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독서경영 - 생각에 관한 생각]
1. 요즈음 당신은 얼마나 행복한가?
지난달 데이트 횟수는 얼마나 되는가?
=> 결론 : 데이트와 행복간의 상관관계는 없음
2. 지난달 데이트 횟수는 얼마나 되는가?
요즈음 당신은 얼마나 행복한가?
=> 결론 : 데이트와 행복간의 상관관계가 매우 높게 나타남 (p.154)
사상 최초로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심리학자라는 타이틀을 지닌 대니얼 카너먼의 생각에 관한 생각이다. 원제는 Thinking Fast and Slow. 대니얼 카너먼은 행동경제학 분야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사람이 합리적인 소비를 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실험적으로 밝혀내고 사람이 생각하는 방식에 대해 논리적인 분석을 해 놓았다. 책의 분량은 500페이지 가량이 되지만 심리학 관련 책이 대부분 그렇듯이 이 책도 각종 다양한 실험 사례들을 가지고 이야기 하고 있어서 사람의 심리가 어떠함을 엿보는 재미에 의외로 쉽게 읽혀진다.
가장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 바로 사람안에 있는 2가지 시스템에 대한 내용이다. 저자가 이름을 붙이길 귀찮았는지 시스템1 과 시스템2라고 명명하였다. 시스템 1은 사물을 보거나 예기치 못한 경험을 했을 때 순간적이고 즉각적으로 나오는 반응을 말한다. 이를 직관이나 본능으로 생각할 수 있다. 시스템 2는 이상적인 판단과 계산이 개입된 생각을 말한다. 분석적인 판단이 이에 해당한다. 저자는 사람의 생각이 이렇게 두가지로 나뉜다고 구분을 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이 두가지 시스템이 어떤 상황에서 나타나며 어떻게 해야 올바른 판단을 내릴 수 있는지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점이 카너먼의 책이 우리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내용이다.
노력이 필요한 정신 활동은 특히 포도당 소비를 늘리는 듯 하다 (p.65)
(중략) 포도당이 들어간 레모네이드를 마신 사람들은 자아 고갈 현상을 보이지 않았다. (p.66) - 포도당이 아닌 인공설탕 레모네이드를 마신 사람은 자아고갈 반응을 보였다.
시스템 2에 부담을 주는 활동 (예를 들자면 수학문제를 푼다거나 분석적인 판단과 결정을 내려야 하는 상황)은 자제력을 요구하는데 자제력을 발휘하면 자아가 고갈되어짐을 위와 같은 실험을 통해서 보여준다. 이를 고려하자면 중차대한 문제의 결정을 내리기 전에는 반드시 충분한 휴식을 취한 후에 해야 한다는 결론에 이를 수 있다.
두번째 이야기에는 사람들의 비합리성을 이콘과 인간이라는 내용을 가지고 설명하고 있다.
위와 같은 그림을 보았을 때 사람들은 아무도 묻지 않은 '누구의 키가 더 크지?' 하는 질문에 답을 하고자 한다. 평면상의 그림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3D 입체속에 실제 사람으로 생각하고 상대적 키를 비교하고자 한다. 그러나 '사진의 크기는 어떠한가?' 라는 질문을 하게 된다면 3차원 공간을 배제한 올바른 답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이런 내용을 '휴리스틱' 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 글 처음에 써 놓은 행복과 데이트에 대한 설문의 결과도 역시 감정휴리스틱에 해당한다. 이를 통해서 생각은 항상 합리적이고 정확한 것이 아니라 우리가 바라보는 관점과 배경에 따라 다른 결정을 내놓게 됨을 알 수가 있었다.
세번째는 두 자아에 관한 내용이다. 사람은 경험자아와 기억자아가 있다는 내용으로 시작한다. 심리학 관련 책은 이미 일상속에서 누구나 한번쯤 경험해 보았을 내용을 과학적으로 분석해 놓았기 때문에 재미가 있다. 경험자아와 기억자아에 대한 내용도 역시 마찬가지다. 누군가 한참을 아주 멋진 클래식 음악 감상을 하다가 마지막에 긁힌 레코드에 의해서 심하게 찢어지는 소리에 놀라게 된다. 그 사람은 수십분간의 멋진 음악 감상이라는 경험을 하였지만, 마지막에 발생한 몇초밖에 안되는 사건에 전체 음악감상이 엉망이었다는 기억을 가지게 된다. 이것을 경험자아와 기억자아의 차이로 설명하고 있다. 행복했던 결혼생활도 마지막에 이혼으로 마무리 하게 되었다고 모두가 불행한 순간은 아니었음에도 마치 모든 것이 엉망이었다고 생각하는 것과 같다. 이를 통해 행복에 대해서, 만족에 대해서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기억자아에 따르면 1시간동안 열심히 아이들과 놀아주고도 미움받는 아빠의 존재를 이해하게 되었다. 한참을 놀다가 그만 들어가서 자라고 하며 놀이를 일방적으로 끝냈을 때 아이들의 반응은 즐겁고 신나했던 1시간은 온데간데 없고 자신들 앞에서 그만 조용히 하고 들어가 자라고 잔소리를 해대는 아빠만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생각의 방정식을 잘 안다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도 있게 된다. 다음 실험의 내용은 익히 알고 있으면서도 다시 보아도 신기한 결론이다.
한 병원에서 환자에게 암 수술에 관하여 제안을 하면서
・1개월 후 생존율은 90퍼센트이다.
・1개월 후 사망률은 10퍼센트이다.
이렇게 2가지 경우로 이야기를 했더니 첫번째와 같이 이야기했을 때 수술을 더욱 선호하였다.
첫번째 경우는 살 희망을 느끼게 해주고, 두번째는 죽음의 위협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사람들의 마음과 결정을 좌우하는 넛지의 기술이다. 이런 내용 때문에 카너먼은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하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오늘도 수도없이 전화오는 텔레마케터들의 전화를 받다보면 그들이 가지고 있는 메뉴얼에는 이런 행동경제학에 기반한 질문의 기술들이 살아 숨쉬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많은 사람들에게 동기부여를 하고 생산성을 높여야 하는 기업의 리더들, 자신의 결정으로 회사에 이익이 크게 달라지는 결정권자들, 협상의 테이블에서 유리한 조건을 내세우고 프레이밍을 해야 하는 협상 업무를 맡고 있는 사람들.. 이들에게는 꼭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책 속의 명언>
이 '투명 고릴라 실험'은 우리의 생각과 관련된 두 가지 중요한 사실을 보여준다. 우리는 명백한 것조차 못 볼 수 있으며, 자신이 못 본다는 사실을 모를 수 있다. (p.38)
=> 한 철학자가 네 자신을 알라 라고 했지만, 자신을 정확히 알고 보는 것 만큼 어려운 것은 없다. 장기판에서 훈수를 두는 사람이 실제 플레이를 하는 사람보다 더 폭넓고 다양하게 볼 수 있다. 그러나 그렇게 훈수를 잘 두는 사람도 자신이 게임에 들어가게 되면 다를바가 없다. 우리는 보는 것을 믿는것이 아니라 자신이 믿는 데로 본다고 하는 말이 틀린 말이 아니다.
인지적 긴장감을 유발하면 시스템 2가 활성화된다. (p.99)
=> 흐릿하고 작게 인쇄된 종이의 문제와 또렷하고 크게 인쇄된 종이의 동일한 문제를 내고 풀게 하였다. 해당문제는 함정이 있어서 실수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는 문제인데, 재미있는 사실은 흐릿하고 작게 인쇄된 종이의 문제를 푼 학생이 월등히 틀리지 않고 풀었다는 내용이다. 바로 흐릿한 글씨를 보면서 갖게된 인지적 긴장감이 즉각적으로 답을 내는 시스템 1에 의한 풀이가 아니라 시스템2를 활성화 시키게 되었다는 내용이다. 우리는 상황이 좋지 않을 때 보다 긴장을 하고 집중을 하는 모습을 보인다. 250만회의 골프 퍼팅을 분석한 결과 버디를 잡는 상황의 퍼팅과 보기를 피하기 위한 퍼팅 중 보기를 피하기 위한 파 퍼팅시 더 높은 성공률을 보였다고 한다. 우리는 제약과 불비한 환경 때문에 일을 못하겠다고 생각하지만, 어쩌면 그런 상황이 창의적인 결과물을 내는 밑거름일 수 있는 것이다.
극단적인 결과들은 대규모 표본들에서보다 소규모 표본들에서 발견될 가능성이 훨씬 더 높다 (p.166)
=> 이 부분은 참 흥미로운 내용이다. '작은 것이 아름답다' 라는 말이 언제부턴가 종종 들려오곤 한다. 게이츠 재단이 17억달러를 들여 성공적인 교육의 비밀을 풀어보려고 했는데 결론은 '학교의 규모가 작다' 에 이르렀다. 이를 토대로 대규모 학교를 소규모 학교들로 쪼개는 작업이 진행되었다고 하는데, 이것이 과연 올바른 방향인가를 이 책은 설명하면서 통계적인 관점에서 아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다. 시각을 바꾸어서 빌게이츠 재단의 연구가 어떤 학교가 가장 형편이 없었는가? 를 조사했더라도 결론이 '학교의 규모가 작다' 라고 나왔을 것이라는 내용이다. 잘 이해가 안간다면 지금 동전 던지기를 해보라. 만일 동전을 4번 던지는 것과 40번 던지는 것을 비교한다면 앞면이 나오거나 뒷면이 나오는 확률이 4번 던질 때가 보다 극단적일 것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4번 모두 앞이 나올 수도 있다) 통계를 바라보는 관점을 다시 프레이밍을 하게 되는 내용이었다.
김성민의 북리지 _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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