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실용독서 - 내 몸 다이어트 설명서]
음식과의 싸움은 의지와 삼겹살과의 싸움이 아니다.
그것은 뇌에서 분비되는 화학물질간의 전쟁이다. p.71
돈을 잃으면 적게 잃은 것이고, 명예를 잃으면 많이 잃은 것이며, 건강을 잃으면 다 잃은 것이라고 하였다. 옛 어른들의 이야기가 깊이 공감이 되는걸 보니 나도 이제 건강을 챙겨야 할 나이가 되었나보다.
사실 작년 말에 아이가 아파서 집안이 초토화가 되었었다. 그 때 이후로 겨울을 보내면서 아이는 휴유증인지 쉽게 피로해지고 콧물도 유독많이 나오고 했었는데, 그로 인해 가장 큰 변화는 아내가 바뀌었다는 것이다. 아이가 아프니 자신이 잘 챙기지 못한 책임이 크다고 느꼈는지 건강에 좋지 않던 그동안의 식습관을 바꾸기 시작했다. 핫도그니 튀김이니, 치킨이니 하는 기름기 좔좔 흐르는 음식은 우리집에서 이제 멸종하고야 말았다. 그 뿐만 아니라, 통곡물이 좋다는 이야기를 들은 아내는 백미에서 현미로 주식을 바꾸고 함께 하는 식탁은 짙은 갈색의 공기밥과 온통 채소나라 음식으로 가득차게 되었다.
평소 아무리 반찬이 없더라도 아내가 차린 상에 대해 언제나 감사해하며 맛있게 먹던 나는 이번의 급격한 변화에 대해서는 도무지 참을 수가 없었다. 오죽하면 장난스럽게 했다지만 '나 집 나가고 싶었어' 라고 말했을 정도였으니 말이다. 어쨋거나 뭔가 조율이 필요하다고 느낀 시점에서 이 책을 만나게 되었고 도서관에서 빌린 이 책을 집안 거실에서 한장 한장 곱씹으며 읽기 시작했다. 가장 좋아한 사람은 아내였다. 자신의 마음을 이해하는 동지를 얻게 된 듯한 표정이었다.
책의 제목은 '다이어트' 라고 적혀있으나, 나는 '건강'에 대한 책이라고 보았다. 단순히 살을 빼거나 배에 '왕'자를 새기는 기법을 쓴 책이 아니라, 건강한 몸을 유지하면서 각종 합병증으로 부터 벗어나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게 하는 법에 대해서 쓴 책이라는 게 특별해 보였다. 평소 다이어트에 관심이 없었기에 이런 류의 책은 거의 처음 읽어보지만, 일반적으로 예상했던 책과는 달랐다. 일단 이 책은 다이어트 전문가나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에 의해 쓰여진 책이 아니라, 저자가 의사라는 점이 특이했다. 경험적으로 이러저러한 음식을 먹고 운동을 했더니 살이 빠지더라 하는 결과론적 성공법칙을 나열하는 자기계발서가 아니라, 우리가 음식을 소화시키고 지방으로 저장되는 방식을 의학적으로 접근하면서 설명해주니 어떤 음식을 왜 먹어야 하고 다른 음식은 왜 먹지 말아야하는지가 쉽게 이해가 되었다.
의학적 관점에서 기술되어 있다고 해서 어렵지도 않았다. 일반인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간단한 만화그림으로 위와 소장의 모습, 호르몬의 작용과 뇌의 반응들을 설명하고 있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가장 핵심은 '의지력'의 싸움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점이다. 흔히 연초가 되면 많은 사람들이 새해계획에 다이어트나 금연등을 올려놓는다. 그러나 다부진 결심으로 시작한 새해계획은 한달이 채 지나지 않아 시들시들해지는 경우가 많은데, 저자는 그런 모습이 당연한 결과라고 이야기 한다. 우리가 원리를 모르고 의지력에만 기대어 에너지를 쏟았기 때문이란다.
두번째로 참신했던 관점은 다이어트 도중에 한번 유혹에 넘어간 것을 다이어트 전체가 실패한것으로 여기며 다시 이전으로 완전히 돌아가버리느냐는 질문이다. 저자는 이를 폭탄전문가 수준의 완벽성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누구나 잘못된 길로 돌아갈 수 있고, 그저 유턴해서 경로수정만 하면 된다고 너그러운 태도로 말하는게 빡빡한 프로그램이 아니라 누구나 쉽게 지킬 수 있는 방식이라며 즐거운 건강생활의 길로 안내하고 있다.
건강에 관심을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거나, 여러번 다이어트에 실패했던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고 참고할 만한 책이라 생각한다.
<책 속의 명언>
- 탄산음료나 젤리, 케이크 등 단순당이 함유된 음식을 먹으면 대부분의 사람이 문제를 겪게 된다. 그것은 단순당이 가져오는 리바운드 효과 때문이다. 예를 들어 당신이 허기를 느껴 초콜릿쿠키 3봉지를 먹었다면 급격한 혈당 상승으로 마치 슈퍼맨이 된 듯한 느낌이 들게 된다. 그러나 채 2시간도 지나지 않아 과다 분비된 호르몬으로 인해 혈당 수치가 급격히 떨어지고 당신은 또 다시 허기를 느끼게 된다. 결국 초콜릿쿠키 한 봉지를 더 먹어야 허기를 달랠 수 있다. p.93
=> 왜 우리가 설탕이 많이 든 달콤한 케잌이나 초콜렛을 조심해야 하는지를 뇌의 포만감을 느끼는 프로세스와 호르몬작용을 통해서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저자는 다음이 들어 있는 가공품은 먹지 말라고 말한다. - 설탕, 정백당, 맥아당 등의 단순당 / 강화밀가루, 표백밀가루, 정제밀가루 / 액상과당 - 우리가 먹어야 하는 이유(기념일 축하, 스트레스 해소, 무료한 시간 때우기 등)는 끝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 우리에게 음식이 필요한 이유는 오로지 에너지를 얻기 위해서이다. p.96
=> 저자는 음식의 필요성을 에너지의 관점으로 이야기를 한다. 이를 통해서 근육이 생기고 지방이 연소되며 어떻게 하면 몸에 해로운 내장지방이 없어지는지에 대해 과학적인 입장에서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나의 경우를 생각해보면 꼭 음식이 에너지 섭취의 목적만 있냐는 생각이 든다. 즐겁게 먹은 식사가 단지 에너지 뿐만 아니라, 삶의 만족과 행복도도 높여주지 않냐는 말이다. 그래서 평소에 규칙적인 건강식을 주식으로 하지만, 가끔씩 치킨도 시켜먹어도 되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 위에서 나는 꼬르륵 소리는 식욕을 자극하지만, 그것이 배고픈 정도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 꼬르륵 소리는 먹으라고 재촉은 해도 먹어야 할 양에 대해서는 나 몰라라 한다. p.101
=> 저자는 칼로리에 신경을 쓰는 것보다 몸의 정상적인 프로세스가 돌아오도록 하는것에 초점을 맞춘다. 이점이 건강이라는 관점에서 매우 신뢰감을 주고 있다. 배고픈 갈망이 생기는 것은 비단 음식의 부재뿐만 아니라, 갈증을 느껴서이기도 하고 섹스가 하고 싶어서라고 말한다. 반대로 배가 고프다는 신호가 올 때 물을 두잔 정도 마셔보거나, 섹스를 하면 먹는것에 대한 갈망이 줄어든다고 하니, 한번 시도해봐야겠다. - 음식을 얘기할 때, ‘무지방’이라는 말이 나오면 일단 의심을 해봐야 한다. 그런 음식은 고무 씹는 맛이 나거나 아니면 지방을 대신해서 엄청난 당이 들어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p.131
- 당신 몸에 물 한 병 크기의 근육을 만들면 당신은 냉장고 가득한 양의 지방을 태울 수 있게 된다. p.197
- 타율이 4할인 야구선수는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게 되고 농구선수가 올스타가 되기 위해서는 던진 공 중 절반만 성공하면 된다. 변호사가 모든 소송에서 항상 이기는 것은 아니며 부모가 늘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것도 아니다. (중략) 그런데 유독 다이어트에 대해서는 폭탄제거 전문가 수준의 정확성을 고집한다. p.241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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