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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경영/세바시의 창의력 고수들

[세바시의 창의력 고수들 041] 쓸모있는 로봇을 만드는 창의력의 힘

[미래는 고객의 사소한 문제에 집착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 김요섭 우아한형제들 로봇사업실장 | 세바시 1226회]

 

로봇을 만들려 하지 말고
서비스를 만들어라

오늘의 강연자인 김요섭 실장이 처음 배달의 민족의 로봇사업실을 맡게 되었을때 김봉진 대표로 부터 들었던 말이다. 이말을 듣고 김 실장은 무척 실망했었다며 소회를 풀어낸다. 자신은 개발자 출신이어서 드디어 자유롭게 로봇을 만들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는데, 로봇을 만들지 말라는 말을 들었으니 그런 실망감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너무 답답한 마음에 그는 사전을 펼쳐 '서비스'란 무엇인가를 찾아보았다고 한다. 

 

학부시절 소음진동학 수업의 교수님께서 해주셨던 일화가 하나 있다. 한 연구소에서 엄청난 돈과 시간을 들여 시끄러운 오토바이 소음을 완벽히 없애는 기술을 개발해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기술을 이용해 오토바이를 만들었고 시장에 내놨다. 어떻게 되었을까?  당연히 첨단의 기술이 응축된 무소음 오토바이에 대해 많은 관심과 판매로 이어질 줄 기대했던 개발팀은 판매실적을 보며 좌절해버릴 수 밖에 없었다. 완벽한 실패였다. 전혀 팔리지가 않았던 것이다.  이유는 소리나지 않는 오토바이는 사람들에게 전혀 매력이 없었던 것이다. 유명 오토바이 브랜드 중 하나인 할리 데이비슨의 경우도 심장 박동과 같은 특유의 소음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훔쳐가지 않았던가.  엔지니어는 자칫 기술의 함정에 빠지는 때가 있다. 기술적으로 보면 엄청난 혁신이고 위대한 발견이어서 당장 대박을 칠것 같은 착각에 빠지지만, 실제로 중요한 것은 이 기술을 이용할 사람들의 마음인 것이다.

 김봉진 대표는 바로 이 지점을 이야기한 것이다. 단지 보여지는 기술과 기계 로봇에 초점을 맞추지 말고, 그것을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편의를 줄 수 있는 로봇을 만들라는 뜻이었다. 이 뜻을 제대로 이해한 오늘의 강연자인 김요섭 실장은 그 뒤로 서비스의 관점에서 로봇을 보고, 실제로 각 음식 매장과 배달에 도움이 되는 로봇을 개발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식당에서 서빙하는 로봇의 경우 가장 어려운 부분이 이동 중 나타난 장애물에 급정지했을때 국물 음식이 넘치는 것이 문제였다고 한다. 어떻게 하면 로봇의 속도를 줄이지 않고도 국물이 안넘치도록 하 수 있을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들이 있었다고 한다. 흔들려도 넘치지 않게 국물과 음료수를 적게 따른다거나, 흘려도 문제가 없도록 일회용 그릇을 사용한다거나 하면 해결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서비스의 관점으로 생각해보니, 식당 사장님들이 기존 사용하던 그릇들을 다 바꾸거나 음식의 양을 다르게 할 수는 없기에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결정을 하게 되었다고 한다. 

아직도, 여러 아이디어를 갖고 고객의 입장에서 필요한 로봇개발을 하고 있다는 김요섭 실장의 연구는 현재진행형이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방향이 맞기에 머지않아 좋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 기대된다. 강연 말미에 김요섭 실장은 로봇을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있음을 깨달았다며 이렇게 말한다. 

비단 로봇 개발에만 적용되는 말이 아닐 것이다. 내가 하는 오늘의 일이 나의 고객의 사소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느냐 아니냐가 나의 사업의 성장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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