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융합교육, 먼저 기존 틀을 녹여야 합니다 | 손미현 무학중학교 교사 | 세바시 1006회]
융합의 사전적 의미를 아시나요? 뭔가 한데 모아 섞어서 더 나은 결과를 내려는 활동을 융합이라고 하지 않나요?
그런데, 오늘의 강연자 손미현 교사는 우리가 잊고 있던 융합의 뜻을 제대로 짚어 이야기해줍니다.
융합의 본래 의미는 녹을 융(融), 합할 합(合) 즉, 녹여서 합치는 것을 말합니다. 단지 합치는 것만 생각했던 것에서 좀더 심오한 무언가가 전제되어야 융합이 가능하다는 것이죠. 바로 녹이는 것입니다. 절반으로 나뉜 그릇에 짜장면과 짬뽕을 각각 담는다면 합치긴 했지만, 그것을 융합되었다고 하진 않습니다. 융합이라고 표현하려면 짜장면과 짬뽕이 하나의 그릇에 서로 녹아 완전히 섞여야 합니다. 하지만, 그렇게 마구잡이로 섞는다면 음식만 버릴 뿐이지 좋은 결과를 내었다고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제대로된 융합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요? 손미현 교사는 그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사람들은 융합하면 합치는 것만 생각해요
사실 녹이는게 먼저가 되야 해요
내가 가지고 있는 편견, 고정관념, 틀을 깨뜨리지 않으면
절대로 합쳐지지가 않습니다
그런데, 사실 편견, 고정관념, 틀을 깬다는게 그리 쉽지 않습니다. 정작 나 자신의 편견을 없애지 못하고 있는 경우를 많이 보거든요. 손미현 교사도 그런 자신의 이야기를 합니다. 비비탄 총을 사달라는 아이의 성화에 총을 사줬던 경험입니다. 아무데나 쏘지 말고 집에서는 상자에만 쏘라는 엄마의 말을 듣고, 아들은 조심스럽게 비비탄총을 갖고 놀다가 뭔가 획기적인 과녁을 만들어냅니다.
첫번째 과녁은 비비탄 충격흡수 장치, 두번째는 레고를 이용한 명중 여부 즉각 확인 시스템 과녁.
아들은 스스로 자신의 필요에 맞춰 창의적으로 과녁을 재 창조한 것이었습니다. 이때 손미현 교사는 놀이와 교육이 분리되지 않음을, 집에서도 융합교육을 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에 더 나아가 융합교육을 위해 '틀을 깨는' 2가지 방법의 노하우를 공유합니다.
융합교육을 위해 필요한 첫번째는 문제를 인식하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부모들은 아이들이 문제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시간입니다. 방바닥을 뒹굴거리면서 문제를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 마치 아르키메데스가 문제를 고민하던 중 찾아간 목욕탕에서 아이디어가 떠올랐듯이, 문제를 머리속에서 녹여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친구와의 말싸움을 한 날에 집에와 이불을 덮고 누우면 그때서야 어떻게 맞받아쳤어야 하는지 이불킥을 했던 경험이 한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바쁜 일상속에서 떠오르지 않던 것이 여유로운 자신만의 시간이 되어서야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른 것이겠죠. 그래서 손미현 교사의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 아주 공감이 되었습니다.
문제를 찾고, 그것을 녹여내는 시간을 갖고. 어찌보면 무척이나 간단한것 같은데, 사실 빨리빨리병에 걸려 있는지 실천 그리 쉽지는 않은 것 같습니다. 오늘부터라도 내가 갖고 있는, 혹은 내 주변에 있는 문제를 찾아보고 시간을 내어보려고 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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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연 및 출판 문의 : bookledge@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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