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본질게임 - 우주왕복선]
창의성은 본질을 밝히는 힘이다. 본질을 밝히는 창의성의 사례는 우주를 탐험하기 위해 쏘아올리는 우주왕복선에서도 나타난다. 때는 1980년대 전세계가 미국과 소련이라는 두개의 진영으로 나뉘어 대결구도를 가지고 있을 때였다. 자신의 체제가 더 우월함을 보이기 위해 다양한 경쟁이 진행되었는데, 그중 하나가 우주시대를 향한 도전이었다. 누가 먼저 인공위성을 쏘아올리느냐, 누가 먼저 달에 인간을 보내느냐에 각자 진영의 자존심을 걸어야 했던 시대였다.
아무리 세게 공을 던져도 금방 아래로 떨어져 버린다. 그 유명한 뉴턴 아저씨가 만유인력이라는 것으로 왜 그런지는 잘 설명해주고 있다. 가볍고 작은 공조차도 금방 떨어져 버리는데, 그 어마어마한 크기의 우주왕복선이 하늘로 날아가 떨어지지 않고 우주밖을 돌아다닌다니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공학의 승리가 아닐까 싶다.
왼쪽과 오른쪽은 모두 미국 NASA 에서 쏘아올린 우주왕복선의 발사장면이다. 우주왕복선은 20여년을 발사하면서 거의 모양이 바뀌지 않았으나 초기 발사 모습(왼쪽)과 이후 발사모습(오른쪽) 과는 확연히 눈에 띄는 차이가 있다. 여러분도 발견하였는가? 그렇다 바로 중앙에 크게 나와있는 외부연료탱크의 색깔이다. 왼쪽은 Space Shuttle 의 색과 깔맞춤이 된 하얀색인데 반하여 오른쪽은 벌겋게 녹이슬어보이는 색깔이다. 잘 모르고 보면 왼쪽이 더 최근것인줄 알지만 NASA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자료에 따르면 처음 두번의 미션을 제외하고는 계속 오른쪽과 같이 녹슨 색깔의 연료통을 사용해왔다. 그것은 바로 본질을 밝혔기 때문이다.
외부연료탱크의 본질은 무엇인가? 바로 추진을 위한 연료공급장치이다. NASA 의 연구원들은 이 연료공급장치의 경량화를 위해 끝없이 연구를 해왔다. 연료탱크의 무게를 가볍게 하면 할 수록 줄어든 무게만큼의 연료를 더 많이 실을 수 있고 그 말은 더 많은 연료를 이용해서 비행체를 더 높이 올릴 수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우주를 정복하기 위해서는 치열한 다이어트에 돌입해야 한다는 말이다.
최근에야 다양한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하여 연료탱크의 무게를 1만파운드가량 줄이는데 성공할 수 있었으나 초기에는 상황이 그렇지 않았다. 설계를 완료해놓고 800 파운드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였다고 한다. 많은 연구원들이 달라붙어 수많은 아이디어를 내놓았는데, 그 가운데 무려 1000 파운드의 경량화를 성공시킨 아이디어가 나왔다. 눈치챘겠지만, 그것은 바로 '하얀색 페인트를 칠하지 않는다' 였다. NASA 는 이 아이디어 하나로 목표했던 경량화를 달성할 수 있었고, 원하는 고도에 우주왕복선을 띄우는데 성공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페인트 칠할 돈을 아꼈으니 얼마나 큰 아이디어였겠는가. 연료통이 갖는 본질을 바라보고, 비 본질적인 것은 과감하게 '제거' 하였던 것이다. 발상의 기법에 '제거'라는 것이 나오는데 모든 것에 제거의 칼날을 들이대는 것은 위험하다. '본질'과 '비본질'의 입장에서 활용할 때야 비로서 그 기법의 진가가 발휘될 것이다.
내가 다니던 이천에 한 반도체 회사에 처음 입사했을 때가 기억에 난다. 대기업이라는 곳에 입사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을 때 단지내를 돌아다니며 엄청나게 실망했던 경험이 있다. 그것은 다름아닌 반도체 공장의 건물벽을 보고나서였다. 나뿐만 아니라 함께 입사했던 모든 동기들이 칙칙한 회색빛깔의 페인트칠해놓지 않은 건물벽을 보고 적지않게 실망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알고보니 엄청난 규모의 반도체 라인 벽에 모두 페인트를 칠하면 수십억인지 수백억이 든다고 하였다. 비록 건물벽은 회색빛깔이었지만, 그 회사는 메모리 반도체라는 본질에 충실하였고, 현재는 메모리 반도체 전세계 2위의 회사로 계속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본질에 충실하고 본질을 밝히게 되면 형식적인 것에 대한 파괴를 자연스럽게 할 수가 있다. 우리는 정말 많은 형식의 고정관념에 둘러쌓여 있다. 물론 인간이 살아가면서 이룩해놓은 역사와 문화가 가지고 있는 형식적인 면을 외면할수도 부정할 수도 없지만 창의적인 생각을 해야할 상황에서는 꼭 본질을 생각함으로 형식의 테두리를 뛰어넘게 되기를 바란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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