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지의 삼디 Life - 휴대용 프린터 자작 / 조립개시]
이렇게 만들려고 하는 프린터의 파츠들을 하나씩 출력하기 시작했다.
프린터로 프린터를 만든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프레임을 연결하거나 장치를 고정시키는 파츠들만 프린팅 할 뿐 대부분의 파츠들은 여전히 구입을 통해서 진행될 수 밖에 없었다.
과연 미래에는 보드 기판이나 모터류들도 프린팅이 될까?
그런 질문 앞에서 프린팅 하는 것보다 기존의 방식으로 만드는 것이 훨씬 싸고 품질이 좋을 것 같다는 선입견은 깨기 힘들었다.
어쨋든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면서 출력파츠를 만들고 있는 중에 주문한 부품들이 도착하였다.
맨 왼쪽은 프로파일인데 내가 디자인한 프로파일들이 실제로 보니 엄청 짧다는 것에 놀랐다. 정말 내가 작은 프린터를 만들고 있긴 있나보구나 싶었다.
중간의 박스는 다양한 판매처를 통해 온 전기부품들이고 오른쪽은 그동안 출력했던 출력물들이다.
거실바닥에 이렇게 놓고 보니 그냥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주말이고 아이들도 옆에서 잘 놀고 있어서 나는 이것을 하나둘씩 조립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머리속으로 생각했던것과는 달리 실전에 들어가보니 정말 많은 변수들이 생기는 걸 경험하게 되었다.
1) 리니어베어링 블럭 크기
지인으로 부터 받은 이구스 플라스틱 베어링이 있었다. 그래서 이번에 리니어베어링을 구입하지 않고 가지고 있던 플라스틱 베어링을 사용해 만들어볼 생각을 하게 되었다.
케이블 타이로 묶어서 고정시키는 방법도 있지만, 뭔가 좀 탄탄하게 있어보이기도 하고, 케이블 타이로 묶기 위해 정밀하게 다시 파츠를 디자인해야 하는 게 쉽지 않아보여 리니어베어링 블럭에 끼워넣는 형태로 만들생각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이구스 베어링은 프린터 소음을 줄이고자 많은 사람들에 의해 사용되고 있는 LM8UU와 같은 사이즈의 RJ4JP 가 아니라 RJMP 사이즈여서 블럭 내경이 다소 차이가 있는 아래 디자인을 사용하였다.
(사진출처 : https://www.thingiverse.com/thing:1533880)
그런데 부품들을 조립하다 보니 크기가 실제 블럭과 달랐다. 실제 블럭은 길이가 30mm 였는데 출력 블럭은 34mm. 이로인해서 익스트루더 하우징에 출력한 블럭이 들어가지를 않았다. 고민하다가 그래서 출력한 것으로 만들기로한 생각을 버리지 않고 다운받은 파일을 수정하여 크기를 30mm 로 맞춰 조립에 성공하였다.
(길이를 줄여서 다시 출력한 파츠와 비교)
(이렇게 딱 맞다보니 크기가 긴것은 조립이 안되었음)
(마지막으로 X 벨트 홀더까지 깔맞춤으로 장착함)
실은 길이 뿐만 아니라 폭도 다소 차이가 나서 그대로 장착시 벨트 홀더도 들어가지 않는 상황이어서 이번에는 벨트 홀더 디자인을 불러와서 블럭을 위치시킨다음에 Fusion360 에서 빼기를 통해 크기를 맞춰줬다.
싱기버스에 올라와 있는 디자인들은 필요한 사람들이 만들고 올려놓은 것이라 정확한 사이즈 등이 나의 필요와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직접 이런 시행착오를 통해서 알게 되는 순간이었다.
2) 조립이 안되는 설계
내가 만들고 있는 휴대용 프린터는 기존의 AM8 과 70% 정도 동일한 부품을 사용하여 크기만 줄여서 만들고 있기 때문에 난이도에 있어서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런데 직접 만들다 보니 여러가지 문제가 생기고 예상치도 못한 곳에서 발목이 잡히는 걸 경험했다. 그중에 설계상에서는 연결부품들이라 따로 고려하지 못했는데 직접 조립하다보니 조립이 안되거나 파츠간 간섭이 생기는 걸 확인하게 되었다.
이제 이 부품들을 볼트 너트 조이기만 하면 될줄로만 알았다.
주문한 부품을 열심히 조이고, 조이고... 이때까지만 해도 즐거웠다. 그런데
허걱! 가로세로 연결을 하다보니 부품들이 간섭을 일으킨다.
세로축은 베드의 움직임을 계산해서 나름 정확한 위치에 고정을 시켰는데 어쩔 수 없이 베드 출력 사이즈에서 Y 축을 손해봐야 할 것 같았다. ㅠㅠ
그래서 눈물을 머금고 이렇게 조립이 가능한 위치로 이동을 시켜서 연결을 했지만 7mm 정도 베드 출력 사이즈를 줄이게 되었다는 가슴아픔이 있었다.
하지만 내가 착각한게 있었다. 이게 끝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 뒤로 베드 사이즈는 계속 줄어들게 되었는데...
첫째는 직각으로 체결하는 이 블럭이다. 기존 AM8 은 이것과 베드의 움직임은 간섭이 없었다. 그러나 크기를 줄이다보니 지금 만들고 있는 프린터는 베드 하단의 리니어베어링 블럭이 움직이다 보면 이 부분을 건드릴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되었다. 만약 이 부분을 남겨 놓는다면 앞과 뒤로 각각 15mm 정도씩은 손해를 봐야만 했다.
그럴 수 없어서 나는 이 파츠를 제거해 버렸다. 이 파츠가 없어도 다른 부품들로 충분히 힘을 받을 것으로 보았기 때문에 과감한 결단을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정작 베드를 장착하고 움직여보니 이 부분이 걸리는게 아니었다.
(Y축 모터를 고정할 홀더)
(Y 벨트 고정 및 텐셔너)
(그리고 각종 블럭을 체결해 완성한 베드)
위의 세가지가 서로 충돌을 일으키고 있었다. ㅠㅠ
처음 설계할 때에는 이 부분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냥 막연히 문제 없이 될 걸로 생각만 했었던 것이 화근이었다.
베드가 끝까지 가기도 전에 베드에 있는 벨트 홀더블럭에 부딪혀 버린다. 이렇게 손해본 사이즈가 10mm 정도가 되었다. 그뿐만 아니었다.
베드에 있는 Y 벨트 홀더는 아래쪽에 있는 텐셔너의 블럭과 또 한번 충돌을 한다. 20mm 가 추가로 없어져버리는 순간이었다.
처음에 170mm x 170mm 로 베드를 만들고 중간에 150mm 정도까지 쓰면 되겠지 싶었는데, 이제는 140mm 도 채 못쓰게 되는 상황이었다. 지금 후회해봐야 소용이 없지만 이럴 줄 알았다면 하단 프로파일의 길이를 30mm 정도 긴걸 구입할 걸 그랬다.
정말 직접 설계해서 자작을 하시는 분들이 존경스러워졌다.
면적이 줄어들긴 했지만 그래도 프린팅은 잘 될거라고 생각하고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3) 잘못된 배송물품
앞선 문제는 나의 설계 실수 였다고 한다면 주문한 부품에도 문제가 발생하여 조립이 지연되는 일이 있었다.
먼저는 국내 S몰에서 주문한 스텝모터가 1개가 누락된채 온 것이었다. 다행히 빠르게 대처해주셔서 다시 받아 조립을 이어갈 수 있었지만..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누락되고 빠뜨리고 바뀌어 오고 하는게 있을 수 있는가 보다.
N몰에서는 리드스크류와 너트가 세트로 되어 있는 것을 주문했는데, 리드 스크류는 강선이 2개가 나 있는 리드4 짜리였는데, 너트가 강선 4개의 리드8 짜리어서 조립이 안되는 상황이었다. 나는 리드4짜리를 구입하였는데 말이다. (리드8은 품절상태였음)
글을 작성하는 현재 N몰에 문의를 올려놓은 상태이고, 조치를 받기를 기다리고 있다.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프레임은 형성을 한채로 주말을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이제 다음은 전기부의 장착과 펌웨어 설정이 남은 것 같다. 그건 다음 포스팅에서 이어가보도록 하겠다.
아... 그리고 프린터의 이름을 정했다. Bumble Bee
노란색과 검은색이 섞여 있는 프린터의 몸체를 보다가 영화 트랜스포머의 한장면이 생각이 났기 때문이다.
아무쪼록 종횡무진 이 프린터가 잘 활약해주길 기대하는 마음이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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