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독서경영/독서경영_자기경영

[김성민의 독서경영]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 - 라프 코스터

[김성민의 독서경영 -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


게임은 선생님이다. 재미는 학습의 또 다른 표현일 뿐이다. p.60



 강의를 요청받을 때 가장 많이 듣는 소리가 “재밌게 해주세요” 이다. 물론 ‘유익하고 의미있으며 흥미롭고 새로운 내용의’ 등등 수식어가 붙지만 결국에는 ‘재미’있게를 강조한다. 처음에는 교육이 무슨 노는 시간도 아니고 재미인가 싶었지만 가만히 살펴보니 매우 바람직한 요구였다. 김정운 교수는 그의 책 '노는만큼 성공한다’에서 “심리학적으로 창의력과 재미는 동의어다” 라는 말을 하였다. 최근 IT 업종을 중심으로 자유분방하고 즐거운 문화를 소유한 회사가 잘나간다는 수많은 사례들이 이를 뒷받침해주고 있지 않나 싶다. 창의성을 중요시 하는 시대에 ‘재미’는 무시할 수 없는 요소이다.



 특히, 이 책은 ‘게임’을 통한 재미를 이야기 하고 있다. 저자는 게임에 대한 매우 독특한 시각을 가지고 있는데, 게임을 단순히 시간 때우기용 오락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탁월한 교육과 훈련의 도구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우리가 어렸을 때 어떻게 학습을 하고 커왔는지를 생각해 보면 충분히 공감이 가는 말이다. 아주 간단한 가위바위보를 하면서도 기호와 규칙에 대해서 배우고 우연과 목표의 법칙을 깨닫게 된다. 갖난아이에게 하는 깍꿍 놀이는 사라진 엄마가 다시 나타나는 신기함 속에서 보이지 않는 것이 아얘 없어지지 않았다는 사실과 안정감을 심어준다. 저자는 온라인 게임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꺼낸다. 



우리는 도둑잡기나 카운터 스트라이크에서 이들이 실제로 가르치는 것은 조준이 아니라 팀워크라는 것을 간과한다. 생각해보라. 팀워크는 정확한 사격보다 훨씬 효과적인 도구이다. p.72




실제 현실에서 모든 것을 경험하는 것은 큰 대가를 치른다. 그렇기에 현실을 추상적으로 압축해놓은 게임은 특정 기능을 반복하고 패턴을 습득하기 위한 좋은 교육의 도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군에서는 전투지휘를 워게임 형태로 진행을 하여 전혀 실제 병력을 움직이지 않고도 전쟁의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강의 중에 사용되는 게임은 참여자들을 몰입하게 만들고 게임상황속에서 그대로 드러나는 현실속의 자신의 모습을 인식하게 함으로써 교육효과를 극대화시키기도 한다. 지난 해 포스팅을 했던 ‘게임스토밍’ 이라는 책에서는 아이디어 도출과 회의의 전반을 게임 요소를 넣어서 진행함을 통해 효과성을 높였던 사례도 있다.  어쩌면 우리의 모든 삶은 게임으로 볼 수도 있겠다. 그런면에서 게임을 교육, 그리고 나아가 '예술'에 까지 승화시키고자 하는 저자의 주장은 삶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좋은 인사이트를 주고 있다. 



이 책은 꼭 게임 개발자만이 아니라 교육에 관련된 분이라면 한번쯤 읽어보면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진다. 게임에 대한 부분보다 사람이 학습하고 기능을 익히는 과정을 인지과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게임과 접목하여 설명하는 부분이 새로운 관점을 가져다 줄 것으로 본다. 



<책속의 명언>


  • 아이들이 무언가를 배우는 과정을 보면 일정한 패턴을 관찰할 수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일단 직접 해본다. 아이들은 생각만으로는 배우지 못하는 것 같다. 스스로 실수를 해 봐야 하고, 자신의 한계를 시험하여 갈 수 있는 데 까지 가본다. p.28
    => 아이들을 키우면서 조급해질 때가 있다. 어떤 것 하나를 가르쳐주면 자판기처럼 금방 결과를 내었으면 하는 그런 조급함 말이다.  그 때마다 후회를 하게 되는데 나중에 그 후회의 뒷편에 가만히 나를 들여다 보면 내가 오랫동안 학습되어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추상화의 영역을 아이에게 강요했다는 생각이 든다. 예를 들어 1+1 이 나는 2라고 당연히 알고 있다. 그리고 그렇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아이에게는 그 사실은 매우 추상적인 내용이다. 이해가 잘 안된다면 한번 이것을 계산해보라. κη + λß = ?   답을 알겠는가?  사실 이것은 28+32 = ? 와 같은 문제이다. 우리가 언제부터 그리스보다 아라비아와 가까왔단 말인가. 하지만 아라비아 숫자는 우리는 너무도 당연시 여기고 쉽게 본다. 아이에게는 처음 보았던 그리스어로 쓰여진 문제나 1+1 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설령 1부터 100까지 쓰고 읽을 줄 안다고 해도 더하기의 개념을 익히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이다. 아이는 몸으로 부딪히고 해보고 실수를 해보면서 삶을 통해 익히는 것이다. 


  • 무언가에 대해 그려보라는 요구를 받은 사람은 자신의 눈 앞에 있는 실제 대상을 그리기 보다는 그 대상에 대해 머리 속에 가지고 있는 일반화된 이미지를 그릴 가능성이 크다. 사실, 우리의 의식을 이용해 있는 그대로를 보는 것은 정말로 힘든 일이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예 그 방법을 배우지 못한다. 뇌는 우리가 실제의 세계를 보지 못하도록 적극적으로 개입한다. p.32
    => 이와 관련된 그리기 책으로 ‘오른쪽 두뇌로 그림그리기’ 를 추천한다. 그 책에 나온 그림을 잘그리는 방법 중에 하나는 대상을 거꾸로 놓고 그리는 것이다. 만일 인물 사진을 그대로 베껴그린다면 사진을 뒤집어 놓는 것이다. 그러면 그림에 나타난 기호에 대한 인식이 어색해서 제대로 눈으로 보고 그리게 된다. 우리가 뻔히 알고 있는 것에는 뇌가 요약하고 압축해놓은 것을 가져와 그리기 때문에 실제와는 다른 그림이 나오게 된다는 내용이다. 우리는 실제로 이런 실수를 많이 한다. 부하직원이 내놓은 아이디어에 대해 ‘아~ 그거 내가 이미 다 해봤어’ 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detail 에 들어가면 아닌 경우가 많지 않았던가.


  • 미성숙한 게임 산업을 개탄하느라고, 나무만 보고 숲을 보지 못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문제는 섹스와 폭력이 너무 많다는 것이 아니라, 섹스와 폭력이 ‘천박하게’ 표현된다는 것이다. p.190
    => 사실 게임 중독은 문제다. 그러나 해결방법으로 무조건 규제하고 없애는 것은 너무 어설프지 않나 싶다.  로미오와 줄리엣이 뜨겁게 사랑하게 된 이유가 부모의 반대였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고 싶어지는게 사람의 심리다. 특히 어디서 살인사건이 났는데 그 사람이 평소 어떠어떠한 총쏘기 게임을 했더라 라는 식의 언론플레이는 유치하기 짝이 없다. 그 사람이 평소 골프를 쳤으면 골프의 해악성을 대표하는 것이고, 그 사람이 평소 찜질방을 자주 다녔으면 찜질방때문이라고 말할 것인가? 그것은 논리도 아니고 상대할 가치가 없는 말이다. 우리가 지닌 자원들을 보다 성숙하게 활용하고 부정적인 요소를 줄이고 없애는 방향이 되어야 할 것이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