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지의 삼디 Life - 휴대용 프린터 자작 / 전기파츠 조립]
우여곡절끝에 범블비가 완성되었다.
오늘은 하드웨어 조립 이후에 전기 파츠 조립시 있었던 사건 몇가지를 공유해보도록 하겠다.
1. 보드 케이스 설치
범블비의 컨셉은 휴대용 프린터이다. 그러다보니 하나의 몸체에 모든 구성품이 다 장착되어 있었으면 했다. LCD 는 기존에 출력해두었던 프로파일홈에 장착이 가능한 형태를 그대로 가져와 쓰기로 하였고, SMPS 가 없는 어댑터 방식이어서 별도로 신경써줄 필요가 없었다. 전지파츠에서 한가지 남은 것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보드였다. 보드를 신경 써주지 않으면 이런 상태로 두게 될 것이다.
선이 이리저리 오가고 있는 보드를 덜렁덜렁 하게 놔둘 수는 없었다. 그래서 쓸만한 보드 디자인으로 내가 찾던중 발견한것이 오리지널 프루사의 보드케이스를 ramps 에 맞게 수정한 다음의 보드였다.
<https://www.thingiverse.com/thing:2269501>
한눈에 내게 필요한 케이스라는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한가지 문제가 있었다.
저 케이스는 프루사 타입의 수직 하우징에 장착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거라서 내가 프로파일로 만든 범블비에는 장착을 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다른것을 찾아볼까 하다가, 길이 없으면 길을 만들면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에 위 케이스가 오리지널 프루사의 하우징에 맞는 거라면 그 하우징의 측면만 프린터를 해서 프로파일옆에 붙여버리면 장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찾아보니 오리지널 프루사의 모든 파츠들의 도면이 이미 공개가 되어 있었고 그것을 가져다 케이스가 부착될 부분 정도만 Split 기능을 이용해 자른 다음에 프로파일과 연결할 구멍을 내었다.
이렇게 출력한 파츠를 범블비의 프로파일에 볼트로 장착하고 나니 케이스 디자인을 그대로 쓸 수가 있게 되었다.
케이스가 마치 기성제품같은 느낌이 들어 무척 만족스러웠다.
이제 남은 것은 선 정리인데, 선 길이 작업을 해서 깔맞춤을 해주면 더 좋았을텐데
이 작업을 할 당시만 하더라도 제대로 된 공구가 준비가 안된 상태여서 구입한 선을 케이스 까지 비슷한 길이가 되도록 여러번 접은 다음에 돼지 케이블을 이용해 감아준 것이 다였다. 후에 시간이 되면 좀더 깔끔하게 선정리를 해줄 필요가 있겠다.
2. 파워연결 어댑터 설치
범블비는 휴대용의 작은 베드를 가지고 있기에 애초에 히팅베드를 생각하지 않았다. 히팅베드를 안하고자 했던 이유중 하나로 작고 가볍게 만들기 위해 SMPS 를 장착하지 않고 어댑터만으로 전기를 공급하고자 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기존에 나와 있던 작은 프린터들을 보면 smps 대신 어댑터를 넣어주는 경우를 보았던 것이 이런 결정을 가능케 했다.
어댑터를 사용하려고 보니 기존에 가지고 있던 SMPS 로 연결하는 것과는 달리 어댑터를 어떻게 보드와 전기적으로 연결하느냐는 과제가 던져졌다.
하지만, 이문제는 그리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었다. 어댑터의 전기를 (+)(-)로 뽑을 수 있는 소켓이 판매가 되고 있었던 것이다. 이곳저곳 가격 비교를 하면서 찾아보다가 보니 국내 N몰에서 250원 하는 착한 가격에 소켓이 판매되고 있었다.
문제는 소켓을 구입하고 나서 이것을 어떻게 위치시킬 것이냐는 문제였다. 이것 역시 덜렁거리게 둘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프로파일 몸체에 제대로 장착시키는 문제가 남아있었다. 지난번에 기존 프린터를 자주 이동을 시키다가 전기 선이 느슨해져서 화재위험이 있었던 경험이 있기에 이 부분은 무척 중요하게 여겨졌다. 어댑터를 고정시킬 수 있는 파츠가 필요했는데 직접 디자인할 실력이 딸렸기 때문에 나는 기존에 잘 만들어진 모델링을 이용하기로 하였다. 이때 사용한 것이 삼디몰에서 출시되었던 핀터미니의 몸체 디자인이었다. (삼디몰 카페에 공개된 파일 사용)
해딩 핀터미니의 바디 모델링에는 그림과 같이 어댑터 소켓을 장착할 수 있는 부분이 일체화되어 있는데 나는 이 부분만 가져다 쓰기로 하였다. 메시믹서의 Split 기능을 이용해 이 부분만 자르고, Fusion360 으로 불러와 프로파일에 장착을 시키기 위해 볼트 구멍을 내주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것이 다음과 같은 어댑터 연결 소켓이다.
연결해보니 아주 깔끔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이 이동시에도 전기선이 빠지거나 하지 않을 것 같아 보였다.
3. 아찔했던 전기적 실수
모터와 엔드스탑, 서미스터와 팬 등을 보드에 연결을 하였다.
그리고 동작 테스트를 진행하였다.
1) 배선 실수
그런데, 이상한게 있다. 노즐목 쿨링을 위한 팬이 돌지 않는 것이었다.
아마도 선이 제대로 안꼽혀서 일꺼야. 라는 생각을 하면서 X, Y, Z 모터 각각의 움직임을 테스트 해보았다. (앞서서 대략적으로 marlin 펌웨어를 보드에 올려놓은 상태였음)
x,y 는 잘 움직이는 걸 확인했다. z 는 한쪽만 올라가고 반대쪽이 제대로 올라가지 않고 저항을 갖기에 유심히 관찰해보니 Z 커플링의 무두볼트 체결이 느슨해서 헛도는 것이었다. 조치를 해줬다. 이제 잘 된다. 그런데, 이상하게 아까전부터 뭔가 타는 냄새가 난다. ㅠㅠ
실은 어댑터를 꼽고 나서 부터 희미하게 났던 것인데 그냥 기계 처음 돌리니깐 기계냄새가 나는거겠지 하고 무시하고 넘어가려고 했던것이 문제였다. 이건 아니다 싶은 느낌에 황급히 전원을 내리고 냄새의 근원을 따라 가보았더니 팬이었다.
보통 전원을 꼽으면 전원이 공급된걸 가장먼저 알 수 있는 것이 팬이 도는 유무인데, 이 팬이 안돌기에 다른 것 확인해보고 다시 선 연결해야겠다고 생각한 것이 화근이었다. 냄새를 보자니 뭔가 부하를 많이 받아서 탔거나 별로 좋지 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임에는 틀림없다고 느껴졌다. 결론적으로 팬의 (+) (-) 를 반대로 꼽은 것이었다. 보드에 꼽힌 팬선을 빼서 뒤바꾸어 꼽아놓고 조심스레 전원을 연결해보니 이제 팬이 돌기 시작한다. 휴우~ ..
아마 더 오래 연결이 되어 있었다면 고장이 났을 듯 한데 그 직전에 멈췄었나 보다.
이를 통해서 배선 연결의 중요성을 경험적으로 깊히 깨닫게 되었다.
2) 쇼트, 쇼트
이제 선 정리도 마치고 이번에 처음 설치한 BL-touch 카피본의 레벨링 동작 테스트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인터넷에 있는 자료를 가지고 bl-touch 설정을 해보는데 뭔가 예상과는 달리 잘 안되는 것이었다. 핀이 나와 있다가 누르면 들어가고 open 이 Trigger 로 바뀌고 해야 하는데 그것이 제대로 안된다고 여겨졌다. 아하.. 짝퉁이라서 뽑기에 실패했나보구나! 라면서 망연자실.. 하지만 그 이전에 배선이 제대로 안된게 아닐가 하면서 계속해서 뽑았다 꼽았다를 반복하다가 그만 뭘 잘못 건드렸는지 보드에서 쇼트의 증상이 나타났다. LCD 가 켜지지가 않는 것이었다. ㅠㅠ (bl-touch 는 정상이었다. 내가 사용방법을 몰랐던 것 ...)
신기하게도 컴퓨터와 연결을 하면 LCD 는 다시 켜졌다. 그렇다고 계속 컴퓨터와 연결해놓은채 쓸 수는 없는 법이어서 무한 검색을 시도하다보니, 나의 증상이 보드 쇼트로 인하여 레귤레이터가 망가졌을 때 나타나는 문제임을 알게 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문제가 생긴 레귤레이터를 교체해주는 방법이 있는데 내가 찾은 글에는 이런 사진이 있었다.
<출처 : https://www.instructables.com/id/Fix-a-fried-Arduino-Mega/>
그러나 갑자기 저런 레귤레이터를 어디가서 구할 수는 없는 노릇.... (??)
아니 생각해보니 그런 레귤레이터는 얼마든지 있지 않은가?
몇달전 알리에서 잘못 구매한 아두이노 우노가 몇개 집에 있는데 사용하지 않는 우노의 레귤레이터를 보았다. 확인해보니 현재 아두이노 메가의 레귤레이터와 정확히 동일한 모델이 장착이 되어 있었다.
그래서 이것을 인두기를 이용해서 떼어내고 우노에 있던 레귤레이터를 메가보드에 꼽아보았다.
삐뚤빼뚤 납땜이지만 이게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발휘한 결과였다.
그리고 전원을 연결하는 순간... 짜잔~!! 하고 LCD 가 들어왔다. 메가 내부에 다른 문제가 남아 있을지 모르지만 일단 작동이 잘 되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었다.
4. 완성, 그리고 출력.. 출력..
여러가지 실수와 배움의 과정을 거쳐서 드디어 범블비가 완성이 되었다.
노즐을 기존 Anet A8 의 MK8 짝퉁 노즐셋을 사용하기에 출력 품질이 우려가 되었는데 완전 좋은 상태는 아니겠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만족할 만큼 나와주고 있다.
크기가 작고 무게도 이전보다는 덜나가기 때문에 차에다 훌쩍 싣고 다니기도 한다.
그래서 출장갈 때 가져가서 호텔방에서 출력을 진행해보기도 하였다.
몇일전에는 OC카페의 하트님께서 선물해주신 이케아 kolon 을 이용해서 출력한 손잡이를 달아주기까지 했는데, 프로파일 위쪽을 잡을 때보다 훨씬 들기가 편해져서 앞으로 휴대용으로 보다 더 활약해줄 것이라 기대가 된다.
여기까지 약 보름간 진행된 범블비 제작 프로젝트의 글을 마치고자 한다.
앞으로는 이 프린터를 이용해서 다양한 실험도 진행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만약 조금 여유가 생긴다면 다음번에는 '범블비 델타' 를 도전해볼까도 싶다. 아무쪼록 긴글 읽어주신 여러분들께 감사드리며.. 모두들 해피 프린팅 하시길 바랍니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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