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본질게임 - 생명을 살리는 창의성]
모든 것이 다 갖춰진 상태보다 제약과 부족한 상태가 사람들의 창의성을 끌어낸다는 조사결과가 있다. 단순히 생각해봐도 일리가 있는 말이다. 모든게 다 있는 상태에서는 기존의 방식대로 해도 큰 문제는 없기 때문에 궂이 새롭고 창조적인 방식을 생각해야할 인센티브가 없다. 해왔던 방법으로는 안되고 형편없이 책정된 예산과 주어진 자원을 통해 뭔가를 해내야 할 때 그때 창의성이 필요로 하게 된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부족함 가운데 나오는 아이디어가 기존에 풍요속에 덮혀 잊혀진 본질을 밝히는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있다.
매년 전세계에선 400만명의 신생아들이 죽어간다고 한다. 이중 상당히 많은 아이들이 조산으로 인해 너무 일찍 나왔기 때문에 죽을 수 밖에 없다는데, 인큐베이터만 있더라도 이들의 사망률은 급격히 줄어들 수 있다고 한다. 인큐베이터는 신생아의 체온을 유지시켜서 신진대사를 원활히 도와주는 역할을 해준다. 이 간단한 역할의 기계가 3000만원이 넘는다고 하니 저개발 국가에서 태어나는 신생아들은 이 기계의 혜택을 받다 생명을 유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기존에는 이 비싼 인큐베이터를 저개발국가에 지원을 해주는 단체들이 있었다. 그러나 그것 뿐이었다. 문제는 이 비싼 기계가 사용중 고장이라도 나면 난감한 상황이 온다. 수리비용도 엄청나거니와 그곳에는 그 인큐베이터 장치를 수리할 전문인력이 없어 결국 기증받은 인큐베이터는 고물덩어리로 순식간에 변모해 버리니깐 말이다.
그런데, 본질을 제대로 바라보고 접근한 MIT 학생들이 만든 이 인큐베이터는 특별하다.
이 인큐베이터는 폐자동차의 부품으로 만들어졌다. 당연히 만드는데 비용이 저렴할(200만원) 뿐만 아니라 자동차 수리를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만질 수 있기 때문에 주변에서 쉽게 수리 엔지니어를 부를 수 있다. 그리고 인큐베이터의 본질인 '따뜻하게 외부에서 온도를 가해주는 공간'이라는 부분을 만족시켰다. 이 디자인은 2010년 최고의 디자인으로 선정되기도 하였다.
그런데, 자료를 찾다보니 보다 본질로 접근한 다른 사례가 있었다. 바로 포대기형 인큐베이터이다.
스탠포드 대학의 디자인 수업을 받던 학생들이 저개발국가의 신생아들을 위해 만든 휴대용 인큐베이터로서 가격은 우리나라 돈으로 3만원이 채 안된다. 한번 데워놓으면 12시간까지 온도가 유지되어 신생아들이 체온을 유지시킨다는 인큐베이터의 본질을 제대로 담고 있다.
우리는 풍요의 시대를 살고 있다. 값비싼 제품들이 주변에 늘 있어왔기 때문에 본질보다는 가격이라는 돈의 가치로 사물을 파악하는 '틀'을 나도 모르게 가지고 산다. 그러나 진정 창의적이기 위해서는 본질을 바라볼 수 있는 눈을 가져야 한다. 그래서 창의성은 '본질을 밝히는 힘'이다.
물질의 풍요보다 사람을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의 창의성이 빛을 발하길 기대한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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