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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의 독서경영] 관찰의 힘 - 얀 칩체이스

[김성민의 독서경영 - 관찰의 힘] 



단순함이 옳은 것이라면, 본질을 찾는 것은 현실 직시다. (p.246)




세계인의 가방에 공통적으로 들어 있는 세 가지 물건은?

배가 한껏 부른데도 왜 더 먹게 될까?

고속도로 휴게소의 본질은 주유일까 휴게일까?



좋은 책은 생각할 수 있는 질문을 던져주는 책이라고 얼마전 이야기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이전보다 생각이 더 많아졌다. 이 글의 저자도 이런 것을 목적으로 두었는지, 책의 결론부분에 다음과 같은 말로 정리하고 있다. 


여러분은 세상이 대답보다는 질문으로 가득 차 있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다. (p.271)



저자인 얀 칩체이스는 전세계를 다니며 해당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의 생활 습관들을 관찰하고 거기서 얻어진 정보를 통해 고객사의 마케팅이나 제품 디자인의 방향을 컨설팅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인종, 문화, 국가, 종교가 다 다른 나라들 사이에서 때로 공통점을 발견하고, 경제적으로 낙후된 곳에 가서도 그곳 사람들에게 필요로 하는 제품들을 찾아내는 시도가 보물을 찾아 탐험을 떠나는 인디아나존스와 같은 모험의 낭만이 느껴진다. 

그러나, 그의 작업은 그리 낭만적으로 진행되진 않는다. 그들의 삶을 가장 잘 느끼고 관찰할 수 있는 현지의 허름한 곳에서 민박을 하면서 그의 팀은 도시의 시장틈바구니나 일상이 숨쉬는 곳에서 이리저리 인터뷰도 하고 관찰도 하면서 늦은 밤에 자신들의 관찰한 것을 벽에 온통 지저분하게 붙여놓고 그것들을 밤 늦도록 정리하는 치열함을 보인다. 

전 세계인들의 가방 내용물을 꺼내어 놓으면 서로 다 제각각의 다양한 물건들이 나온다고 한다. 그런데, 이상하리만치 공통적으로 나오는 3가지 물건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열쇠, 돈, 핸드폰' 이었다고 한다. 열쇠는 바로 안전과 휴식, 안정감을 얻을 수 있는 요소로서 메슬로의 욕구 5단계의 가장 하단에 있는 욕구들을 충족시키는 장치이다. 돈을 통해서 우리는 먹을 것을 얻고, 핸드폰을 통해서 연결을 하고, 공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시도를 한다. 나도 아침에 집을 나설 때면 항상 이 세가지가 (물론 집키는 이미 디지털 도어락으로 바뀌어 있지만) 있는 지를 확인하는 습관이 있다.  저자는 이런 물건이 있다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그것이 의미하는 내면의 본질이 무엇인가를 찾아떠나는 작업에 들어간다. 

어떤 한 나라에 가서는 바위위에 4L 가량의 통을 올려놓고 호스를 가지고 서 있는 소녀를 발견한다. 그 순간 바위가 있는 곳은 주유소의 역할을 하고 있음에 놀라운 인사이트를 얻게 된다. 주유소의 본질은 포인트를 모으면 사은품을 주고, 자동화된 주유기계와 주유를 하는 종업원들의 바쁜 움직임, 주유소 입구에 써 있는 오늘의 휘발유값을 나타내는 간판 등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다. 4L 의 휘발유가 든 통, 차량으로 연결시킬 수 있는 호스, 돈을 받는 역할의 소녀 이 세가지 중 어느 하나만 없어도 주유소는 성립이 될 수 없다. 이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흔히 당연히 여기는 사물에 대한 가치본질과는 다를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창의성이라는 것은 본질을 가장 잘 드러내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하게끔 한 책이다. 이 책은 우리 일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안경과도 같다. 좀처럼 생각하지 않는 방식으로 주변을 바라보고 해석해내려는 것이 다른 관점을 가져다 줄 것이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번역이 매끄럽게 되어 있지 않아서 흥미롭고 새로운 관점을 주는 책임에도 읽기가 쉽지 않았다.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고 새롭게 관점과 사고를 넓히고자 하는 사람과 기업에게 추천한다.


<책 속의 명언>

  • 카지노는 술과 음식을 공짜로 대접하고 대량의 산소를 실내에 주입해 피로감을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방법을 써서 고객이 컴포트존밖으로 나와 위험 감수 행동을 하게 만들기로 유명하다. (p.57) 선택설계 choice architecture 란 소비자의 행동을 어떤 방향으로 강제하는 대신, 기본값을 설정해 그쪽으로 자연스럽게 옮겨가도록 격려하는 방법이다. (p.58)
    => 사람들은 타고난 성향에 따라 위험 감수형이 있고, 안정 지향형이 있다. 저자가 말하는 Comfort Zone 이라고 하는 것은 사람마다의 기질이 다르지만 자신이 정해놓은 안정의 영역이 있어서 그것을 넘지 않으려고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를 쉽게 넘어서 위험을 불사르게 만드는 경우 중에 카지노의 상황을 묘사하고 있다. 무리한 투자, 무리한 사업 나중에 정신에 깨어보면 당연히 하지 말았어야 하는 일을 하게 만드는 요소가 우리 주변에 분명히 존재한다. 이것의 결과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과 상관없이 이성적인 사람이 컴포트존 밖을 나오게 만드는 옆구리찌르기(넛지)는 매우 흥미롭다. 

  • 사람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기 위한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관찰하고, 기록하고, 직접 질문하는 것이다. (중략) 가끔은 거짓말이 진실을 밝혀준다 (p.96)

  • <구글이 기억에 미치는 영향> 논문에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상태일 때 구체적인 정보를 기억에서 되살려내는 능력이 저하된 반면 인터넷 어디에서 어떻게 그 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기억해내는 능력은 오히려 향상되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p.109)
    => 기존에는 Know How 의 시대로서 많은 정보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 능력있는 사람으로 불리웠다면, 정보화시대에 접어들어 Know Where 의 시대가 되었다.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를 아는 사람이 능력자로 불리웠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미래사회의 실력자는 어떤 사람일까? Know Who 일까? Know What 일까?  Know When 일까? 검색에 시대를 생각한다면 Know What 일 것도 같다. 수 많은 정보 가운데 무엇을 찾아야 할지 모른다면 그저 단편정보에 만족하고 살아야 할테니깐 말이다. 그러나 본질을 찾아가고 철학적인 사고를 사는 사람은 Know Why 가 아닐까? 그 일을 해야 하는 이유를 아는 사람. 철학을 가지고 있는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에게 영향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변하든 Know How 나 Know where 를 뛰어넘는 역량을 키워야할 것이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