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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경영/모든것의 본질

[김성민의 본질게임] 태양이 보고 싶었어

[김성민의 본질게임 - 교도소 창문의 철망]


2010년 아침 출근길에 읽은 신문에 나의 눈을 끄는 기사 하나가 있었다. 교도소에 있는 제소자들이 소송을 냈다는 제목이었다. 잘못을 저질러 감옥에 있는 사람이 왠 소송인가 싶어 자세히 읽어보니 이런 내용이었다. 


교도소 안의 삶을 비관한 제소자가 화장실에 갔다가 창문 철장에 옷이나 수건등을 걸고 목을 매어 자살하는 일이 종종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자살을 방지하기 위해 교도소에 있는 창문 철장앞에 이쑤시개도 들어가기 힘들 정도의 철망을 덮었는데 이것이 자살을 없애긴 했으나 햇빛과 바람도 못들어오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교도서 환경을 비롯하여 숨막힐 정도로 갑갑하고 어두운 환경속에 육체적 건강 뿐만 아니라 정신적 건강에도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기사였다. 





이제 본질게임으로 돌아와 생각해보겠다. 교도소 자살예방의 본질은 과연 무엇이었는가?

좀더 쉽게 질문해보자면, 누구를 위하고? 왜 존재하며? 무엇을 목적으로 하는가? 



나는 이 문제에 있어서의 본질은 '수건이나 옷을 못걸게 만드는 것' 었다고 본다. 

만약 수건이나 옷을 못걸게 만드는 것이 본질이라고 한다면 이제는 본질에 입각한 방법을 찾을 차례다. 이것은 당연히 창의성에 관한 문제가 된다. 교도소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 팀은 아주 직관적이며 일차원적인 해답을 내놓았다. 수건을 못걸게 만들기 위해 철장 앞에 이쑤시개도 통과하기 어려울 만큼 촘촘한 철망을 덮어 버리는 것이었다. 물론 그것도 하나의 방법이었다. 그러나 수건을 못걸게 하는 것이 오직 그방법 하나밖에 없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대학생 몇명만 모아놓고 아이디어를 내놓더라도 수십가지 의견이 나온다. 


철장 바깥쪽을 칼날처럼 날카롭게 만들어 수건만 걸면 수건이 뚝하니 끊어지게 만들면 어떻겠는가? 절대 수건을 못걸테니깐 말이다.  그러나 철장의 칼날이 안좋은 방향으로 사용될 수 있어서 이건 별로겠다.


이런건 어떨까? 철장의 아래를 고정시키지 말고  띄어놓는 것이다. 그리고 철정을 비스듬이 꺾어 놓는 것이다. 밑에가 뚫려 있으니 수건을 걸어도 휙하니 빠져버리고 말 것이다. 





 시간이 지나 2014년 여름에 접어들었을 때 "교도소 안전철망은 합헌" 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게 되었다. 2010년 소송의 결과였다.  헌법재판소는 "수용시설의 안전과 질서유지를 위해 수형자들의 기본권 제한이 불가피"하다면서 "교도소 독거실 창문에 안전철망을 설치한 것은 목적의 정당성과 수단의 적합성이 인정된다"라고 밝혔다. 라고 기사에 나와 있었다.  법에는 문외한이라 헌법재판소의 훌륭하신 분들의 판단에 뭐라 하겠냐마는, 수많은 아이디어를 놔두고 가장 좋지 않은 '수단'을 적합하다고 본 판결에 씁쓸함을 금할 수 없었다.



 우리사회는 무슨 문제만 발생하면 없애버린다.  수학여행도  대학 OT도  해양경찰청도 없어져 버렸다. 

너무도 일차원적으로 내놓는 아이디어가 창조경제를 강조하는 우리 정부에서 나왔다는게 잘 믿겨지지가 않는다. 

진정한 창조경제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일상의 소소한 것부터 본질을 바라보고 입체적인 그림을 그릴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창의성은 본질을 밝히는 힘이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