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본질게임 - 대칭과 비대칭]
"무엇이 무엇이 똑같나요? 젓가락 두짝이 똑같아요~"
나는 초등학교 다닐때 한참을 거울을 보며 고민한적이 있었다. 쌍커풀이 한쪽에만 있는게 병신같아 보여 뭔가 특단의 조치를 취하려 했다. 투명테이프를 얇게 잘라서 쌍커풀이 없는 쪽에 붙여놓고 몇일을 지낸적도 있는데, 떼고 나면 인위적으로 만들어놓은 쌍커풀은 금세 없어져버리곤 했다. 언제부턴가 저절로 양쪽다 쌍커풀이 만들어졌지만 나는 어려서 내 얼굴의 비대칭이 몹시도 보기 싫었나보다.
데칼코마니 처럼 양쪽이 똑같이 되어 있지 않으면 뭔가 부족하고 떨어져보여 꼭 대칭을 맞추려고 강박적으로 반응하곤 했는데 살다보니 나만 그런건 아닌것 같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사람들은 대칭에 안정감을 느끼지만, 몇몇 심리학 실험에서 보면 약간 비대칭적인것에 보다 끌린다고 한다. 완벽한 대칭의 사람보다는 코끝 중심을 살짝 빗나간 작은 점을 가진 사람이 뭔가 끌려보인다거나 하는 결과를 보였다. 그렇다고 해도 완벽한 비대칭보다는 대칭성을 향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아이디어를 낼 때에도 궂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될 것을 꼭 대칭으로 만드는 것을 보게 된다.
그 대표적인 예가 아래 사진과 같은 물건들이다.
우산은 비를 안맞게 하는 도구라는 본질을 지니고 있다. 가만히 보면 '본질' 속에는 대칭성에 대한 한정됨이 어디에도 찾을 수 없다. 그러나 '형태'로 만들어내면서 우리에게 익숙한 방식으로 물건을 구현해낸다.
사실 우산은 얼굴의 오른쪽이나 왼쪽으로 대를 놓기 때문에 대칭으로 만들경우 한쪽은 반대쪽보다 상대적으로 짧아서 어깨가 더 많이 노출이 된다. 위 사진의 오른쪽에 있는 우산은 완전히 비대칭적으로 만들었다. 이렇게 만들어놓으니 두명이서 우산을 쓰더라도 둘이 넉넉히 쓸 수 있고 비를 덜 맞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마우스는 커서의 움직임을 손으로 조정하기 위한 도구라는 본질을 지니고 있다. 마우스도 대칭적 형태가 될 이유는 없었지만 형태적 아름다움이라는 누군가의 기준으로 대칭을 만들다보니 수많은 그동안의 마우스들이 대칭을 추구하게 되었다. 그러나 언제부턴가 서서히 이런 대칭성을 깨는 녀석들이 나왔다. 사람의 한쪽 손이 완벽하게 대칭이 아니기 때문에 손에 맞춰야 하는 것이 당연했던 것이다.
우리주변에는 수많은 대칭을 가진 것들이 있다. 그것의 본질을 찾아보고 대칭성이 그 물건의 본질이 아닐 경우 살짝 비대칭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분명 그 이전보다 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 낼 것이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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