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창의칼럼 - 고정관념은 깰 수 없다 ④]
우리가 매순간 새롭게 사물을 파악하고 이해한다면 우리뇌는 금새 폭파해버리고 말 것이다. 뇌는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그동안 경험했던 것을 기반으로 대상을 파악한다. 이것을 게슈탈트 심리학에서 '전체는 부분의 합보다 더 큰 의미를 띈다' 라고 말하는 부분과 연결할 수 있다. 먼저 다음에 나오는 화면의 글을 소리를 내서 읽어보라.
당신이 "나는 이 글을 읽을 수 있습니다" 라고 읽었다면 당신은 놀라운 능력을 발휘한 것이다. 글자의 부분만 따지자면 이 글은 읽을 수 있는 글이 아니다. 문장의 어떤 글의 경우에는 글자의 초성만 나타난 것도 있다. 그럼에도 읽을 수 있는 이유는 이 글을 보여지는 글자 자체로 파악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글자를 파악하는 순간 우리는 자동반응적으로 그동안 우리의 언어체계에서 가장 익숙한 형태를 가져와 '넘겨짚어' 읽는다. 누가 만일 분석을 해보았다면 숨겨진 영역이 '나는 이 금을 잃을 수 있습니다' 가 될 수도 있다. 주인으로 부터 소중한 금을 맡게 된 종이 금을 잃어버리면 어쩌지 하며 걱정하면서 하는 그런 말 말이다. 그러나 그렇게 의심병환자처럼 하나하나 따지지 않고 익숙한 대로 대충 넘겨짚었기 때문에 무난한게 읽어낼 수 있었다.
다음으로 나오는 문장은 소리를 내지 말고 눈으로 빠른속도로 읽어보라. 5초의 시간을 주겠다.
제대로 읽었는가? 읽어내려가며 약간의 오타를 느꼈을 수 있다. 그럼 이번에 다시 읽을 때 천천히 소리를 내면서 읽어보며 오타가 얼마나 있는지 확인해보라.
강의 중에 교육생들에게 보여주면 대부분 두번째 읽을 때 여기저기서 탄성이 나온다. 오타가 결코 적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처음 읽을 때는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이기 때문에 이 정도로 오타가 많은 것을 스스로 몰랐다는 점이 더 놀라왔을 것이다.
보고서를 쓰고 작성한 사람 스스로 오타를 찾기가 어려운 이유에는 같은 원리가 숨어있다. 작성한 사람은 글자 하나하나를 분석해 보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뇌가 형상화 한 내용으로 오타가 있어도 전혀 감지 못하고 읽어내려가기 때문이다.
한번 질문을 하겠다. 당신은 처음 읽을 때 제대로 읽은 것이 맞는가?
의미를 파악했으니 제대로 읽었다고 보는 사람도 있다. 어떤 사람은 잘못읽었다고 말한다. 매우 짧은 시간내에 대충 봤기 때문이다. 우리가 사물을 파악하거나 좋은 아이디어를 들었을 때 고정관념이 나오는 매커니즘이 이와 똑같다.
누군가 아이디어를 내면 그 안에 들어있는 새롭고 중요한 요소, 혹은 장점들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지만, "아~ 그거 내가 3년전에 다 해봤는데.. 그건 현실성이 없어" 하고 경험을 바탕으로 제외시켜버린다. 회의 도중에 들은 아이디어 몇마디에 우리는 자신의 오래된 경험을 끌어내어 좋은 아이디어가 될 지도 모르는 아이디어의 싹을 싹둑 잘라버리는 현장이다. 누군가 이야기해주지 않아도 속에서 나오는 좋은 생각을 자기검열로 잘라버리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파악했다고 스스로 생각했지만 엄청난 오타 투성이의 문장이었던 것과 같이 나의 패턴화 사고를 통해 인식한 것을 정확히 fact 봤다고 착각하는 것과 같다. 고정관념일 뿐이다.
이 정도 되면 일반적으로는 '그런 고정관념을 깨라' 라고 말하고 이야기를 마치기 쉽다.
그러나, 나는 역시 고정관념은 깰 수 없다고 이야기 한다. 그 이야기는 역시 다음으로 미뤄두겠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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