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독서경영 - 노동의 종말]
"노동의 종말은 문명화에 사형선고를 내릴 수도 있다.
동시에 노동의 종말은 새로운 사회 변혁과
인간 정신의 재탄생의 신호일 수도 있다.
미래는 우리의 손에 달려 있다." p.398
포드의 컨베이어 생산 시스템, 도요타의 린 방식, 효율적 시스템을 대중화 시킨 테일러 등은 산업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산성을 극대화시킨 모범 사례로 칭송을 받는다. 적어도 이 책을 읽기전까지는 말이다.
속도와 효율성을 선으로 여기는 현대사회에서는 자동화를 통한 제조업의 혁신과 경영의 리엔지니어링을 통한 구조조정을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이점에 대해 책의 저자인 리프킨은 발전의 이면에 소외되고 있는 수많은 실업자들을 바라보며 다르게 생각한다.
혹자는 기술이 발전하여 없어지는 일자리만큼 새로운 일자리가 생기기 때문에 괜찮지 않냐는 이야기를 한다. 그러나 리프킨은 수 많은 자료를 기반으로 단호히 말한다. 그렇지 않다고.
기술향상과 생산성의 증가가 전통적인 일자리를 파괴하기는 하지만 동시에 이에 상응하는 새로운 일자리들을 창출한다는 구시대의 논리는 더 이상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p.18
실제 우리 주변에는 없어지는 일자리 만큼 새로 생기는 분야가 있다. 그러나 가만히 통계를 들여다 보면 10개가 없어지고 1개가 생기는 꼴이니 그걸 아얘 안생긴다고도 생긴다고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렇다보니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다.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이 어떠하냐가 문제로 볼 것인가 기회로 볼 것인가를 정한다 할 수 있다.
이 책은 400페이지나 되는 두께에 비해 말하고자 하는 논리는 단순한듯 하다. 기술에 의해 없어져가는 일자리에 대해 대책을 마련하여야 하며 그 방법으로 기업의 근무시간 단축과 정부도 기업도 아닌 제3부문을 일으켜야 한다는 내용이다. 이 이야기를 하려고 시대별, 국가별 수많은 자료들이 동원되고 리프킨이 주장하는 바를 근거로 뒷받침해주고 있다.
얼마전에 읽은 피터드러커의 책은 현대 사회를 있는 모습 그대로를 긍정하고 그곳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프로페셔널이 되고 어떻게 기업을 경영할지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반면에 리프킨은 그대로 진행된다면 유토피아 세상이 아니라 참혹한 디스토피아를 맞이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20년전에 출간된 책으로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갈 수록 자동화가 가속화되는 우리 시대의 모습을 대변해 주는 듯 하였다. 책의 내용 중 일부는 현재에 상황과 맞지 않은 부분도 있다. 그러나 미래를 예측하고 위험을 경계함으로서 미래의 모습은 바뀌어 나갈 수 있기 때문에 달라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마치 어떤 고속도로가 막히고 다른 고속도로가 원활하다는 실시간 교통정보가 나오고 나면 안막히던 그 도로가 가장 막히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미래의 모습은 누구도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기회를 적극적으로 활용코자 하고 위험을 회피하고자 하는 태도가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가지 않을까 생각하며 오래된 책이지만 미래를 바라보는 그 통찰을 경험코자 하는 분에게 추천하는 바이다.
<책 속의 명언>
- 생산성 향상에 대응하기 위해 주당 노동 시간을 단축할 것인가, 인력을 감축할 것인가? 이를 달리 표현하면, 더 많은 여가 시간을 선택할 것인가? 또는 더 많은 실업을 선택할 것인가? p.27
=> 인구가 예측 가능하듯이 기술의 발전을 통해 생산성이 향상되는 것은 예측이 가능하다. 그리고 어느 지점까지는 생산성에 따른 낮은 가격의 제품이 쏟아지고 소비가 늘어나면서 고용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이미 우리는 이런 시기를 지나왔다. 이제는 사람에 의해 해왔던 일을 로봇과 컴퓨터가 대체해가면서 2가지 선택의 문제가 생긴다. 노동시간을 단축할 것인가? 아니면 남는 사람을 자를 것인가. 대부분의 기업은 후자를 선택하는 것 같다. 이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이 모든 것들이 선택 가능한 문제라는 것이다. 시장경제 자본주의 내에서 누가 그렇게 하냐고 하는 사람이 있지만 그것 조차 우리가 선택한 결과이다. 그런 선택의 결과가 피로사회와 양극화이고 계속 늘어나는 뭇지마 범죄와 어제 발생한 예비군 훈련장의 총기난사 사건이라고 말한다면 너무 지나친 말일까? - 소비가 악에서 미덕으로 변질된 것은 가장 중요한 20세기의 현상 가운데 하나이다. p.77
=> 리프킨은 '변질' 이라는 단어를 사용함으로써 소비가 미덕이 아니라 '악' 임을 강조하고 있다. 이 후에 나오는 사례들은 매우 흥미롭다. "초기, 기업의 지도자들은 사람들이 결코 이전에 원하지 않았던 물건을 <원하는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만족하지 못한> 소비자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았다. p.78" 즉 이전까지는 별로 필요하다는 생각을 못했으나 계속해서 새로운 것을 찾아야만 나의 '존재'를 찾는다고 착각하게 만든 것 말이다. 마케팅과 홍보는 이런 지점을 명확히 알고 있다. "뒤로 처진다는 공포는 구매력을 촉진하는 강력한 힘이었다. p.80" 소비가 미덕인 사회가 되어야만 경제는 돌아가게 되어있다. 알고보니 경제를 돌아가게 만드는 연료는 돈이 아니었다. 바로 '소비심리가' 경제의 땔감이었던 것이다. 지금까지 국가를 운영하는 지도자들은 국가 경제를 위하는 분들이었음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계속해서 소비심리를 부추기고 부동산 투기를 조장할 수록 경제가 돌아간다고 생각했기에 나오는 모든 정책들이 그 방향으로 맞춰져 있었다고 본다. 그것도 하나의 방향이다. 하지만 인간을 위한 옳은 방향일지는 재고해봐야 한다. - 생산성에만 기초하고 있고 따라서 기계에 의한 인간의 대체가 용이한 시장 경제와는 달리 사회적 경제는 기계에 의해서 대체되거나 환원될 수 없는 인간 관계, 친밀감, 동료 의식, 형제에적 연대, 봉사 정신에 입각하고 있다. 사회적 경제는 기계가 완전히 침투하거나 대체할 수 없는 유일한 영역이다.
=> 기계에 의해 노동의 종말을 맞이하는 시대에 리프킨이 바라보는 사회는 정부나 기업이 아닌 제3부분이 역할을 하는 사회라고 한다. 아마 NGO 나 비영리 단체들과 마을 공동체, 사회적 기업들이 제3부분의 역할을 해주는 것 같다. 3년째 무료로 강의 봉사를 하는 데가 있다. 만일 돈을 조금이라도 받는다면 얼마 안되는 돈에 불평을 할 수도 있지 않을가 싶다. 그러나 무료 봉사이기에 그곳에서 느끼는 관계성과 사람들과의 공감이 더 깊어진다고 본다. 마지막으로 리프킨은 이런 제3부분이 제대로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부의 재분배가 이뤄져야 한다고 코어의 입을 빌어 말하고 있다.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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