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본질게임 - 졸음운전의 본질]
점심만 먹고 나면 나른하게 눈이 감기는 계절이다. 특히 봄철이 더 심한게 겨우내 얼어 있던 몸의 근육들이 따뜻한 햇볕에 풀어져서 그런게 아닌가 생각한다. 봄철 졸음, 춘곤증이라고 하는 녀석은 몸이 쉼이 필요하다고 싸인을 주는 것이라 자연스럽고도 어찌보면 건강한 생리적 작용이다.
그러나, 운전을 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지난달 부터인가 지방 강의를 위해 고속도로를 달리다보면 유독 많아진 졸음운전에 대한 경고문이 마음을 섬뜩하게 한다. 그중에 내가 뽑은 가장 매력적인(?) 표어는 바로 이것이다.
'겨우 졸음에 목숨을 거시겠습니까?'
저 문구는 왠지 내 자존심을 슬슬 건드린다. 누가 경고문을 작성했는지 정말 심리를 꿰뚫는 표현이 아닌가 싶다.
한국도로공사에서는 지난달 부터 고속도로에 경고문을 부착할 수 있는 모든 곳에 졸음운전에 대한 경고문을 부착하였다고 한다. 심지어 커다란 비행선에다가 경고문을 써서 띄워놓기도 하였다. 한바탕 졸음과의 전쟁을 선포하기라도 하는 듯한 기세다.
고속도로 운전하는 상황에서의 졸음은 더 이상 자연스러운 생리적 현상이 아니다. 이번 경고문을 작성하면서 한국도로공사는 졸음의 본질을 '목숨을 잃게 하는 행위' 로 정하였음이 틀림없다. 졸음이 무엇인가 하는 고민속에 본질을 파악하자 경고문은 자연스럽게 이런 형태가 되어 우리에게 다가왔다. '졸음운전의 종착지는 이 세상이 아닙니다’, ‘졸음운전! 목숨을 건 도박입니다’, '단 한번의 졸음, 모든 것을 잃습니다'
물론 하나하나의 경고문을 작성하는데 누군가의 아이디어와 노력이 부어졌겠지만, 전체적인 그림을 바라보고 졸음을 '목숨'과 연결하고자 한 사람의 본질 파악이 없었다면 이같은 일관된 표어는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마케팅과 기획에서는 이를 컨셉이라고도 한다. 좋은 컨셉은 본질 게임으로 부터 나온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는 사실이다.
내일도 장거리 운전이 계획되어 있다. 일단 졸릴 때는 휴게소에 들려서 잠시 눈을 부치고 가는게 최고라고 한다. 겨우 졸음에 목숨을 걸 수는 없지 않은가 말이다. ^^
김성민의 북리지 - 함께 성장하는 책 리더십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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