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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의 독서경영] 리들 - 앤드류 라제기

[김성민의 독서경영 - 리들]


미래를 창조하는 데 가장 큰 경쟁자는 ‘안락한 과거’이다.  p.246


왜 이 책의 이름을 '리들' 이라고 지었는지 그것 자체가 수수께끼다. 마케팅적으로는 별로 끌리지 않는 제목이어서 추천을 받지 않아더라면 사지 않았을 책이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내 책장 한구석에 아주 깨끗히 꽂혀 있다가 지금은 가장 많이 접히고 메모된 책으로 변해버렸다. 이런 좋은 책을 만나면 안 알려졌으면 하는 이기적인 생각이 들기도 한다. 나만 알았으면 하는 것이다. 그런면에서 인기가 없을 것 같은 '리들'이라는 수수께끼의 제목은 나로서는 참 좋은 이름이다.


이 책은 3가지면에서 나를 흥분시켰다. 첫째는 창의성을 뜬구름 잡듯 말하고 있지 않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창의성 책에서는 '고정관념을 제거하라' '관점을 바꾸라' 라고 말하고 끝낸다. 나는 그런 책이나 강연을 들을때마다 이런 무책임한 말이 어디있을까 하고 생각해왔다.  저자인 앤드류 라제기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타이거 우즈가 골프코스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타이거, 스윙 방법을 바꿔봐."

코치의 이런 말은 쓸데없는 조언에 불과하다.  p.16

정말 쓸모 있는 조언을 하고 싶다면 ‘어떻게’ 스윙 방법을 바꿔야 하는지를 말해야 한다. p.17


그리고 그는 창의성을 위한 5가지 열쇠인  호기심/제약/연관성/관습/코드 를 하나씩 풀어 이야기 한다. 

둘째로는 일부 괴짜천재들의 창의성이 아닌 비즈니스 창의성, 고안적 창의성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많은 창의성과 관련된 책들에서 일부 천재들만이 할 수 있는 것을 창의성을 위한 태도며 방법이라는 듯 설명하고 있을 때 마음이 불편했다. 그러나 저자는 철저히 비즈니스 창의성을 이야기하며 평범한 직장인 대부분에게 적용할 만한 창의성을 제시하고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모나리자는 감상의 대상이 되면 그만이지 그 어떤 문제도 해결할 필요가 없다. p.31


이 말은 예술적 창의성과 비즈니스 창의성과는 차이가 있음을 나타내려고 한 말이다. 물론 나는 예술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혹시 어떤 예술적 창의성이 현실의 문제도 해결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은 들었다. 그러나 엄청나게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아닌 현실에서 적용될 비즈니스 아이디어가 더 필요하다는 저자의 생각에 동감이 된다.


세째로 저자는 자신의 관점을 절대시하고 있지 않았다. 한 분야에 정통한 사람들이 종종하는 실수가 자신의 이론의 절대성을 너무 강조한 나머지 다른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런 현상은 창의성 분야의 저자와 교수, 강사에게 많이 보이고 있다. 일부 어떤 책에서 보았던 창의성이 '진리' 라고 생각하고 그것으로 논리의 바벨탑을 쌓는데 적어도 창의성에 대한 교육을 하는 사람은 경계해야 하는 태도라고 본다. 저자는 자신이 말한 5가지 창의성 열쇠를 하나씩 꺼내보여주면서도 양면성이 있음을 항상 이야기 하고 있다. 하나를 절대시하지 않기 때문에 그것 자체가 새로운 관점으로 적용될 수 있으며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는 유연한 도구를 얻도록 해준다. 예를 들어 두번째 열쇠에서 제약이 창의성을 촉진시키는 열쇠라는 말을 할때에 나타난다. 보통의 저자 같으면 곧바로 기업의 창의성을 위해 시간적, 자원적 '제약'을 가져야 한다고 설파(?) 했을 것이다. 그러나, 앤드류 라제기는 제약이 창의성을 가져다 주는 측면과 그렇지 못한 측면 두가지를 모두 이야기 하며 어떤 상황에서 제약을 활용할지를 말해주고 있다. 


간에 쫓길 때 더 나은 결과를 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필요로 하는 사람도 있다. p.164


솔직히 이 책은 실용서로서는 그다지 매력있게 읽힐 책은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창의성에 대한 진지한 관심과 원리를 깨닫고 응용해보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첫단추를 제대로 꿰게 해주는 정말 제대로 된 몇 안되는 책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다. 나로서는 많이 읽혀지지 않았으면 하는 책이지만,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북리지 독자들과 함께 이 책을 공유한다. 결론은 적극 추천하는 책이라는 말이다. ^^


<책 속의 명언>


  • 오히려 창의성에는 창의적 통찰력을 불어넣어 주는 명확한 규율이 따라야 한다. p.54
    => 기존에 널리 알려진 관점과는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다. 보통은 자유롭게 규율이 없는 상황에서 창의성이 많이 샘 솟는다라고 말하는데, 저자의 색다른 관점이 마음에 든다. 요는 이렇게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자유롭다라는 것은 생각의 자유분방함을 지향해야지, 마음대로 본능에 충실하게 놓아두는 상태를 말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만약 사람들을 그저 자유롭게 놓아두면 평소에 늘 생각해오던 패턴으로 생각이 흘러가 버릴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통찰력을 샘솟게 하는 특별한 '그라운드 룰'을 제정해서 그에 따를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우리가 브레인스토밍을 할 때 "비판 엄금" 등이 바로 그런 '명확하 규율' 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규율'이라고 해서 전부 나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 사람들의 일반적인 믿음과 달리, 지식은 우리가 창의성을 발휘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다. 세상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물건을 만들어낼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상자’에 대해 생각하는 것은 ‘상자 밖’을 생각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p.92
    => 지식의 양면성을 저자는 인정하면서 이 말을 하고 있다. 한때 나 역시 고민이 되었던 주제이다. 책을 읽으면 창의적이 될까? 아니면 지식에 한정되버릴까?  그에 대한 답은 어떤 책을 읽어내려갈지에 따라 달라진다. 흔히 유치원생들이 창의적이라는 말을 하지만 유치원생들은 창의적인 것이 아니라 고정관념이 어른들에 비해 적을 뿐이다. 비즈니스 창의성 관점에서 유치원생들에게 얻을 수 있는 것은 극히 제한적이다. 다만 배워야 할 것은 유치원생들 처럼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생각하는 태도일 것이다. '상자 밖'을 떠올리려면 '상자'를 알아야 한다는 말이 매우 적절하며 강력한 표현이라고 본다.


  • 일단 펀치라인을 알고 나면 유머는 사라진다. (중략) 우리는 믿음에 의존한다. 특정 분야에 우세하기 퍼져 있는 믿음을 찾아내고 정의하는 데 성공할지라도 이러한 인식이 반드시 다른 분야에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p.218
    => 이 말은 우리가 받는 창의성 교육을 되돌아 보게 한다. 창의성 교육의 강의실 안에서 교육생들은 다양한 사례를 통해 고정관념을 깨는 경험을 하게 된다. 퀴즈풀이가 될 수도 있고, 유명한 혁신의 사례를 통해서일 수도 있다. 그러나 그런 이야기를 듣게 되면 해당 영역과 상황에 대한 고정관념은 없어지지만 그것이 내가 당면한 일에 대해 고정관념을 없애주지는 않는다. 강의실 내에서 들었던 이야기들은 하나의 '지식'으로 내안에 다시금 새로운 고정관념으로 자리잡게 되기 때문이다. 나는 어떻게 이 부분을 해결해나갈지 고민을 했는데, 현재까지 얻은 답변으로는 교육에 있어서 필요한 것은 고정관념을 깬 여러 사례나 퀴즈풀이를 해나갈 것이 아니라. 고정관념을 제대로 다루기 위한 기술을 익히게 하여야 하지 않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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