 작정한 그 기간동안 전체의 음식물 섭취를 금하는 것을 뜻한다. 만약 3일 금식이라고 한다면 3일동안 물 이외에는 먹지를 않는 것이다.  40일 금식이라면 정말 밤낮 할 것 없이 40일인 것이다. 그러나 이슬람에서의 라마단 금식은 원래가 낯에만 하는 금식이다. 그리고 해가 떨어지면 먹는것이다. 이를 이프타르(iftar)와 사후르(sahur)라고 하는데 낯동안의 단식을 끊는 의식이 라마단 금식에는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 예언자 무함마드는 '이프타르 음식은 서둘러 먹고, 사후르 음식은 늦추어 먹을 때 더 많은 축복을 받는다' p.148 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니 밤동안에 음식을 먹는 것과 그 기간의 식료품 소비가 늘어나는 것은 개신교인들이 생각하는 금식의 기준으로 보면 황당한 것일 수 있지만 그들의 문화에서는 그것이 너무나 당연하고, 마땅히 그렇게 되어야 하는 것이라는 뜻이다. 


이처럼 상대의 속사정을 알지 못한채 막연한 적대감만을 키워온 것이 우리 개신교가 취해온 이슬람 선교의 모습이 아니었나 하는 아쉬움이 책을 읽는 동안 마음에 남았다. 유럽의 누군가에 의해 책에 표현되었다고 하는 '한손에는 코란을 한손에는 칼을' 이란 말은 어떤가.  이 말이 사실이라고 하더라도 이것이 어떻게 전달되고 의미화 되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느낌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종교를 믿지 않으면 칼로 죽이겠다는 위협으로 이해하느냐, 아니면 전쟁(칼)은 피할 수 없으나 그러더라도 코란의 말씀은 지키고자 한다는 것으로 이해하느냐. 그것이 우리가 만나는 사람을 대하는 나의 태도를 결정하게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신밧드를 만났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칼든 광신도를 만났다고 생각하는 사람과는 전혀 다르게 행동할 것이니 말이다. 


한편으로는 이슬람 문화권에 친숙하고 옹호적인 저자의 입장에서 이슬람의 밝고 긍정적인 측면만을 부각한 부분도 없지않아 있는듯 하지만, 그동안 한쪽의 세계에서만 살면서 가리워져 있던 눈을 뜨이는데 참고가 될 만한 좋은 책인듯 하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