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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의 독서경영] 생각의 융합 - 김경집

[김성민의 독서경영 - 생각의 융합]


재료는 한정적이어도 레시피는 무한하다. 

그게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인문학이다. p.9



'원숭이 똥구녕은 빠알개~ 빨가면 사과.............'  요즘 집에 아이들이 가끔씩 부르는 노래다. 이런 구전문학(?)은 내 어렸을때나 지금이나 면면히 잊혀지지 않고 흘러내려오는 것 같다. 그 노래는 원숭이에서 시작해서 백두산까지 아주 절묘하게 이어놓고 있다. 그러나 원숭이가 백두산과 관련이 있다고는 전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와 임진왜란의 영웅 이순신은 어떨까? 


이 책은 모두  7가지 만남을 소재로 하고 있다. 콜럼버스와 이순신이 만나고, 히딩크와 렘브란트가 만난다. 전혀 상관없어 보였던 인물들이 역사의 흐름을 따라가다보면 절묘하게 만나서 대화를 나누는 느낌을 갖게 된다. 저자인 김경집은 이렇게 사람을 연결시키는 마담뚜와 같은 역할을 해주고 있다. 


100년의 시간 간격을 두고 일어난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과 임진왜란의 이순신을 절묘하게 연결시키고 있다. 푸틴과 나이팅게일 그리고 크림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를 이야기한다. 뿐만 아니라 김홍도의 씨름도에서 OECD 국가에 들어선 우리나라의 노동문제를 짚어내고 있다. 한참 이 책에서 보여주는 중매의 현장을 보고 있다보면 둘사이의 만남은 그저 현상일 뿐이고 저자는 그런 만남을 짚어내고 생각할 수 있는 힘, 즉 인문학의 힘을 강조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시간과 공간을 가로지르는 역사 인식과 안목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다. p.66



저자는 수많은 구슬들을 앞에 놓고 아주 예리한 바늘이 달린 실로 솜씨좋게 구슬을 종횡무진하면서 꿰어내고 있다. 역사라는 관점에서 꿰다가 예술이라는 틀로 넘어가기도 하고 과학기술과 현대문학으로 넘어간다. 어느장에서는 역사공부를 좀 해야겠다는 도전을 받다가도 다음장에서는 현대미술관을 관람해봐야지 하는 자극을 받게 된다. 그러면서 그동안 시대의 아픔에 무관심했던 나 스스로를 반성하게 된다. 
특히 3장의 에밀졸라와 김지하의 만남에서는 작금의 우리사회를 보는 듯 하여 가슴이 멍먹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공부란 무엇인가? 단지 나의 지적만족이나 뽐내기 위해 머리속을 채우는 행위로 여겼던 것은 아닌가? 

이 책은 어떻게 서로 상관없던 사람들이 연결되는지를 호기심있게 관찰할 수 있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그러나 보다 중요한 것은 저자의 생각의 흐름을 배워서 무분별하게 정보로 받아들이기만 했던 태도를 버리고 질문을 해내는 주체적인 자아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생각된다. 저자는 그것을 인문정신이라고 한다. 


많은 책을 읽지만 생각이 닫혀 있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 큰 동기부여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하여 추천한다. 


<책 속의 명언>


  • 성공적으로 상대를 알게 되면 자신의 상황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 이와 달리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려는 경우에는 상당한 비용을 치르면서도 정작 상대로부터 아무것도 얻지 못하게 된다. p.33
    => 독서토론을 해보면 두종류의 사람을 만날 수 있다.  자신이 읽었던 내용을 자랑이라도 하듯 막 펼쳐보이는 사람과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경청해 듣는 사람이다. 누가 그 모임을 통해 많이 배우고 가는지는 쉽게 알 수 있다. 자신을 과시하려고 하는 사람은 과시했다는 사실을 남기지만, 경청을 하며 이야기를 들었던 사람은 수많은 사람들의 의견을 얻을 수 있다. 저자는 정화의 원정대가 콜럼버스보다 더 일찍 시작되었고 규모도 컸지만 큰 성과가 없이 마친것에 대해 둘 사이의 태도의 차이를 말한다. 한쪽은 정치적 목적으로 자신의 능력을 과시하고자, 다른 한쪽은 경제적 목적으로 하나라도 더 배우고 알기 위해서 조사하고 탐험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예전에는 모임에서 발언을 많이 하는 사람을 보면서 대단하다 부럽다라는 생각을 했고, 그런 생각때문인지 나역시 뭔가 말을 많이 해야만 내가 인정받을 사람을 비쳐지지 않을까 마음속으로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러나 배우고자 할 때 성장이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 


  • 절대자는 절대적이지만 절대자에 대한 서술은 절대적일 수 없다. p.74
    => 얼마전 다윈의 종의 기원을 읽으면서 다윈이 비판했던 것이 창조나 절대자에 대한 것이 아니라, 창조에 대한 그당시의 보편적 생각과 절대라고 하는 서술을 향한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저자는 이 말을 중세 암흑기에 있던 교회의 권위속에서 과학이 박해받던 상황을 표현하고자 했지만 역으로 절대자에 대한 서술은 파기되고 해체되며 부정될 수 있지만 절대자 자체의 절대성은 부정될 수 없음을 다시 생각해 볼 수 있겠다. 


  • 무엇을 그린 그림인지 모르겠다고, 불친절하다고 불평할 게 아니라 오히려 나 자신을 들여다볼 수 있는 최상의 기회로 삼는 것이 현명한 감상 태도다. p.102
    => 저자의 이말 때문에 미술관에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책에서 미술의 3가지 형태를 이렇게 쉽게 설명하고 있다. 첫째로, 고대 중세 미술에서 사물의 있는 모습 그대로를 잘 그렸냐, 즉 '재현미'에 가치를 두었다면, 근대에 이르러서 인상파 화가들은 빛이 자신에게 다가와 눈에 들어왔을 때의 '인상'을 중요시 하여 그것을 어떻게 나타냈는지인 '표현미'에 가치를 두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현대에 들어와서는 사물의 본질을 나타내기 위해 형식적인 부분을 없애버렸기에 예술작품을 보는 감상자의 눈이 중요한 '인식미'를 가치에 둔다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 미술에서는 작가가 실물과 똑같이 그렸느냐를 보는 것도 아니고, 아니면 작가 나름대로 어떻게 표현했는지를 보는게 아니라는 것이다. 즉, 현대미술에서 중요한 것은 작품을 바라보는 감상자의 느낌과 해석이 중요하고 그래서 그냥 마음대로 생각대로 보고 나 스스로를 되돌아 볼 수 있으면 되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해보면 현대미술을 대할 때 다가설 수 있는 용기가 생긴다. 내맘대로 느끼고 생각하면 되는거 아닌가.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