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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의 독서경영] 가설사고, 생각을 뒤집어라 - 우치다 카즈나리

[김성민의 독서경영 - 가설사고, 생각을 뒤집어라]


잘못된 가설도 효용이 있다. p.49



 문제해결 과정에 대한 강의를 진행할 때에 항상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다. 문제를 정의하고 MECE 에 의거해 Logic Tree 로 하여 다양한 문제의 원인을 나열하거나 Fish bone 을 이용해서 참원인을 찾아간다.  교육생과 참여자들은 수많은 아이디어들을 내놓는데 적게는 십여가지에서 많게는 백개가 넘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이때 수많은 의견을 투표를 통해 두세가지만 선택하고 이렇게 뽑힌 두개 내지 세개의 아이디어를 다시 참원인을 생각해보고 해결안도출의 과정을 이어간다. 나는 엄청난 개수의 아이디어 중에서 다수결 투표로 몇가지만 정한다는 것이 왠지 꺼림찍했던 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하게 된 이유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의사결정의 불합리성 때문이다. 때로는 집단사고나 동조화에 빠져서 눈에 띄고 다루기 쉬운 안건에 표를 몰아주기도 하는 것을 많이 경험했던 터라 투표로 결정된 아이디어가 아닌 투표에서 소외된 아이디어가 보다 탁월한 해결책이고 참원인일 경우에는 어떻하겠느냐는 고민이었다. 주변 지인들과도 이부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다가 만족할 만한 논리적 답변을 얻지 못하다가 도서관 깊숙한 곳에서 찾아낸 책이 바로 가설사고에 대한 이 책이었다. 


결론적으로 내가 걱정하고 있었던 것에 대해 저자는 '기우' 라고 말한다. 언제 정확히 내 생각을 읽었는지 혹은 나와 같은 생각의 사람을 컨설팅 현장에서 많이 경험했는지 그런 생각에 이름까지 붙여놓았다. 내 생각은 ‘총망라적 사고’라며 콕 집어서 말해준다. 


 저자는 가설이 때로는 틀릴 때도 있다고 솔직한 경험을 이야기 한다. 그러나 가설이 잘못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온 모든 아이디어를 '총망라하여' 검토하는 것은 좋은 방법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총망라사고'는 엄청난 리소스가 투입되어야 하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에서 모든것에 대한 분석과 조사가 마칠 때쯤에는 그 데이타는 아무 쓸모가 없어져 버릴 것이기 때문이다. 비즈니스 현장에서는 빠른 의사결정이 생명인 경우가 많다.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고 처음에 지도를 만들고 출발하겠다며 한참을 조사만 하고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가설을 세우고 그 가설을 뒷받침해주는 근거를 모으는 단계에서 만약 그 가설이 틀렸다고 한다면 근거는 더이상 수집되지 않기 때문에 금새 잘못된 가설임이 들통나게 될 것이라는 거다. 그리고 1~2주 정도 delay 되지만 결국 주요한 issue 에 대해 순차적으로 가설검증을 해가는 것이 전체 Matrix 를 모두 조사・분석 하고 결정하겠다는 것보다 훨씬 짧은 시간이 걸린다는 주장이었다. 도무지 반박할 말이 떠오르지 않는 명쾌한 설명이었다. 


 그리고, 내가 한가지 과소평가한 것이 있다. 그것은 해당분야의 문제를 바라보는 실무자들의 '직관'이다. 수많은 아이디어 중에서 담당자들이 그냥 눈감고 뽑기를 한게 아니라 수년간의 업무 경험속에서 가장 적절한 것을 선택할 것이라는 거다. 내가 그 선택에 대해 의심을 했던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면서 퍼실리테이터로서의 중립성을 어기고 있었음을 반성하게 되었다. 


가설사고의 정당성을 비롯하여 다양한 가설사고를 통해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보여줬기 때문에 쉽게 읽혀지는 책이다. 조직에서 다양한 문제해결을 해야하는 업무를 하고 있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책속의 명언>


  • 가설이 맞지 않는 크고 작은 실수들이 종종 발생한다. 그렇다면 결국 총망라적으로 보는 편이 빠르지 않느냐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예를 들어 총 100가지의 과제가 있을 때, 설사 2~3가지 가설이 틀렸다 하더라도 4번째에 정답에 도달할 수 있다면 처음부터 100가지를 총망라적으로 보는 것보다는 훨씬 빠를 것이다.  p.50
    =>  수많은 아이디어 중에서 몇가지를 선택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몇가지 전제를 가져야 한다. 그중에 하나는 한정된 시간안에서 모든 것을 다 다룰 수 없음에 대한 인정이다. 그리고 어느 누구도 어떤것이 참원인이 될지 시작점에서는 알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직관은 그리 무디지 않다는 신뢰를 갖는것이다. 


  • 처음에 세운 가설을 우선 가까운 사람을 대상으로 시험에 보면 좋을 것이다. (중략) 그 중에는 무엇을 토대로 그러한 가설을 세웠는지 근거를 대라고 요구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런 사람과의 대화는 시간 낭비이다. p.52
    => 이 구절을 읽으면서 속으로 한참을 웃었다. 바로 내가 가설단계에서 근거를 대보라고 몰아붙인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가설지향적 사고를 하는 것은 무엇이 맞을 것임을 확신해서 하는 것이 아닌 직관과 감에 의하는 경우가 많고, 사실 근거는 가설을 검증하는 단계에서 만들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 석유채굴 전문가와 초보자가 동시에 석유를 채굴한다고 할 때 지상에 있으면서 지하 유전을 볼 수는 없다. (중략) ‘여기를 파보자’라는 전문가의 결단을 초보자 입장에서 볼 때는 ‘왜 그곳인가?’ 라고 의아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파보면 유전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p.185
    => 다양한 상황에서 가설을 세우고 검증하는 경험을 해보다 보면 전문가의 수준에 이른다. 그 때는 대략 스쳐만 보아도 뭐가 원인인가를 알 수 있는 경지(?)가 된다. 우리는 이것을 달인이라고 말한다. 순간의 직관으로 나온 것 같지만 달인의 판단은 머리속에서 이미 가설과 검증의 단계를 순식간에 거치고 나서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