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잘하는 마케터가 되기 위해 진짜 중요한 것ㅣ장인성 '마케터의 일' 저자 | 세바시 931회]
창의력은 왜 필요한 것일까? 나는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방식보다 더 나은 성과를 이뤄내며, 더 편리하게 쓸 수 있고, 더 좋은 인간관계를 맺게 하는 그 모든 것들을 창의력의 결실이라 믿는다. 그래서 창의적인 사람은 일을 잘 할 수 밖에 없다. 창의적인 사람이 팀을 이끌면 팀에 눈에 띄는 성과가 나기 시작한다. 그런데 자칫 능력이 출중한 것을 창의적인 것으로 오해하기 쉽다. 크고 기발한 생각을 쉽게 해내는 것과 창의력은 다르다. 창의적인 사람은 개별 역량에 몰입하기 보다는 본질을 보며,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사람이다.
오늘 세바시 강연의 연사는 '마케터의 일' 이라는 책을 냈으며, 우아한 형제들에서 CBO 를 맡고 있는 장인성 저자이다. 그는 팀장이 되었을때를 회상하며 자신이 책에서 이야기한 성격나쁜 동료였다고 고백한다. 성격나쁘다는 것은 그가 악질이고 나쁜짓을 한다는 말이 아니다. 상대와 대화를 할 때 자신의 말은 옳고 정당하며 타인은 잘못되었으니 교정의 대상으로 여기고 전혀 들으려 하지 않는 사람을 뜻한다. 장인성 저자는 사회 초년생때 '설득을 위해서는 확실한 믿음을 가지고 남을 설득해야 한다' 라고 배웠다고 한다. 나 역시 그렇게 배웠던 것 같다. 하지만 저자는 이것과는 전혀 반대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한다며 다음과 같이 말한다.
확신없이 설득해야 한다. 왠지 낯선 말인데, 창의력의 관점에서 보면 핵심을 담고 있는 내용이다. 확신이라는 것은 기존에 내가 가지고 있던 관점의 틀에서 흔들리지 아니함을 뜻한다. 그렇기에 자기 확신이 강한 사람은 자신이 알고 있던 신념과 다른 내용들을 받아들이기 힘들어 한다. 옳다고 여기는 확신, 그것의 다른이름은 고정관념이다. 장인성 저자는 함께 일하며 설득하는 것의 본질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설득은 내가 옳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함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우리가
더 나은 결과물을 만들기 위해서 하는 것이다."
그렇다. 더 나은 결과라는 큰 그림을 가지고 있고 그것을 위해 함께 이야기하는 과정이 설득이다. 그렇기에 설득을 위해서 사소한 것에서 다투려 함을 내려놓고 상대의 생각을 듣고자 하는 말랑말랑한 뇌가 필요하다고 한다. 스스로 확신하지 않는 말랑말랑함. 창의력은 이런 유연함을 기반으로 싹트는 나무일 것이다.
조직내에서 미팅을 할 때 팀원들이 팀장의 눈치를 본다면 그 조직에서는 창의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팀장님의 판단의 틀속에 갖혀 생각의 자기검열이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 말이 과연 팀장님 보기에 괜찮은 내용일까를 자기도 모르게 필터링 하고 가만 있으면 중간은 한다는 말을 절칙으로 삼든지, 아니면 적당히 괜찮을 것 같은 이야기를 꺼내놓던지 하는 밋밋한 회의가 되고 만다. 팀원이 10명이 모여도 한사람의 눈치를 보며 하는 미팅은 실제론 한명(팀장 한명)이 하는 것과 다름이 없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강조한다.
교육에 있어서도 조로 나누어 조별 과제를 주게 되면 다양한 아이디어의 결과를 얻게 된다. 그런데, 조 안에 매우 카리스마 있고 소위 빅마우스라고 말하는 자기 확신이 가득찬 사람이 있는 경우는 결과물이 매우 단조로와 진다. 다양한 생각이 반영되지 않고 한명의 완벽한(?) 의사만 들어갔기 때문이다. 그런 경우 나머지 조원들은 매우 수동적이게 되고 교육에 대한 흥미도 잃기 십상이다. 조직내로 확대해보면 동일한 결과가 나온다. 저자는 치킨을 감별하는 치믈리에 자격시험 이벤트를 열 때 있었던 일을 이야기한다. 자신은 어학테스트를 벤치마킹 해서 학교 강당에서 이벤트를 진행하려고 했는데 실무를 맡은 팀원이 장소를 호텔에서 진행하자며 기획안을 변경해 왔다는 것이다. 어학 자격시험이 아닌 소믈리에 시험을 패러디 하는 것이 좋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였는데, 결국 호텔에서 열게된 치믈리에 이벤트는 멋진 결과를 내며 마칠 수 있었다고 한다. 팀장이 낸 의견에 토를 달고 더 나은 의견을 이야기할 수 있는 조직은 창의적 조직이다. 그리고 그런 환경과 분위기를 만든 팀장도 창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어쩌면 팀장이 전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자신들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게 하고,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경청함으로 더 나은 결과를 내려 노력하는 조직을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단편적인 아이디어 하나보다 더 파워풀한 창의적 결과를 내줄 것이라 믿는다.
팀장이 지면 팀이 이긴다. 나의 확신을 없애면 결과가 더 좋아진다. 라는 창의력의 핵심을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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