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본질게임 - 오디오 스피커]
현재 우리 주변을 둘러싼 모든 물건들은 가장 효율적으로 발전되어 왔다. 대부분의 집에 있는 숟가락 젓가락의 길이가 비슷한 이유는 가장 효율적인 길이에 맞춰 발전해온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이런 효율화의 결과물은 보이는 물건에 한정되지 않고 모든 제도와 문화에도 찾아볼 수 있다 .
그런데, 효율적인 것이 최고는 아니다. 무난하게 살아남았다 뿐이지 최고의 것으로 남겨진 것은 아니다. 그 대표적인 예가 일전에 소개했던 선풍기 이야기다. 선풍기는 발명된지 127년간 모터 프로펠러 방식을 고집해왔다. 아기가 손을 갖다대면 다칠 수 있음을 알면서도 다치는 건 아기가 잘못해서이지 선풍기 잘못이라고는 전혀 생각지 못해왔다. 그러던 선풍기의 모습에 변화를 가져다준것이 제임스 다이슨이 만든 날개없는 선풍기였다. 바로 선풍기의 본질인 '바람'을 낼 수 있는 새로운 '형태'를 옷입은 것이다.
비슷한 사례로 오늘의 주인공인 '스피커'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말이 나왔으니 한번 생각해보자. 오디오 스피커의 본질은 무엇인가? 본질이라는 말이 어렵게 느껴진다면 질문을 보다 쉽게 바꿔보도록 하자. 오디오 스피커는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가? 아마 클래식 애호가들은 더 잘 표현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일반인이 내가 내릴 수 있는 결론은 '원음과 가까운 소리' 가 아닐까 한다.
이제 오디오 스피커의 본질을 '원음과 가까운 소리'라고 한다면 2단계로 질문을 던져볼 수 있다. 그렇다면 '원음과 가까운 소리'를 내기 위해 왜 오디오는 '네모'여야 하는가? 꼭 '네모'여야 하는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위의 사진 한장으로 설명이 될 것이다. 왼쪽과 오른쪽 두개의 스피커는 모두 훌륭한 스피커들이다. 차이가 있다면 지금까지 나온 대부분의 스피커는 모두 왼쪽과 같이 생겼었다는 것이다. 왜 수많은 모양들 중에서 궂이 네모박스 형태가 오디오 스피커의 전형적인 모습이 되었는가? 찾아보니 이유는 간단했다.
스피커의 소리는 울림판의 진동에 의해 생겨난다. 그런데 진동이 일어날때 진동판 앞쪽과 뒤쪽의 공기의 압력차가 발생하는데 만일 상자가 없다고 한다면 앞과 뒤의 공기는 순간적으로 균형을 이뤄서 큰 소리가 나지 않게 된다. 진동판 뒤에 공간을 막음으로 해서 진동이 전체를 울려 큰 소리가 날 수 있도록 한다. 이 때 내부 공간의 크기가 어떠함에 따라서 음질과 고음, 저음의 정도, 주파수 등의 다양한 변화가 발생한다. 노래를 하거나 연극을 할 때 가슴이 아니라 배로 호흡을 하며 소리를 내는 복식호흡을 해야 한다는 것도 소리울림통을 키워서 보다 소리를 잘 전달하려는 목적이다. 울림통의 크기는 주어진 파워에 맞춰 적절히 맞아야 훌륭한 스피커로서 기능을 하게 되는데, 네모박스가 전체 울림통 체적(부피)를 쉽게 계산할 수 있고 나무를 자르기 쉬워 가공이 용이하기 때문에 그런 형태로 굳어진 것이다.
즉, '원음에 가까운 소리' 라는 스피커의 본질을 생각해본다면 네모박스 모양의 스피커는 체적계산의 용이성과 가공의 편리성이라는 효율화의 산물이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체적계산을 컴퓨터로 손쉽게 할 수 있고, 가공기술도 발전된 현대에 들어서는 얼마든지 스피커의 모양은 바뀔 수 있다는 말이다.
위 사진에 오른쪽에 나온 스피커는 꾸르베 스피커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다. 그 스피커의 제작자는 어떤 스피커를 만들까를 고민하고 있을 때 아내가 제발 네모난 각진 스피커만 만들지 말아달라는 소리에 이처럼 새로운 디자인의 스피커를 만들게 되었다고 한다. 우리는 이제 생각해봐야 한다. 뭔가 창의적이며 새로운 것을 시작하는 사람에게 꼭 아내가 있어야 하는가? 그렇지 않다. 만일 본질게임을 기억하고 적용해본다면 현명한 아내가 없이도 네모가 아닌 스피커에 대한 생각을 떠올릴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오늘 포스팅을 마치며, '네모의 꿈'이라는 노래의 가삿말을 적어본다.
우리를 둘러싼 수많은 네모들이 원래부터 네모여야 하는 법은 없을 것이다. 아래 나와 있는 다양한 네모들의 형태를 본질에 입각하여 바꾸는 것만으로 새로운 것이 나올 것이라 믿는다.
창의성은 본질을 밝히는 힘이다.
##### 네모의 꿈 #####
네모난 침대에서 일어나 눈을 떠 보면
네모난 창문으로 보이는 똑같은 풍경
네모난 문을 열고 네모난 테이블에 앉아
네모난 조간신문 본 뒤
네모난 책가방에 네모난 책들을 넣고
네모난 버스를 타고 네모난 건물을 지나
네모난 학교에 들어서면 또 네모난 교실
네모난 칠판과 책상들
네모난 오디오 네모난 컴퓨터 TV
네모난 달력에 그려진 똑같은 하루를
의식도 못한채로 그냥 숨만 쉬고 있는걸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 네모난 것들뿐인데
우린 언제나 듣지 잘난 어른의 멋진 이말
세상은 둥글게 살아야 해
지구본을 보면 우리 사는 지군 둥근데
부속품들은 왜 다 온통 네모난건지 몰라
어쩌면 그건 네모의 꿈일지도 몰라
네모난 아버지의 지갑엔 네모난 지폐
네모난 팜플렛에 그려진 네모난 학원
네모난 마루에 걸려있는 네모난 액자와
네모난 명함의 이름들
네모난 speaker 위에 놓인 네모난 tape
네모난 책장에 꽂혀 있는 네모난 사전
네모난 서랍속에 쌓여 있는 네모난 편지
이젠 네모같은 추억들
네모난 태극기 하늘높이 펄럭이고
네모난 잡지에 그려진 이달의 운수는
희망이 없는 나에게 그나마의 기쁨인가봐
주위를 둘러보면 모두 네모난 것들뿐인데
우린 언제나 듣지 잘난 어른의 멋진 이말
세상은 둥글게 살아야 해
지구본을 보면 우리 사는 지군 둥근데
부속품들은 왜 다 온통 네모난건지 몰라
어쩌면 그건 네모의 꿈일지도 몰라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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