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본질게임 - 냉온수기의 고장]
종종 찾는 도서관의 냉온수기에 뜨거운 물이 나오질 않는다.
날씨가 추워져서 찬물만 마시기 뭐해서 온수를 섞어 먹으려고 보니 한참을 틀어놓아도 계속 찬물만 나오는 것이었다.
하루가 지난 다음날 냉온수기의 온수버튼 위에는 '고장' 이라는 A4 용지가 커다랗게 붙어 있는 걸 보았다.
근데 뭔가 이상하다.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선택버튼이나 물이 나오는 꼭지가 고장이 난게 아닌데, 왜 저기다가 고장이라고 붙여 놓았을까?
온수가 나오지 않는다면 내부에 물을 데워주는 열선이 끊어지거나 열선퓨즈가 나갔거나 온도제어 회로기판에 문제거나 등등 내부적인 문제일 텐데, 입력단추인 온수버튼과 출력장치인 온수꼭지에 죄를 뒤집어 씌우니 걔네들은 무척이나 억울하겠다.
문제해결에 있어서도 보여지는 문제가 있고 그 문제의 근본원인이 있다. 보여지는 문제를 향해 계속 문제라고 하니깐 해결책이 나지 않는다.
얼마전에 서울시 생활권계획의 퍼실리테이터로서 워크샵을 진행했는데 하나의 동에서 우리동네의 문제점으로 '자동차 서비스센터가 많다' 를 적어내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은 동네에 자동차 서비스센터가 많은 것이 문제점이라 생각하는가? 장점으로 생각하는가?
만일 그 표상적 문제를 문제자체로 생각한다면 자동차 서비스센터를 없애버리는 것이 문제의 해결이 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해결방법은 실시 가능성도 없거니와 문제라고 생각하는 그것의 장점까지도 없애버리는 결과를 초래한다. 그래서 우리는 항상 문제를 만나면 근본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것의 답은 바로 자동차 서비스센터가 많은 것을 문제라고 이야기한 주민참여단분들이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나는 왜 이것이 문제점으로 말씀하셨는지 그 이유를 물어보자 다음과 같은 대답이 나왔다.
"자동차 서비스센터에 들어온 사고차량이 주변 도로에 방치된채 있어서 주변환경이 지저분하고 보행안전에 위험이 된다"
그렇다. 이제 정체를 드러낸 문제의 본질은 바로 사고차량의 무단방치였던 것이다. 이제 자동차 서비스센터를 다른 곳으로 이주시키지 않고도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생각해 낼 수 있게 되었다. 문제의 핵심, 근본원인, 본질을 바라보았을 때 우리는 창의적 발상에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보여지는 문제점들의 이면에는 진짜 원인이 있다. 그 사람의 과거가 있고 여건이 있고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있을 수 있다. 온수꼭지가 문제라고 사람을 몰아붙이며 우리는 소중한 사람과의 관계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이제 본질을 바라보도록 하자.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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