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본질게임 - 순대국밥집에서의 추억]
본질을 보지못하면 작은 것을 취하려다가 큰 것을 놓치게 될 수 있다.
독서토론모임이 있던 날 모임을 마치고 함께 점심을 먹기 위해 한동안 가지 않았던 순대국밥집을 들어갔다. 식당 주인은 가장 안쪽에 있는 예약석이라는 푯말이 있는 곳으로 우리를 안내했고 얼큰순대와 순살순대가 맛있다면서 연신 추천에 추천을 거듭하셨다. 독서모임 회원들은 저마다 다른 순대국밥을 주문했는데, 내앞에 앉은 회원은 순대만 넣은 순대국밥을 시켰다. 문제는 주문한 순대국밥이 하나씩 나오면서 발생했다.
<사진은 실제상황과 무관>
순대만 넣은 순대국밥을 받아든 내 앞에 있는 분은 좀 이상하다는 표정을 띄며 순대국안을 이리저리 저어보고 있었다. 나는 대번 순대가 매우 적어보인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다른 숙대국밥에는 순대와 내장, 간 등이 함께 들어가 있다보니깐 어느정도 양이 괜찮아 보였는데, 순대만 들어가 있는 그 국밥은 뭔가 한참 빈약해 보였다.
그래서 그분은 반찬을 가져다 주는 주인아저씨에게 "순대가 몇개 안들어가 보이는데요?" 라고 물어보자, 옆에 놓인 수저로 휘휘~저으면서 "우리 가게는 정확히 순대10개씩 세어서 넣기 때문에 모자르게 들어갈 수가 없습니다" 하더니 가버리는 것이었다.
조금만 생각해본다면 "순대가 몇개 안보이네요" 라고 말한 사람의 의도, 본질은 그것이 아니었다. 주인은 아마도 규칙에 맞춰 순대를 넣고 있는지 확인하고자 물었다고 생각했는지 옆에서 내가 보기에도 조금 당황스러운 답을 하고 갔다. 이제 순대 개수가 많니 적니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다만 주인의 자기변명에 가까운 말에 대한 황당함이 남아 있을 뿐이었다.
나는 그 주인이 10개를 넣었다는게 거짓말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아마도 제대로 세어보진 못했지만 대략 그정도는 들어가 있었을거다. 다른 내용물이 없고 순대만 있다보니깐 더 빈약해 보였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본질은 개수의 정확성이 아니었다. '뭔가 부족해 보인다는 느낌' 이 본질이었다. 만일 주인이 이런 본질을 파악할 수 있었다면 "손님, 좀 부족하신가요? 저희가 서비스로 순대를 좀 더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라고 했을 것이다. 순대 몇점 서비스로 10명이 넘는 단골을 확보할 수 있었을텐데...
물론 손님이라고 괜한 갑질을 하는 것은 곤란하다. 그러나 드라마 '상도'에 나왔던 명대사인 "장사는 이문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남기는 것이다" 라는 말 처럼 장사하는 주인으로서 사람에 조금만 더 신경써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순대국밥집 주인은 한참 후에 서비스로 순대 몇점을 접시에 올려 가져다 주셨다. 그러나 그때는 이미 내 앞에 있는 사람의 감정은 그리 좋지 못한 상태였고, 그 상황을 지켜보고 있던 나 역시 편하지 못한 상태여서 그 서비스가 반갑게 느껴지지 않았다. 그 집을 나오면서 내마음에는 든 생각은 "앞으로 회원들 데리고 이곳에는 못오겠다" 였다.
본질을 파악하는 능력은 상품제작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우리 인간의 삶 곳곳에 본질에 대한 통찰이 필요하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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