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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의 본질게임] 주유소와 휴게소의 본질

[김성민의 본질게임 - 주유소와 휴게소의 본질]


  여기 극단적인 두곳이 있다. 그 하나는 베트남 호치민에서 만나게 되는 벽돌위에 기름통을 올려놓고 옆에 호스를 들고 서 있는 소년의 모습이고, 또 다른 하나는 우리나라의 덕평 휴게소이다.



<출처 : http://janchipchase.com>


 얀 칩체이스의 '관찰의 힘'에 나오는 이 말도 안되는 주유소는 주유소의 본질을 잘 말해주고 있다. 기름통, 호스, 돈받을 아이  이 세가지 중 어느 하나만 빠져도 주유소는 성립이 되지 않는다. 이 주유소에는 차가 들어가면 화려하게 손짓하며 주유기 앞으로 안내하는 직원은 존재하지 않는다. 포인트를 쌓으면 두루마리 화장지 부터해서 자전거까지 준다고 하는 마케팅 홍보물도 보이지 않는다. 단지 벽돌위의 기름통을 올려놓고 있는 소년이 보일 뿐이다. 하지만, 저 단순한 모습 그 자체로 흠잡을데 없는 주유소의 역할을 다 하고 있다. 


 



 반면에 다른 형태의 주유소를 살펴보자. 입소문을 타고 유명해진 덕평 휴게소의 공원 모습이다. 휴게소를 아무리 좋게 보더라도 이런 모습까지 생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휴게소 내에 산책길을 만들고, 쇼핑센터가 들어와 있는가 하면, 애견 놀이공간과 공원을 조성하고, 남자화장실 변기를 게임기로 만들어놓는 발상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휴게소를 단순히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처리하는 곳 정도로 생각했다면 절대 덕평휴게소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이곳을 들를 때 느껴지는 마음이 있다. 그것은 이곳이 사람들을 무척이나 편안하게 해준다는 사실이다. 다시 오고 싶고 소문내고 싶은 휴게소.. 약간 돌아가더라도 영동고속도로를 타고 싶게 만드는 휴게소.


 아마도 내가 느꼈던 마음은 '휴식' 이었던 것 같다.  주유를 하고, 고픈배를 채우고, 용변을 보는 곳이라는 것이 기존의 대부분의 휴게소를 정의하는 본질이었다면, 이곳 덕평휴게소를 디자인한 사람은 '사람의 휴식'을 그 중심에 두었던 것 같다. 욕구처리, 들르는 곳이라는 본질에서 '휴식의 장소'라는 본질을 찾아내고 그것을 현실화 시켰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창의적 발상이다. 


나는 벽돌위의 기름통이 놓여있는 호치민의 주유소와 우리나라의 덕평휴게소가 모두 본질에 대해 잘 말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흔히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고자 할 때 기존에 존재하는 형식과 외형에 초점이 맞춰진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가 나오더라도 그것을 인정해줄 만한 '안목'이 없는 조직내에서는 그 좋은 아이디어가 쉽게 사장되고 만다. 이런 불상사를 막기 위해서는 외형이 아닌 본질에 입각한 생각을 해야 한다. 


 본질에 입각한 생각이라 함은 그것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밝혀낼 수 있는 힘이 있음을 의미한다. 이 힘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해당 분야에 대한 전문성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주유소를 말할 때 번쩍거리는 조명이나 가격표가 아닌 기름통을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다. 그리고, 다음으로는 외형으로 그동안 보여지고 굳어진 휴게소의 모습이 아니라, '휴식' 자체를 바라보고 그것을 구현해 낼 수 있는 능력이다. 것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인문학적인 감성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이미 만들어진 형식의 틀에서가 아니라 인간의 필요를 제대로 통찰하고 바라볼 수 있는 능력은 인문학에서 부터 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