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실용독서 - 삶은 어떻게 책이 되는가]
일과 놀이가 하나가 된 자를 당해낼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p.319
한때 경제학에 대해서 하나도 모르는 까막눈이던 시절이 있었다. 수준이 한참 밑바닥이던 내게 뭔가 적당한 책이 없을까 싶어서 찾다가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이 하나 있는데 바로 '원숭이도 이해하는 자본론' 이라는 제목의 책이었다. 그렇다. 순전 제목하나 때문에 고르게 되었다. 이 책도 이해못하면 나는 완전 원숭이보다 못한 존재가 된다는 속에서 욱하며 끓어오르는 묘한 경쟁심(?)이 발동하여 읽게 되었는데 다행히도 난 원숭이보다 못하진 않았다. 책이 무척 쉽고 재미있게 쓰였기 때문이다. 그 책을 지은 저자는 놀랍게도 서울대학교 전자공학과를 졸업한 나보다 한해 선배인 임승수 작가였다. 공돌이인데다가 나이도 나와 비슷한데 어떻게 그토록 어렵다는 자본론을 일반인이 쉽게 이해하도록 쓸 수 있었을까 놀라왔다.
이 책은 그런 임승수 작가의 책쓰기에 관련한 책이기 때문에 더욱 호감을 가지고 접하게 되었다. 그는 자신도 공대생으로 A4용지 한장을 채우기도 버겨워하는 대학시절을 보냈다고 말한다. 이게 얼마나 큰 희망을 갖게하는 말인지 모른다. 어려서 문학소년, 문학소녀로 책을 많이 읽고 자라 문과쪽을 선택하고, 대학에서 인문,사회계열을 진학하여 글로 밥벌어먹는 사람은 공대출신이 한장을 쓰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고충을 모른다. 그런 사람들이 쓴 글쓰기 책은 더 좋은 책일지는 모르지만 나같은 처지의 사람에게는 하늘위의 뜬구름 잡는 소리인 경우도 많다. 임승수 작가는 하늘을 가르키기보다 바로앞의 계단을 보게 하고 한걸음씩 내딛을 수 있도록 현실적인 제안들을 한다.
이를테면 너무나 현실적인 돈문제에 관한 것도 거침없이 싣고 있다. 예를 들어 책을 쓰면 저자가 출판사로 부터 받게되는 인세관련한 내용도 구체적인 금액을 들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러면서 저자는 독자에게 이렇게 묻는다.
"단도직입적으로 묻겠다. 인세 255만원 벌려고 책을 쓰겠는가?" p.21
이어서, 스스로에게는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이 원고가 책으로 출간되어 초판 1쇄도 다 팔리지 않을 정도로 쫄딱 망하더라도 책을 쓴 것에 대해 후회가 없겠는가?’ 이 질문에 ‘YES’ 라는 대답을 던질 수 있을 때 책을 쓴다. p.25
저자는 책을 처음 내는 걸음마 단계인 사람들에게 자신이 그동안 7권 가량의 책을 내면서 겪었던 경험담과 함께 노하우를 제대로 전수해주고 있다. 책의 제목을 정하는 방법, 출판사와 계약을 하는 방법, 인터넷 연재를 통해 책을 내게 된 경험담 등을 이어간다. 이 책의 볼거리 중에 하나는 책의 챕터 중간마다 평소 접하기 쉽지 않은 다른 작가들과의 인터뷰이다. 저마다 책의 분야는 다르지만 모두가 돈보다는 의미와 즐거움을 위해 책을 낸 사람들의 이야기이기 때문에 다가오는 감동과 메시지의 힘은 남다르다.
내 인생의 책 한권을 내보겠다고 결심하는 사람에게는 꼭 일독하시길 추천하는 책이다.
<책 속의 명언>
- 글은 ‘살아지는’ 삶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살아내는’ 삶에서 나온다는 것을 명심하라. p.53
=> 그렇다. 살아지는 삶이 있고, 살아내는 삶이 있구나. 적어도 현재의 나는 살아지는 삶에서 살아내는 삶으로 옮겨와 있다. 그러나 익숙함과 매너리즘의 포로가 되게 되면 다시 살아지는 삶으로 옮겨가게 되는게 아닐까 한다. 살아내는 삶은 내가 지금 어디에 있고 어떤 직장이든지 관계없이 끌려다니는 삶이 아닌 자신의 철학을 가지고 사는 삶을 의미할 것이다. 생각이 행동이 되도록 살려고 애쓰고 몸부림치는 삶이 살아내는 삶이 아닐까 한다. 나는 그런 삶을 살고 있는가? - 26만 시간동안 형성되어온 뇌세포의 복잡한 연결 구조를 어떻게 한두 시간 정도의 혀 놀림으로 바꿀 수 있다고 자신할 수 있나. p.89
진정 상대방을 바꾸기 위해서는 내가 살아온 수십만 시간과 상대방이 살아온 수십만 시간이 서로 진실하게 만나야 한다. p.91
=> 사람은 쉽게 바뀌지 않는다. 창의성 강의를 두세시간 듣고 나더니 갑자기 강의를 들었던 모든 사람들이 창의적으로 변하였다! 라는 것은 SF영화에나 등장할 이야기다. 쉽게 창의적으로 바뀌지 않는 나 자신과 진실되게 마주하는 순간 그때부터가 창의적으로 변해가는 시작이 되는 것이다. 강사는 수십만 시간을 살아온 자신과의 만남을 돕는 사람이 되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영향을 주겠다, 어쩌겠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그냥 끊임없이 사는 거예요, 계속해서. 자기가 생각하기에 의미 있고 재미있는 것을 흥미롭게 열심히 생산하는 겁니다. - <엉터리 사학자 가짜 고대사> 의 저자 김상태 p.204
=> 무공의 고수들은 움직임이 자연스럽다. 초짜들은 자세와 움직임에 잔뜩 힘이 들어가 있다. 이것이 차이다. 억지로 무언가 만들어서 하려면 하는 자신도 그렇지만 주변에서 보는 사람에게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 그저 즐겁게 몰입하는 것이다. 그저 즐겁게..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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